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조선일보 '언론전쟁' 2라운드

<시사매거진 2580> 3회 연속 비판...<조선> 외부 인터뷰로 반격

등록 2004.04.27 12:49수정 2004.04.27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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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시사매거진 2580>이 잇따라 조선일보를 비판하고 나서 언론계 안팎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MBC <시사매거진 2580>이 잇따라 조선일보를 비판하고 나서 언론계 안팎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MBC 화면

총선 기간중 편파방송 시비로 불거진 MBC와 조선일보의 '언론전쟁' 기세가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MBC의 기자 비상총회, 조선일보의 전면적 법적 대응 등 초기 격렬한 공세는 줄었지만 장외전을 통한 2라운드는 계속 되고 있다.

MBC는 <시사매거진 2580>과 <신강균의 뉴스서비스 사실은> 등을 통해 조선일보의 친일행적과 권력유착, 색깔론, 선거보도 등의 문제점을 잇따라 제기하고 있다. 조선일보측 역시 최근 <시사저널>(757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은 비판을 '지적 미숙'으로 표현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MBC <시사매거진 2580> 제작진은 지난 23일 프로그램 홈페이지에 '조선일보의 <2580> 흠집내기에 대하여'란 제목의 반박문을 싣고 "조선일보는 참 오만하다는 느낌을 떨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시사매거진 2580>, 조선일보 친일행적 집중 조명

특히 선거일을 앞둔 지난 11일 <시사매거진 2580>은 조선일보의 정치개입 사례를 정면으로 다뤄 언론계 안팎의 눈길을 끌었다. <시사매거진 2580>은 "조선일보는 역대 주요한 선거에서 불공정한 보도로 계속 개입해왔다"면서 "이번 4.15 총선에서도 선거개입을 본격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선일보는 이와 관련, 지난 13일 "허위사실에 근거해 지속적이고 악의적으로 조선일보를 비방해온 MBC에 대해 언론중재위원회를 통해 정정·반론보도를 요구하는 한편 가능한 모든 수단의 법적 대응을 하겠다"며 전면전 불사를 선언했다.

그러나 <시사매거진 2580>의 공세는 멈추지 않고 있다. <시사매거진 2580>은 지난 18일 '왜 그러나' 편에서 다시 조선일보의 권력지향적 속성의 문제점을 파헤쳤다.


<시사매거진 2580>은 조선일보의 지난 12일자 「투표보다 행락 '목금토일 황금연휴' 북적, 동남아·일본 항공예약 매진, 고속철·골프장도 만원」기사와 14일자 「연령대별 투표율이 당락 가른다」기사를 예로 들면서 "특정 세력을 향한 구애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시사매거진 2580>은 조선일보가 특정 정당에 편향을 보이는 것에 대해 그 원인으로 "권력지향이 바뀔 경우 조선일보 사주 일가의 과거와 미래가 위협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특히 세습 족벌체제인 조선일보 사주 일가에 위협이 될 만한 법률로 친일진상규명법과 정기간행물등록에관한법, 즉 정간법 2개를 꼽았다.


일제 식민시대 조선일보의 친일행적으로 당시 사주였던 방응모씨가 백범 김구 선생이 작성한 친일인사 살생부에 오르는 등 지금까지도 친일시비를 벗지 못하고 있는 조선일보로서 친일진상규명법 제정은 큰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는 게 <시사매거진 2580>의 판단이다. 또 방씨 일가 족벌체제인 조선일보에게 편집권 독립과 사주의 소유지분 제한 등을 골자로 한 정간법 개정 역시 압력으로 작용하지 않겠냐는 분석이다.

"직필은 국민이 보호하지만 곡필은 국민의 심판을 받는다"

<시사매거진 2580>은 25일에는 조선일보의 색깔논쟁 문제를 거론하며 "색깔이 다르다고 장관을 끌어내리기도 하고, 국가정책에도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비판했다. <시사매거진 2580>은 조선일보의 색깔논쟁을 추적하기 위해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갔다.

