삿대질·욕설·고함... '탄핵' 놓고 팽팽한 설전도

[현장] 탄핵심판 최종변론 열린 헌재 앞 탄핵 찬·반집회 표정

등록 2004.04.30 20:31수정 2004.04.30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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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탄핵 '반대'와 '지지'를 주장하는 50여명이 뒤섞여 시위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곳곳에서 말다툼이 벌어지고 있다.

탄핵 '반대'와 '지지'를 주장하는 50여명이 뒤섞여 시위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곳곳에서 말다툼이 벌어지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룡천에 가서 자원봉사나 해라. 나는 친일 안했어. 너흰 친북했잖아."
"국민이 뽑은 대통령을 이런 식으로 쫓아내도 되나."


대통령 탄핵 심판 사건의 최종 변론이 열렸던 30일 오후 2시 헌법재판소 정문 앞에는 탄핵을 찬성하는 보수단체 회원 40여명과 탄핵 무효를 외치는 시민 60여명 사이에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찬성측에서는 지만원 시스템클럽 대표, 신혜식 독립신문 대표 등 50대 이상의 중장년층이 주로 참가했고, 반대측은 20대 젊은이들로부터 노인들까지 다양한 분포를 이루고 있었다. 경찰은 종로경찰서 병력 100여명을 투입, 양측 간의 충동이나 만약의 불상사에 대비하고 있다.

최종 변론이 열렸던 내내 양측 참가자들 사이에는 탄핵 정당성을 둘러싼 갖가지 논쟁과 구호, 신경질적인 몸싸움과 설전이 끈이질 않았다.

특히 찬성측 참가자들 일부는 전·현직 대통령에 대한 원색적 욕설을 비롯해, '친북좌익세력'이라는 색깔론,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한 인격 모독적 발언들을 쏟아냈다. 노무현 대통령의 실정과 대미 외교자세에 대한 비난도 빼놓지 않았다.

반대측 참가자들 또한 이에 강력히 반발하며 거친 욕설과 몸싸움을 주고받았다. 총선에 나타난 민의를 헌재가 수용해야 한다는 주장을 강조하며 보수 언론의 탄핵 보도태도를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2시 30분 경에는 헌재 앞 도로에 승합차 1대가 때때로 '탄핵무효' 스티커를 부착한 채 경적을 울리며 갑작스레 지나가 경찰 관계자들이 순간 긴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a 마지막 탄핵심판 공개변론이 열린 30일 오후 5시경 헌재 앞에는 탄핵 찬반 양측이 충돌 직전까지 가기도 했다. 경찰이 흥분한 탄핵찬성 측 앞에서 충돌을 막고 있다.

마지막 탄핵심판 공개변론이 열린 30일 오후 5시경 헌재 앞에는 탄핵 찬반 양측이 충돌 직전까지 가기도 했다. 경찰이 흥분한 탄핵찬성 측 앞에서 충돌을 막고 있다. ⓒ 오마이뉴스 김태형


물리적 충돌 직전까지 갔던 헌재 앞

이날 오후 4시 이후 잠시 소강상태를 거쳐 5시 이후 헌재 앞이 다시 소란스러워지기 시작했다.


양측 10여명은 "그렇게 비아냥 거리지마!" "지금 싸움 거는 거야! 왜 시비걸어!"라고 외치며 거친 욕설과 몸싸움으로 물리적 충돌 일보 직전까지 가기도 했다.

경찰과 참석자들의 만류로 폭력사태까지 발생하지 않았지만, 몇 차례 집회 과정에서 서로 간에 쌓인 앙금 때문인지 좀처럼 분을 가라앉히지 못하는 분위기였다.

오후 5시30분경 헌재 안에서 검은색 중형차량들이 속속 나오자 한동안 소강 상태였던 양측은 "탄핵 찬성", "탄핵 무효"를 외치며 팽팽하게 대립했다.

그 뒤를 이어 각 언론사의 차량이 나오자 탄핵 찬성 측은 확성기로 "탄핵찬성"을 외치며 준비해온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찬성 측 한 참석자는 "9대 0"을 외치며 헌재의 탄핵심판 결정을 요구하기도 했다. 반면 탄핵 반대 측은 정문 앞 도로 양측에서 "민주수호" 등이 적힌 종이를 머리 높이 흔들며 "탄핵무효" 구호를 외쳤다.

오후 5시45분 현재 탄핵 찬성 측 참석자들은 자리를 떠났고, 탄핵 반대 측 참석자들은 "대한민국을 살리자", "민주주의 파이팅" 등을 외치며 자리를 정리했다. 탄핵심판 최후변론보다 더 팽팽한 긴장감이 돌았던 헌재 앞 찬·반 시위도 오후 6시경 이렇게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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