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총선편파보도 타의 추종 불허"

28일 총선미디어연대, 가장 '나쁜 신문'으로 조선일보 선정

등록 2004.04.28 20:18수정 2004.04.28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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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후3시 한국언론재단에서 총선미디어연대 주관으로 열린 '17대 총선과 언론보도' 평가토론회
28일 오후3시 한국언론재단에서 총선미디어연대 주관으로 열린 '17대 총선과 언론보도' 평가토론회오마이뉴스 김태형

"(총선 보도와 관련) 가장 나쁜 신문 선정에 있어 평가단 전원은 이의 없이 조선일보를 선정했다."

임동욱 '2004 총선미디어감시국민연대(이하 총선미디어연대)' 평가위원이 밝힌 총선보도 '가장 나쁜 신문' 선정의 변이다.

총선미디어연대는 28일 오후 3시 한국언론재단 외신기자클럽에서 '17대 총선과 언론보도' 평가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총선미디어연대는 10대 중앙일간지를 대상으로 미디어 평가단에서 검토·선정한 총선보도 '베스트 신문'에 대한 결과도 함께 발표됐다.

총선미디어연대는 "조선일보의 편파보도는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며 '가장 나쁜 총선 보도 신문'에 조선일보를 선정했다. '가장 좋은 신문'은 "다양한 기준을 모두 충족시키는 신문이 없었다"는 이유로 선정치 않았다.

"노풍·박풍 확대재생산... 노골적인 '한나라당 구하기' 나서"

조선일보의 총선 보도에 대해 총선미디어연대는 "한나라당에 유리한 것은 침소봉대하고 불리한 것은 축소보도했다"며 "이 과정에서 지역주의를 부추기는 야당의 행태를 묵인하거나 미화해 사실상 지역주의를 조장했다"고 그 선정 이유를 밝혔다.

그 대표적인 예로 총선미디어연대는 조선일보 4월5일자 기사 <불어라 박근혜 바람... 수도권까지>와 5일자 사설 <열린우리당 세상 얕잡아 보지 말라> 등을 꼽고, "'노풍'과 '박풍' 등을 확대재생산했던 편파 기사"라고 평가했다.


연휴를 즐기려는 유권자와 여행지·골프장의 특수 등을 집중적으로 소개한 12일자 기사 <투표보다 행락>이라는 기사도 젊은 층 투표포기를 부추기는 기사로 악평을 받았다.

이날 평가단이 밝힌 '좋은 신문'과 '나쁜 신문'의 선정 기준은 ▲편파보도를 적게 하는 신문 ▲'바람선거'를 조장하기보다 정책·쟁점 선거를 유도하는 신문 ▲지역주의를 조장하지 않는 신문 ▲흥미위주나 선정적이기 보다 차분하게 보도하는 신문 등 네 가지다.


"유권자들 정치의식 신문들보다 높았다"

총선미디어연대는 "이번 총선에서 수구신문들, 특히 조선일보와 동아일보의 보도태도는 정치개혁과 선거개혁을 열망하는 시민들의 개혁욕구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언론의 당파적 보도태도를 문제 삼았다.

의제 설정과 교묘한 편집을 통해 자사의 정치적 편파성을 드러내는 한편, 정책·쟁점 선거보다는 오히려 바람몰이 선거에 주력하고, 지역주의를 경계하기는커녕 앞장서 부추기는 게 바로 일부 신문들의 선거보도 행태였다는 것이다.

흥미위주의 경마식 보도와 선정주의적 보도 태도, 민주노동당의 약진에 대한 무관심 내지 폄하 보도도 문제로 지적됐다.

신문 선거보도 총평을 맡은 임동욱 광주대 언론광고학부 교수는 "이번 선거 결과를 보면 일부 특정 신문들의 바람과는 달리 유권자들의 높은 정치의식이 반영됐다"며 "희망을 걸 수 없는 수구신문들의 개혁을 위해 정기간행물법 개정 등 언론개혁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터넷 언론 시대의 등불 역할 가능성 보여"

이날 평가토론회에서는 시민운동 차원에서 처음 시도된 인터넷 언론에 대한 선거보도 감시 결과도 발표됐다. <오마이뉴스> <조선닷컴> <미디어 다음> <프레시안> 등 4개 인터넷 언론에 대한 개별적인 분석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인터넷 언론보도 총평을 담당한 송경재 인천대학교 강사는 "이번 선거를 보면 인터넷 언론의 의제 설정 기능이 더욱 강화되고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며 "향후 인터넷 언론사의 위상과 역할이 방송이나 신문 등 전통적인 언론매체의 발전 속도를 뛰어넘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송 강사는 "인터넷 언론사들은 기존 오프라인 언론사들이 보이고 있는 '기계적 중립으로 위장한 편파보도'가 아닌 '보다 큰 민주주의의 대의에 적합한 보도행태'를 보였다"며 "이는 대안언론·대항언론으로서의 인터넷 언론이 시대의 등불로서의 기능을 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정책선거를 유도하고 진보·여성 후보를 적극 소개하려는 노력이 기대만큼 충분히 이뤄지지 못한 점, 이념적 지향에 따른 네티즌들의 대립과 갈등 양상이 극명하게 드러난 점 등은 향후 인터넷 언론이 고민해야 될 사항"이라는 지적도 덧붙였다.

3시간 가량 진행된 이날 토론회는 신문·인터넷 언론·사진 보도 등 세 가지 부문에 대한 총선미디어연대의 평가토론으로 진행됐으며, 방송 보도 관련 평가토론은 다음 주에 별도로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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