먼저 94년 김영삼 정부 시절 북핵문제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될 무렵, 남북정상회담 제의와 김일성 주석 사망 등 일련의 과정에서 조선일보는 남북화해 기류에 강한 불만을 나타내며 이데올로기 공세를 강화했다는 게 <시사매거진 2580>의 지적이다.

특히 김일성 주석 사망 당시 조선일보의 이데올로기 공세로 조문사절 파견이 좌절된 사례도 언급됐다. 이후 6년이 흐른 2000년 6월 남북 정상회담이 성사됐지만 조선일보는 여전히 북한에 대한 부정적인 태도를 버리지 못한 것으로 나타냈다.

<시사매거진 2580>은 조선일보가 친북이라는 색깔을 씌워 주요 공직자들을 자리에서 끌어낸 사례도 적시했다. 김영삼 정부에서 통일부총리, 김대중 정부에서 교육부총리를 지낸 한완상 교수, 김대중 정부에서 대통령 정책 자문위원장이 된 최장집 교수 등이 대표적이다.

<시사매거진 2580>은 조선일보의 색깔시비와 친일행적을 비교하며 "조선일보는 자신들에게 쏟아지는 비난에 대해 '할 말을 했을 뿐'이라고 하지만, 하지 못하는 말도 있다"고 꼬집었다.

무슨 말이든 하는 신문이 과거 자신들의 친일행적에 대한 공식 사과만은 왜 하지 못하냐는 반문이다. 되레 지난 3월 발행한 사보 <조선일보 역사 단숨에 읽기>에서 사주 방응모에 대해 "조선일보를 일제시대 최대의 민족지로 키웠다"면서 "일제하 조선일보는 식민지 암흑을 밝히는 민족의 빛이었다"고 기록하고 있다고 <시사매거진 2580>은 전했다.

<조선> "방송 힘만 센 미숙아", MBC "조선은 아집의 자아도취에 빠져 있다"

한편 조선일보와 MBC간의 장외전도 뜨겁다.

조선일보 경영기획실의 이한우 기자는 최근 발행된 <시사저널>(757호)과의 인터뷰에서 "자기 편만 정의고 자기와 다르면 모두 불의라고 매도하는 방송사들이 문제"라며 이를 '지적 미숙'으로 표현했다. 또 "방송이 공영성을 갖추지 않으면 역풍을 맞아 처참하게 결과를 맞게 될 것이다, 오만하면 죽게 돼 있다"고 경고했다.

이 기자는 방송사 시사 프로그램이 조선일보를 자주 다루는 문제에 대해 "프로를 보면 부끄럽다고 느끼고 아파야 하는데 오히려 욕을 하게 된다"면서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방송 기자들은 공공의식과 기자의식이 부족하다, 일부 PD들은 언론인으로서 훈련이 되어 있지 않아 최소한의 의식조차 없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시사매거진 2580>은 지난 23일 프로그램 홈페이지에 '조선일보의 <2580> 흠집내기에 대하여'란 제목의 반박문을 제작진 명의로 실었다. 제작진은 "경영기획실 소속 기자의 인터뷰는 조선일보를 대표한 것"이라며 "조선일보는 오만함을 넘어 아집의 자아도취에 빠져 있으며 이제라도 정신 차리지 않으면 곧 몰락할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고 밝혔다.

또 "방송이 공영성을 갖추지 않으면 역풍을 맞아 처참한 결과를 맞게 될 것이며 오만하며 죽게 돼 있다"는 조선일보의 경고에 대해 "그 말은 조선일보에도 똑같이 적용된다"고 상기시켰다. 이어 "MBC 시사 프로의 힘은 '순응을 거부'하는 기자들에게서 나온다"고 강조한 제작진은 "조선일보의 힘은 혹시 '기자들을 장악'한 사주에게서 나오는 건 아닌지 생각해볼 일"이라고 되물었다.

다음은 이한우 기자의 인터뷰와 <시사매거진 2580> 제작진의 반박문 전문이다.

