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강수영군의 생전 모습. 이 그림은 얼마 전 4.19혁명 44주년을 맞아 경남공고의 한 동기가 손수 그렸다고 한다.정연우
고 강수영열사.
고인은 독재정권의 부정선거에 항거한 19살의 열혈 고교생이었다.
1960년 4월 19일, 부산의 각 고등학교 학생들이 주체가 된 시위행렬은 전포동에서 문현로타리, 자성대까지 어깨동무를 하고 거리행진에 나섰다. 그 뒤를 이어 시민들도 합세해 다함께 "부정선거 규탄하고 이승만 물러가라"를 목 터지게 외쳤다.
60여명의 완전무장한 경찰들과 자성대에서 대치하게 된 시위 행렬은 "학교로 돌아가라"는 경찰의 종용에도 굴하지 않고 대치했다. "우리는 절대 학교로 못 돌아가겠다"고 외친 시위행렬에 경찰은 허공에 대고 발포를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경찰이 쏜 38구경 권총 탄환은 고 강수영 열사의 복부를 관통했으며 바로 병원에 옮겼으나 다음날인 4월 20일 19살의 나이로 사망했다.
고 강수영 열사는 부산에서 고등학생으로는 최초의 사망자였던 것이다. 동기였던 김강현씨도 그때 경찰의 유혈진압에 도망가다 맨홀에 빠져 다리를 다쳤다고 한다.
김강현씨는 "오늘 4.19 혁명 44주년을 맞아 감회가 새롭다"며 "그 당시 학생들은 지금이랑 다르게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았으며 나라를 진심으로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고 강수영 열사에 대해 "순수한 열정을 가슴 속 깊이 간직했었던 투사"라고 전했다.
또한 김씨는 "그 당시 부산시내 파출소 50여곳이 불에 타거나 파손되었으며 부산 데레사여고 여학생들도 경남공고가 데모를 나갔다는 소식을 듣고 선생님들이 지키고 있던 교문을 강제로 열고 나와 시위대에 합류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