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세상에 책 읽는 사람이 어딨어? 그냥 대충 인터넷에서 정보 수집하고 살면 되지."
그렇다. 사실 요즘처럼 좋은 세상에 고리타분하게 앉아 책 한 권 읽기가 힘들다. 하지만 순간적이고 단편적인 정보의 나열인 인터넷과는 달리 책은 깊이 있는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글을 통해 인간으로 하여금 '생각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출판계의 불황을 타계하기 위한 노력으로 정부는 수도권 내에 출판문화단지의 조성이란 대책을 내놓았다. 싼 가격에 출판사 건물을 임대해 주고 주변 환경을 흥미롭게 조성하여 출판물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현재 파주에 조성 중인 출판문화단지는 도로를 비롯한 꽤 많은 부분이 완공되어 수십 개의 출판사가 입주된 상태이다. 자유로를 따라 파주 방향으로 가다 보면 나오는 '출판문화단지' 이정표를 따라가면 쉽게 단지 내로 들어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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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구에 세워진 출판문화단지 안내판 ⓒ 강지이
현재 동녘, 돌베개, 민음사, 아이교육 등 다양한 출판사들이 입주를 끝내고 이곳에서 출판 업무를 보고 있다. 단지 내의 건물들은 단순하면서도 깨끗한 아름다움을 강조한 미니멀 아트 스타일로 꾸며져 있고 나지막한 산자락에 둘러싸여 아름다운 경관을 연출한다.
다양한 건물들의 조화는 보는 이로 하여금 출판업에 대한 흥미를 갖게 하고 오픈된 공간 연출을 보이는 사무실들은 방문객의 흥미를 끈다. 사무실들은 통유리로 되어 있어 바깥에서 안이 들여다보이고, 건물들은 개방적 구조와 폐쇄적 구조를 동시에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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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주가 완료된 출판사 건물 1 ⓒ 강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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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주가 완료된 출판사 건물 2 ⓒ 강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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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주가 완료된 출판사 건물 3 ⓒ 강지이
건물들의 아기자기한 모습만이 아니라 실제 윤전기를 돌리는 인쇄 공장, 제지 공장들이 두루 입주하고 있어 아이들의 현장 체험 학습 공간으로도 좋다. 아직은 활발하게 공장들이 움직이고 있는 상태는 아니지만 앞으로 더 많은 출판사가 이 곳에 자리하게 된다면 공장들의 경우 쉴사이 없이 움직이게 될 것 같다.
출판과 관련된 새로운 체험을 하고 싶다면 이곳을 찾으면 다양한 경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주변 경관도 수려하여 갈대숲이 우거진 다리라든가 폐허가 된 고택(古宅)이 볼만하며, 인근 통일 전망대 주변 견학을 함께 묶어 가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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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를 알리는 입간판 ⓒ 강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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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그마한 다리에서 내려다 본 갈대밭 ⓒ 강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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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식 건물 속에 고즈넉히 자리한 고택 ⓒ 강지이
아직은 공사 단계이지만 이곳에는 대형 할인 마트를 비롯하여 영화관, 대형 서점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상업 시설과의 공간 공유를 통해 출판 문화를 널리 알린다는 목적인데, 지나치게 상업화되는 것만 막는다면 대중들에게 큰 홍보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곳이 책에 대한 홍보를 하는 좋은 공간이 되어, 책이 '고리타분한' 대상이 아니라는 인식을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심어줄 수 있는 생산적인 문화 시설로 자리 매김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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