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노조 총력투쟁 본격 채비

산별교섭 불참 병원 집중타격..6월 민주노총과 연대 총파업

등록 2004.04.22 05:02수정 2004.04.22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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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계의 봄투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서울대와 한양대 등 주요 국·사립대병원의 불참으로 보건의료산업 산별교섭이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노동계가 협상이 무산될 경우 총파업을 포함한 총력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5월말로 되어 있는 교섭 마감시한을 넘겨 노사가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 의료계 파업으로 인한 의료대란이 2001년에 이어 또다시 현실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온전한 주5일 근무제, 비정규직 정규직화 등 보건의료계가 풀어야 할 핵심 현안들이 올 노동계의 주요 쟁점들과 맞물리면서 보건의료 산별교섭 결과에 노동계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민주노총은 보건의료노조 산별교섭 투쟁을 적극 엄호하면서 6월 노동자 대투쟁으로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a 보건의료노조는 21일 오후 서울대병원 시계탑 앞에서 조합원 7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산별교섭 쟁취 임단투 승리 결의대회를 열고 대학병원들의 산별교섭 참가를 촉구했다

보건의료노조는 21일 오후 서울대병원 시계탑 앞에서 조합원 7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산별교섭 쟁취 임단투 승리 결의대회를 열고 대학병원들의 산별교섭 참가를 촉구했다 ⓒ 석희열

보건의료노조는 21일 오후 6시 조합원 7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 시계탑 앞에서 '산별교섭 불참 서울대병원장 규탄 및 2004투쟁 승리 결의대회'를 열고 서울대병원 등 대학병원들의 산별교섭 참가를 촉구했다.

이들은 산별교섭 불참 대학병원에 대해서는 무기한 철야농성을 벌이는 한편 집중타격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현장 투쟁의 수위를 높여가면서 6월 총파업으로 반드시 응징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윤영규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4·15총선은 노동자가 당당하게 이 땅의 주인임을 선언하고 선포하는 자리였으며, 그 벅찬 감동에 우리 노동자들은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면서 "민주노동당을 통한 노동자의 정치세력화라는 성과를 이루어 낸 총선 승리의 기운을 담아 산별교섭에서도 확실히 승리하자"고 조합원들을 격려했다.

윤 위원장은 "의료의 공공성과 주5일제, 비정규직 철폐 등 산별 5대 요구는 개별병원이 해결할 수는 없으며, 오로지 산별교섭만으로 풀 수 있다"고 강조하고 대학병원들의 산별교섭 참가를 거듭 요구했다.


a 대회에 참가한 노조간부 등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대회에 참가한 노조간부 등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석희열

이날 대회에는 4월 총선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된 민주노동당 노회찬 사무총장과 이수호 민주노총 위원장 등도 참석하여 올 임단투의 첫 포문을 연 보건의료노동자들에 대한 뜨거운 연대를 과시했다.

이수호 민주노총 위원장은 격려사를 통해 "친노동자 정부라는 노무현 정부는 신자유주의 정책으로 자본과 노동의 대결을 노골적으로 부추기고 있다"고 비난하고 "2004년 투쟁의 첫 포문을 열어젖힌 보건의료노동자들의 투쟁을 온 힘을 다해 엄호하여 6월 총투쟁으로 총집결해 나가자"고 노동계를 독려했다.


노회찬 민주노동당 사무총장은 "자본가들은 글로벌 스탠다드라는 말을 좋아하는 것 같은데, 나는 그 뜻을 잘 모른다. 아마도 산별교섭이 글로벌 스탠다드가 아닌가 생각한다"며 "서울대 병원장은 산별교섭에 나오길 간곡히 권한다. 그렇지 않으면 국회 보건복지위에 출석시키겠다. 그것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서울대병원을 국정감사에 집어넣겠다"고 말해 폭소가 터지기도 했다.

a 노회찬 민주노동당 사무총장은 이날 격려사를 통해 "산별교섭에 나오지 않는 서울대병원장을 국회 보건복지위에 불러내겠다"고 말했다

노회찬 민주노동당 사무총장은 이날 격려사를 통해 "산별교섭에 나오지 않는 서울대병원장을 국회 보건복지위에 불러내겠다"고 말했다 ⓒ 석희열

이어 노 총장은 "세상이 변했다. 변화를 믿고 싶지 않은 사람들은 주로 병원을 운영하거나 기업을 하는 사람들인 것 같은데, 우리 선배들이 흘린 피와 땀과 눈물이 세상을 13% 변화시켰다"면서 "민주노동당은 세상을 13%만 변화시키기 위해 만들어진 당이 아니라 세상을 100% 완전히 변화시키기 위해 만들어진 당이다. 서울대 병원장은 현실을 직시하라"고 말했다.

이날 집회 참가자들은 서울대병원에서 밤 늦게까지 촛불시위를 벌인 뒤 서울대, 경희대, 고려대, 이화여대, 한양대병원 등 5개 대학병원으로 흩어져 산별교섭 참가를 촉구하며 철야농성에 들어갔다.

한편 이날 오후 2시 한국여성개발원에서 열릴 예정이던 5차 산별교섭은 국립대병원들에 이어 사립대병원들의 불참으로 무산됐다. 사립대병원장들은 지난 16일 열린 사립대의료원장 총회에서 특성별 교섭(유형별 교섭)을 전제로 병원협회에 교섭권을 위임하기로 결정하고 5차 교섭에 전원 불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주호 보건의료노조 정책기획국장은 "병원협회에서는 교섭권을 20일날 급하게 위임받은 관계로 교섭 테이블에 나갈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아 5차 교섭에 나갈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면서 "사립대병원은 병원협회를 핑계대고, 병원협회는 사립대병원 핑계를 대며 교섭을 파국으로 이끌고 있다"고 비난했다.

보건의료노조는 22일 오전 10시 서울 종묘공원에서 '건강보험 적용 확대를 위한 100만인 서명운동' 발대식 및 기자회견을 열어 건강보험의 보장성 강화와 공공의료 확대 등을 정부에 촉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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