[시사저널] "방송은 힘만 센 미숙아"
조선일보 이한우 기자 인터뷰...“더 오만해지면 몰락할 것”

MBC 보도제작국 기자들은 “조선일보가 제정신을 잃었다”라고 하고 조선일보 기자들은 “MBC가 미쳤다”라고 말한다. MBC가 조선일보에 전면전을 선포한 가운데 조선일보는 MBC가 허위 사실에 근거해 악의적으로 조선일보를 비방했다며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조선일보사 경영기획실 이한우 기자로부터 조선일보측의 입장을 들었다.

- 조선일보와 MBC의 감정의 골이 깊다.
MBC <시사매거진 2580>이 ‘조선일보, 또 선거 개입’이라고 단정했다. 웃는 박근혜 사진과 찡그린 정동영 사진을 실은 것이 증거라고 한다. 당시 ‘노풍 발언’이 있어 이 상황과 관련된 사진을 안 쓴 신문이 없었다. 이것을 기사로 보는가. 오히려 MBC가 박정희를 논하고, 조선일보의 과거 행적을 들추는 행태로 정치에 영향을 미치려 하고 있다.

- 조선일보가 한나라당을 도운 것은 사실 아닌가?
한나라당 편드는 것이 아니다. 조선일보와 가치가 비슷해 유사한 주장을 하는 정도다. 우리가 한나라당을 위해 사실을 왜곡했는가? 조선일보가 선거에 개입하고 있었다면 MBC가 폭발력을 얻었을 것이다. 자기 편만 정의고 자기와 다르면 모두 불의라고 매도하는 방송사들이 문제다. 지적 미숙이라고 본다.

- 지적 미숙이라니?
방송사와 <오마이뉴스>는 탄핵 촛불에 불을 지르는 매체였다. 방송사는 대통령 탄핵 프로그램을 과하게 편성해 여론을 부추겼다. 탄핵을 총선에 그대로 이용하려는 의도가 있었다. 탄핵에 찬성한 의원에게 투표하는 것을 정의에 반하는 행위로 몰고 갔다. 언론이라면 그렇게 해서는 안된다.

- 방송이 왜 그렇게 했다고 생각하는가?
방송은 괴물이 되어 국민을 움직이려 한다. 방송이 막대한 영향력을 가졌지만 자신에게 걸맞는 능력을 갖추지 못했다. 다만 그 힘에 도취해 있다. 신문도 옛날에 그런 짓 많이 했다. 경찰서 문 뻥뻥 차고. 고압적으로 질문을 던지지 않아도 좋은 대답을 얻어낼 수 있다. 신문에 대한 콤플렉스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 능력 부족이라니?
방송사 시사 프로가 조선일보를 자주 다룬다. 프로를 보면 부끄럽다고 느끼고 아파야 하는데 오히려 욕을 하게 된다. 기사는 사실에 근거해야 아프다. 일부 방송 기자들의 깊이와 고민이 부족하다. 강준만류 사회과학 소설 몇 권 읽고 시험에 합격했다고 자신이 똑똑한 줄 안다.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방송 기자들은 공공 의식과 기자 의식이 부족하다. 일부 PD들은 언론인으로서 훈련이 되어 있지 않아 최소한의 균형 의식조차 없다. MBC 전체보다는 기자와 이를 걸러 주어야 할 데스크에게 문제가 있다. 법적 소송도 이들에게 집중하는 것이지 MBC와의 전면전이 아니다.

- 방송의 시스템을 문제로 보는 것인가?
조선일보가 보수·우익을 지향한다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신문은 가치관에 따라 선택하는 것이다. 조선일보가 극우여서 싫다는 사람은 안 보면 된다. 하지만 방송은 선택재라기보다 공공재 성격이 더 강하다. 하지만 방송은 신문보다도 감시 시스템이 정비되어 있지 않다.

