▲<알 자지라> 방송 뉴스팀이 19일 오전 기자회견에서 국내 기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오마이뉴스 남소연
- 9.11 사건과 스페인 테러 등에 어떻게 보도했는가.
"9.11 테러와 관련한 사실을 있는 그대로 객관적으로 보도했다고 자부한다. 미국 정치인과 미군 관련자를 초청해 그들의 의견과 비난을 방영했고 아랍 사상가의 찬반 의견도 보도했다. 스페인 마드리드 테러와 관련해서도 마찬가지로 공정하게 보도했다고 생각한다. 다른 언론처럼 똑같이 방영했다. 스페인 정·관계 책임자와 언론인을 불러서 의견을 물었고 스페인 길거리 시위현장도 그대로 방영했다. 또 마드리드 테러에 반대하는 미국인과 아랍인을 초청해서 그대로 내보냈다. 정말 이 질문은 쉽다"
- 탈레반 정권이나 사담 후세인 독재 정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알 자지라>는 다양한 의견을 전달할 뿐이다. 빈 라덴이나 사담 후세인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이라크 정치인들이 특별히 <알 자지라>를 선호하지 않지만 찬반 입장을 동시에 내보내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사담 후세인은 집권 시절 우리 방송 중 사담에게 유리한 부분만 잘라 내보낸 적이 있다. 이라크 국민 중에 이것만 보면 우리가 사담을 대변한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왔지만, 그것은 사담 정권이 더러운 방식으로 편집한 것뿐이다. <알 자지라>는 언제나 공정하게 방송하고 있다. <알 자지라>는 때론 사담 후세인을, 때로는 이슬람이나 미국, 빈 라덴의 입장을 대변할 수도 있다는 점을 알아줬으면 좋겠다."
"언론은 사실만 보도... 어떤 비전이나 전망을 제시하지 않는다"
- 이라크에서 파병국과 비파병국에 대해 인식의 차가 있는가.
"정치인이 아니라 뭐라고 얘기할 수 없다. 하지만 보도하는 입장에서 보면 최근 납치된 일본인, 중국인, 필리핀인, 파키스탄인 등이 석방됐다. 그 자체가 이 질문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우리는 있는 사실을 보도할 뿐이지 이렇다 저렇다라고 얘기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다."
- 답변이 충분하지 않은 듯하다.
"이라크 내부에서 외국 군대의 주둔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의견이 존재한다. 사담이 35년 간 철권정치를 해왔기 때문에 사담 정권을 반대하는 입장도 있고, 지지하는 사람도 있다. 또 다양한 단체와 종파 등에 따라 의견이 나뉘기도 한다. 따라서 (입장에 따라) 미국, 스페인, 이탈리아, 한국 등 외국 군대 주둔을 원할 수도, 원하지 않을 수도 있다. 통계수치로 어떤 의견이 더 많이 나올 지 모르지만 <알 자지라>는 '이렇다'라고 얘기하지 않는다. 단지 '이런 부분도 있다'고 얘기하는 것뿐이다."
- 언론이 사실을 보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떤 사안에 대해 입장을 갖고 대안을 제시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이라크전의 해결방향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이 부분에 있어서는 서로간 입장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알 자지라>는 현 상황을 있는 그대로 보도할 뿐이다. 그리고 반대 의견을 가진 사람이 있으면 출연시켜서 입장을 전달하는 것이지 그 이상은 시청자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알 자지라>는 객관적인 사실을 갖고 보도하지 미래를 전망하거나 대안을 제시하고 있지 않다."
- 한국 소식을 전할 때 <알 자지라>도 서방 통신에 의존하는 한계가 있을 듯하다. 이런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생각하는 방안은?
"가장 중요한 문제는 언어의 문제이다. 한국과 관련한 뉴스는 서방언론이나 중국, 말레이시아 사무소 등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서울에 사무소가 없는 것도 이유이다. 한국 관련 보도는 사건이 터질 때만 다루는 편이다. 6자회담 등 이슈가 생기면 서울 주재 아랍인을 통해 소식을 직접 받아서 전달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영어나 아랍어를 쓰는 한국 사람이 <알 자지라>에 인터뷰를 요청하거나 의견을 주면 좋은데 그런 분을 찾기 힘들다. <알 자지라>에는 항상 영어와 프랑스 번역사들이 상주하고 있다."
- 한국 언론이 비교적 다양한 의견을 공정하게 잘 보도하고 있다고 보는가.
"한국 내에서 아랍뉴스가 어떻게 보도되는지 구체적으로 접촉하지 못했다."
- 이번 기자회견에서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알 자지라>에서 공식 입장은 없다. 항상 말씀드렸던 바와 같이 중립적인 위치에 있다. 중립적으로 객관적으로 보도하는데 그치고 있지만 한국군 파견이 이라크 국민과 함께 할 수 있다면 기쁘겠다.
| | <알 자지라> 취재팀이 말하는 '알 자지라' | | | '자세하고 빠른 보도'와 '의견과 또다른 의견' 슬로건 | | | |
| | ▲ 한국언론재단 초청으로 내한한 <알 자지라> 방송 뉴스팀이 19일 오전 서울 태평로 한국언론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다. 왼쪽부터 <알 자지라>의 메인뉴스 자말 라얀 앵커, 아불 하산 기자, 타릭 템랄리 프로듀서. | ⓒ오마이뉴스 남소연 | 자말 라얀 : 앞으로 한국 언론과 알자지라 만남이 계속 되길 바라며 한국 TV와 <알 자지라> 사이에 계속적인 협력관계가 유지되길 바란다. <알 자지라>는 1996년 12월 오픈했으며 개국 초기부터 아랍세계에 커다란 영향을 주고 있으며 세계에 큰 울림이 됐다.
