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먼타임스
"10만원 고액권 지폐에 가장 적합한 여성모델이 누구인가"에 대해 17대 여성국회의원 당선자 3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신사임당을 제치고, 유관순이 1위로 꼽혀 '현모양처상'보다는 '공익적 인물'에 비중을 두고 있는 것을 엿볼 수 있다.
이 같은 조사결과는 최근 여성계가 추진하고 있는 여성을 화폐인물로 넣자는 운동과 관련 적합 모델에 대한 논란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율곡학회와 주부클럽연합회 등은 화폐모델로 신사임당이 적격이라며, 신사임당에 대한 업적과 새로운 조명이 필요하다는 캠페인을 벌인 바 있다.
이에 대해 일부 여성계는 신사임당은 현모양처의 이미지가 너무 강해 현대사회를 반영하는 인물로 적절치 않다는 의견을 보이고 있다.
현재 '여성인물을 화폐에! 시민연대(대표 김경애 동덕여대 교수)'는 100인으로 구성된 추진본부를 결성하고, 여성인물을 화폐모델로 추진하는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설문조사 결과 가장 적합한 인물 1위로 꼽힌 유관순은 독립운동가로서 자신의 신념을 끝까지 지킨 여성이라는 점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특히 유관순은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나라를 구하겠다는 공익운동에 자신의 목숨까지 내놓았다는 점이 남녀 모두에게 커다란 감동을 주고 있다는 평가가 뒷받침됐다.
이영순 민노당 당선자는 "신사임당은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었지만, 개인적 활동보다는 나라와 사회를 위한 공로를 놓고 봤을 때 유관순을 화폐모델로 선정하는 것이 의미가 있다"며 "특히 독립운동에 여성이 참여했다는 데 의미를 두고 싶다"고 말했다.
유관순에 이어 2위를 차지한 신사임당은 우리나라의 대표적 '현모양처'라는 점이 높이 평가되고 있지만 신사임당을 화폐모델로 선정한 여성 당선자들은 사임당을 '현모양처'의 틀에 가두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여성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기보다는 아내와 어머니로서 보조자 역할에 머물렀던 유교사회에서 예술가로서 자신의 능력을 펼쳤다는 점이 높이 평가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안명옥 한나라당 당선자는 "어머니의 표상임과 동시에 독립성이 강한 여성으로 시대상황에 굴하지 않고 자신을 끊임없이 개발시켜갔던 인물"이라며 "사임당은 과거와 현재에 있어서도 여성들에게 좋은 모범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3위로 이태영 박사가 꼽혀 '과거의 인물보다는 현대적 여성인물이 모델로 더 적합하지 않느냐'는 의견도 나왔다. 이 박사는 '한국 최초의 여성변호사로 여성의 법적 지위를 향상시키는 데 큰 공헌을 했다'는 점 등이 높이 평가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여성인물을 화폐에 넣자는 데 반대하는 의견도 7.9%(3명)이나 있어 여성이기 때문에 여성계가 추진하는 모든 일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라는 시각을 엿볼 수 있다.
반대의견을 보인 여성 당선자들은 대체로 '여성'과 '남성'을 경쟁구도가 아니라 남녀 모두가 공감하는 사회적 합의를 통해 '화폐모델'이 결정돼야 한다는 의견을 보여 여성계의 화폐운동에 일부 제동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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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대 여성의원 40%정도 '새화폐모델' 유관순 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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