- MBC에서 징계가 있었다. 어떻게 보나?
이번 사태와 징계는 별개 문제다. 우리는 ‘2580’을 문제 삼는 것이다. MBC <신강균의 뉴스서비스 사실은>의 오보는 누가 봐도 당연히 징계할 일이다. 조선일보와 한나라당에 굴복했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 이번 사태가 어떻게 진행될 것으로 보는가?
방송이 공영성을 갖추지 않으면 역풍을 맞아 처참한 결과를 맞게 될 것이다. 오만하면 죽게 돼 있다. 방송은 국민을 가르치려 하는 측면이 있다. 조선일보도 예전에 그런 짓 많이 했다. 일각에서는, 조선일보도 ‘조선일보 짓’ 안하려고 하는데, <오마이뉴스>가 조선일보의 나쁜 것만 따라 하더니 이제는 방송이 ‘조선일보 짓’ 하고 있다고 말한다. 언론은 결국 신뢰성 싸움이다. 조선일보의 힘이 어디에서 나오는지 생각해볼 일이다.

주진우 기자 ace@sisapress.com

조선일보의 <2580> 흠집내기에 대하여
2580 제작진 입장 "조선 이제라도 정신차리지 않으면 곧 몰락"

조선일보 경영기획실의 이한우 기자는 "방송은 힘만 센 미숙아"라며 "더 오만해지면 몰락할 것"이라고 조선일보의 입장을 밝혔다. 나는 거꾸로"조선일보는 오만함을 넘어 아집의 자아도취에 빠져 있으며 이제라도 정신 차리지 않으면 곧 몰락할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조선일보(지난 호에 실린 이 기자의 인터뷰는 조선일보를 대표한 것으로 보고 이한우 기자 대신 조선일보라고 쓴다.)는 '노풍 발언' 파문이 있던 날의 '웃는 박근혜 사진'과 '찡그린 정동영 사진'만을 놓고 <시사매거진 2580>이 조선일보가 또 선거에 개입했다고 '단정'했다고 밝혔다. <시사매거진 2580>이 문제삼은 사진은 그날만의 것이 아니다. 며칠간의 사진을 사진을 비교해 보니 조선일보가 특정후보에게 독자들이 호감을 갖도록 유도하는 이미지 조작을 하고 있다는 사진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조선일보에게 그렇게 하지 말라고 꾸짖었을 뿐이다.

조선일보는 한나라당 편드는 것이 아니라 조선일보와 가치가 비슷해 '유사한' 주장을 하는 정도라고 한다. <시사매거진 2580>은 어느 정파와도 유사한 주장을 하지 않으려고 늘 애쓴다. 객관적인 관찰자로서 국민들에게 사실을 전하고 진실을 규명하려고 할 뿐이다. 조선일보는 방송사들은 '지적 미숙'이라고 혹평한다. 과연 어느 쪽이 '지적 미숙'일까. 조선일보는 참 오만하다는 느낌을 떨칠 수 없다.

조선일보는 방송사들이 대통령 탄핵 프로그램을 과하게 편성해 여론을 부추겼기 때문에 '지적으로 미숙하다'라고 말한다. 이른바 '사상 초유'라는 수식어가 붙은 이번 대통령 탄핵안 가결은 국민들에겐 초미의 관심사였다. 그날 텔레비전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하던 국민들의 굳은 표정을 조선일보는 보지 못했는가 보다.

국민들은 탄핵 소추안이 국회에서 어떻게 처리될 지 실시간으로 알고 싶어했다. 국민들에겐 정치권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지 '알 권리'가 있다. 탄핵안 가결 장면을 보고 박수를 치든 분노를 하든 그것은 국민들이 판단할 일이다. 조선일보는 선거뿐 아니라 국민들의 '판단'에도 개입하고 싶은가보다.

한나라당에서도 그런 주장을 한 적이 있다. 조선일보는 한나라당과 가치가 비슷해 '유사한' 정도가 아니라 '똑같은' 주장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조선일보는 방송이 막대한 영향력을 가졌지만 자신에게 걸맞는 능력을 갖추지 못했다며 신문에 대한 콤플렉스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한다. 이쯤 되면 웃음이 나온다. 반박을 하려면 제대로 된 논리와 근거를 갖추고 했으면 좋겠다. 절제되지 않은 언어로 상대방의 감정이나 건드리려 하는 건 자신의 논리가 빈약하다는 반증이며 논쟁을 지켜보는 관객들을 짜증나게 할 뿐이다.