이제는 개개인과 정부의 정책결정자 등이 무시할지 못할 위치까지 됐다. 세계 곳곳에 30여개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수십 명의 리포터들이 활동하고 있다. 세계 사건에 대해 수백만 명의 시청자에게 소식을 전하고 있다. <알 자지라>는 검열과 공권력에서 자유롭다. 그리고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사상의 자유와 독립성, 토론의 장을 제공하고 있다.
<알 자지라> 리포터들은 세계 전역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최근 세계의 커다란 두 개의 전쟁,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전쟁에서 활약을 했다. 지금은 세계 언론과 대등한 경쟁을 할 만큼 위치에 올라서 있다. <알 자지라>가 이같은 위치에 오르기까지 많은 희생을 감수해야 했다.
그 한 예로 바그다드에서 <알 자지라> 기자의 사망이 있었다. 또 많은 리포터들이 구속이나 납치, 일부 아랍국에서 사무실을 폐쇄하는 상황까지 이르게 됐다. 그러나 <알 자지라>는 출발 초기부터 이런 위협에 맞서 활동하고 있다.
<알 자지라>는 이런 위치에 오르면서도 동시에 많은 비난도 받았다. 우선 이슬람주의자들에게도 비난받았고 이라크인, 이스라엘인. 미국인 등을 비롯해 생각이 다른 단체들에게도 비난을 받았다. 그러나 이같은 상황에도 독립언론으로서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으며 알 자지라는 현재 스포츠, 알지라 영문, 다큐멘터리, 아동 등 4개 분야를 운영하고 있다.
<알 자지라>가 이야기하는 것은 세계 언론이 듣고 같이 읽어가고 있다. <알 자지라>는 2001년 온라인 버전(www.aljazeera.net)도 오픈했다. 아랍어 버전뿐 아니라 영문 버전(english.aljazeera.net)도 오픈했다. 2001∼2002년 통계를 보면 181만개의 기사들이 업데이트 됐으며 알 자지라넷은 161만명이 방문했다. 알 자지라넷은 56개의 유명한 인터넷매체 중 주요 자리를 차지하게 됐다. <알 자지라> 직원들은 중립적, 독립적이며 어떤 구속과 압박에도 개의치 않고 일을 하고 있다.
타릭 템랄리 : <알 자지라> 방송사는 카타르에만 있는 방송이 아니다. 적어도 14개 국가에 지사가 주둔하고 있다. 우리가 카타르에서 온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일부 국가에서 지사 폐쇄나 당국 제재 등 여러 문제에 직면해 있다. 우리가 왜 여러 아랍국가에 주둔하고 있겠는가? 이것은 우리 슬로건인 '의견과 또다른 의견'((opinion and another opinion)에 잘 나타나 있듯, 다양한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여러 국가에 주둔하고 있다.
물론 <알 자지라>에 반대하고 불만을 갖는 세력들이 있다. 일부 아랍 국가도 반대하고 대항하고 있다. <알 자지라>의 모토는 '자세한 보도, 빠른 보도'이다. 우리는 사실이 확인되면 빠르게 보도하는 정책을 취하고 있다. <알 자지라>는 아랍어 표준어만 사용하고 있다. 또 공정한 보도를 하고 있다. 예를 들면 부시 대통령이나 딕체니, 럼스펠트 등의 기자회견을 매일매일 보도하고 있다. 샤론 이스라엘 총리의 기자회견도 보도하고 있다. 또한 매일은 아니지만 이따금씩 사담 후세인 대통령과 빈 라덴에 대한 관련보도를 하고 있다. 또한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희생자에 관련한 보도도 내보내고 있다.
아불 하산 : 한국에 처음 방문했는데 융숭한 대접과 여러 지역에서 좋은 인상을 받았다. <알 자지라>의 보도원칙에 대해 말하겠다. <알 자지라> 방송은 아랍지역에서 최초의 자유방송 보도를 하고 있다. 또한 아랍 지역의 모든 문제에 대한 보도를 여과 없이 내보내고 있다. 예전에는 아랍지역의 사건, 사고를 서방언론을 통해 정보를 입수했다.
또 이전에는 정부가 관여하는 정보까지만 시청자들이 볼 수 있었다. 그래서 공정하고 사실적인 보도를 접할 수 없었다. 이는 국민을 위한 게 아니고 정부측에서 밝히고 보도하고 싶은 것이었다. 그러나 현재 <알 자지라>는 정부 차원의 방송을 절제하고 국민에게 사실 그대로를 보도하기 위해 방송하고 있다. / 신미희 기자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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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언론운동협의회(현 민언련) 사무차장, 미디어오늘 차장, 오마이뉴스 사회부장 역임. 참여정부 청와대 홍보수석실 행정관을 거쳐 현재 노무현재단 홍보출판부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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