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물살 해든 창문(부분확대)안병기
천연염색 된 천이 우리에게 던져주는 눈맛은 은은하고 포근하다. 화학염색 처리된 천에서 오는 강렬하고 새뜩한 느낌 대신 바라볼수록 곱고 오묘한 색감이 우리의 눈길을 잡아끈다.
요즘 우리 주변에서는 이러한 천연염색의 매력에 흠뻑 빠진 사람들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다. 게다가 천연염색된 옷이 건강에도 좋다는 입소문이 나돌면서 천연염색 열풍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 | | 작가 김혜환은? | | | | 1990년 엄마가 쓰고 그린 그림책 <뒤떼와 또또>를 ,1997년 조각보 숫자 그림책 <한 조각, 두 조각, 세 조각>을 출간하였다.
2000년 토도랑에서 '담고 싶은 그림전'을, 2000년 일본 궁성 미술관에서 '어린이의 나라 한국의 그림책 원화전'을, 2003년에는 초방 갤러리에서 '김혜환 조각전'을 , 그리고 2004년에는 경기문화재단 아트 센터에서 '그림책에서 소리난다'전을 연 바 있다.
현재 천연염색 공방 '자연의 빛'을 운영하면서 바느질 모임 '색실회' 회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 안병기 | | | | |
그러나 이 천연염색을 단순히 옷이나 지어 입는 형태에서 벗어나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리는 작업을 하는 이는 그리 흔치 않다. 인사동 사거리에 위치한 '서호 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김혜환(45)씨의 '천연염색 바느질전'은 바로 그 흔하지 않은 작업이 이루어 낸 결실이다. 김씨의 이번 전시회는 사찰의 꽃살문을 소재로 한 것이다.
사찰 법당의 문살 장식은 연꽃, 모란꽃, 국화꽃, 해바리기,백일홍 등의 꽃이 주종을 차지하고 있으며 간혹 이름을 확정지을 수 없는 관념적인 형태의 꽃들도 있다.
꽃살문은 이런 꽃들을 새긴 문살을 사방 연속으로 짜맞춘 구조물이다. 김씨는 이러한 문살들의 모양을 본뜬 다음 자신이 직접 천연염색한 모시, 삼베, 무명천에다 정성을 기울여 한땀 한땀 바느질을 한다.
그리하여 화려하기 비길 데 없는 문살들은 소박하고 은은한 멋을 풍기는 문살들로 다시 태어난다. 그러나 이러한 일련의 작업들은 결코 말 만큼 쉬운 작업이 아니다. 골무를 파고드는 바늘에 찔리는 일은 부지기수며 깊이 찔려 목숨을 잃을 뻔한 적도 있었다고 하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