조선일보는 또 방송사 시사 프로가 조선일보를 자주 다룬다면서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방송 기자들은 공공 의식과 기자 의식이 부족하다고 말한다. 조선일보를 다루면 공공 의식과 기자 의식이 부족하다는 말인가. 조선일보가 그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1등 신문'답게 언론의 정도를 걷는다면 방송사 시사 프로들이 조선일보를 다룰 하등의 이유가 없다. 조선일보는 왜 선거에 개입해 가면서까지 '언론 권력'을 꿈꿀까. 친일의 전력이 있는 부끄러운 과거를 감추기 위해서, 사주의 족벌체제를 지키기 위해서라는 게 우리의 시각이다.

조선일보사에서 발행한 <조선일보 역사 단숨에 읽기>라는 책에는 '식민지 암흑을 밝힌 민족의 빛 조선일보'가 신년호에 일장기와 일왕 부부의 사진을 실었지만 그것은 당시의 모든 신문들도 마찬가지였으며 그래도 '(조선일보의) 행간에는 민족정신이 살아 있었다'고 적혀 있다. '행간에는...'이란 말은 당당하게 할 말을 못했다는 의미다. 과연 '할 말은 하는 신문'다운 궤변이다.

왜 총선 시민연대의 낙선대상자 명단을 방송하고 보수 우익단체들의 낙선 대상자 명단은 방송하지 않았느냐고 묻는다. 보수 우익단체들의 낙선대상자 선정기준에는 '반전 평화'를 주장한 사람, 민주화 운동이나 인권활동을 한 경력 등이 포함돼 있다. 전쟁을 하라고 독재를 하라고 요구하는 듯한 그것을 조선일보라면 지면에 싣겠는가.

조선일보에 묻는다. 20대 젊은이들에게 투표하지 말고 '황금 연휴'를 떠나라고 유도하는 기사를 실은 다음 날 20대의 투표율이 높으면 열린우리당에 유리할 것이라는 기사를 실었다가 그 내용을 빼고 다시 쓴 기사로 대체한 이유는 무엇인가.

방송은 신문보다 공공재의 성격이 더 강한데도 방송은 신문보다 감시 시스템이 정비되어 있지 않다고 조선일보는 말한다. MBC에는 노조가 있고 내부 감시장치도 있으며 외부 인사들로 구성된 시청자 위원회도 있다. 기자들이 눈치를 봐야 할 '오너 사장님'도 없다. 기자 총회도 수시로 열린다. 공정방송을 지키기 위해 몇 차례 파업을 한 적도 있다. 우리는 조선일보에 노조는 있으나 파업은커녕 편집국장 물러나라고 요구한 적이 있다는 말조차 들은 적이 없다.

방송이 공영성을 갖추지 않으면 역풍을 맞아 처참한 결과를 맞게 될 것이며 오만하면 죽게 돼 있다고 조선일보는 말한다. 맞는 말이다. 그리고 그 말은 조선일보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최근 조선일보의 독자수가 '뚝' 떨어졌다는 말을 들었다.

만일 그것이 사실이라면 왜 그런지 조선일보는 곰곰이 생각해볼 일이다. 언론은 결국 신뢰성 싸움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조선일보의 힘이 어디에서 나오는 지 생각해보라고 한다. MBC 시사 프로의 힘은 '순응을 거부'하는 기자들에게서 나온다. 조선일보의 힘은 혹시 '기자들을 장악'한 사주에게서 나오는 건 아닌 지 생각해볼 일이다.

MBC <시사매거진 2580> 제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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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언론운동협의회(현 민언련) 사무차장, 미디어오늘 차장, 오마이뉴스 사회부장 역임. 참여정부 청와대 홍보수석실 행정관을 거쳐 현재 노무현재단 홍보출판부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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