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장면 700인분이 부족했다고요"

동심으로 가득 찼던 '2004 익산 농촌어린이 한마당'

등록 2004.05.06 18:46수정 2004.05.06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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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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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날은 요즘 아이들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올까.

단순히 선물 받는 날, 놀이공원 가는 날 정도로만 인식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이날의 가치가 '어디 갔었냐?' '무얼 받았냐?' 등등으로만 판단되지는 않는지. 어른들도 한번쯤은 생각해 봐야 한다.

아이들은 어린이날이라고 하면 선물을 가장 많이 떠올린다. 이런 풍토가 동심을 멍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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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과 5일 함열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열린 '2004 익산 농촌어린이 한마당'은 어른아이 할것없이 동심으로 가는 행사였다.

어린이날을 맞아 열린 이 행사는 익산시 북부지역의 어린이들를 위한 문화행사로, IMF 이후 경제적 어려움으로 정서적 빈곤을 겪고 있는 아이들을 위해 마련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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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행사에는 밤잠을 설친 선생님 15명, 중학생을 포함한 도우미 50여명 등이 동원됐으며, 점심식사로 나온 자장밥 700인분이 부족할 정도로 많은 인원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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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후 5시부터 무대 꾸미기를 시작해, 6시에 본격적인 전야제가 실시됐다. 500여명이 참석한 이 전야제에는 인근 주민들과 고등학생들이 참했으며 록, 댄스, 태권도 시범, 사물놀이와 어린이 헌장 낭독 등의 프로그램이 실시됐다. 또한 '어린이가 꿈꾸는 세상'이라는 자유발언대가 펼쳐지고, 영화 <아름다운 비행> 상영되었다.


자유발언대에서는 "엄마 아빠 사랑해요" "정치 똑바로 해주세요" 등 다채로운 발언이 나왔다. 한 유치원생은 "엄마가 있어 제가 밥을 먹을 수 있어서 고마워요"라고 말해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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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전 9시부터는 본 행사가 진행되었다. 원광대 서양학과 학생들과 희망연대가 주최한 페이스 페인팅이 인기를 끌었고, 10시 30분 개회 선언 이후에는 바구니 터뜨리기, 민속놀이가 펼쳐졌다.


점심식사 후에는 제기차기, 투호, '눈 가리고 이끌어 주는 장애인 체험경기' 등과 '신발 가장 멀리 던지고 상품주는 깜짝 이벤트', 북한·농민·익산시에 관한 '출발! 동서남북'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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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도 어린이날은 있다. 없다.”
“있다.”
“만우절도 있다.”

“50원짜리 동전 뒷면의 보리알은 50원이기 때문에 50개이다.”
“아니다. 43개이다.”

“익산시에는 초등학교가 총 64개이다.”
“아니다. 62개이다.”

“함열 공공도서관에는 좌석수가 228개이다.”
“맞다.”


OX퀴즈에서는 어른아이 할것없이 즐거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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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행사에 참여한 이주영(흥왕초 4) 학생은 "학교에서 어린이 한마당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친구들 19명이 트럭 타고 왔다"며 "시골에 살아서 놀 기회가 별로 없었는데 즐거운 하루였다"고 말했다.

부송동에 사는 김미전씨는 "이웃에서 행사가 있다고 해서 아들이랑 같이 참여했다"며 "놀이도 구경하고 야생화도 받아서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아직도 농촌지역은 문화시설이나 프로그램이 부족한 실정이다. 특히 어린이날이 되면 더욱 소외감을 느끼는 아이들이 많다.

이번 행사 관계자는 "문화적으로 소외된 어린이들을 위한 놀이마당을 연다는 의미도 있었으나 한편으로는 파괴되고 있는 우리 땅, 우리의 자연을 지키려는 의지도 있었다"고 이번 행사의 취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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