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다피, 아랍정상회담 논의의제에 반발 퇴장해

'아랍 정부 아닌 아랍 민중의 편에 서겠다'

등록 2004.05.23 09:42수정 2004.05.23 19:57
0
원고료로 응원
리비아가 지난 22일부터 튀니지에서 열리고 있는 제16차 아랍연맹 정상회의에서 논의 의제에 항의해 철수했다.

회의 개막일인 22일 리비아는 '팔레스타인-이스라엘 단일국가 형성안'이 이번 회의의 의제로 채택되지 않자 회의 시작 30여분 만에 가다피 리비아 지도자가 회의장을 퇴장한 뒤, 튀니지 주재 리비아 대사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 같이 밝혔다.

무암마르 알 가다피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불행하게도 리비아는 아랍 정부들의 의제에 동의하지 않기 때문에 이번 정상회담을 보이콧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가다피는 또 리비아의 아랍연맹 철수를 리비아 정책을 결정하는 지역의회격인 (리비아) 기초 인민회의들이 동의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가다피는 팔레스타인-이스라엘 문제 해결책으로 단일 국가 건설을 통한 해결책을 담은 "백서"로 알려진 리비아안을 아랍연맹 사무국이 보류시켰다고 비난했다.

이 안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동등하게 참여하는 지중해에서 요르단강에 이르는 단일 국가를 형성을 팔레스타인-이스라엘 분쟁의 해결책으로 제시하고 있지만 다른 나라는 팔레스타인 국가를 창설하여 이스라엘과 나란히 평화를 유지하는 방향을 선호하고 있다.

가다피는 기자회견에서 "나는 아랍 정부와 함께 하지 않고, 아랍 민중들의 편에 서 있다"고 전제하고,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인구통계, 팔레스타인 난민의 귀환권을 고려하면 단일국가 건설안만이 유일한 갈등해결책"이라고 말했다.


가다피 리비아는 지난 5월 21일 이번 아랍정상회담 주최국인 튀니지의 지네 알 마비디네 벤 말리 대통령과 아부델라지즈 부테플리카 알제리 대통령으로부터 이번 회담에 참석할 것을 권유받았다고 리비아 관영 JANA 통신이 5월 22일 확인했다.

이보다 앞서 JANA 통신은 5월 19일 "이번 정상회담은 위험스럽고 역사적이며 전략적인 도전에 직면해 있지만, 아랍연맹은 아랍 민중들의 염원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이런 도전에 맞설 수 있을 것 같지 않다"고 보도한 바 있다.


리비아는 22개 아랍국가로 구성된 아랍연맹에서 탈퇴할 것이라고 계속 주장해 왔다. 실제로 2002년 10월 연례 아랍연맹 정상회의의 불참을 선언했지만 이집트 등 다른 아랍국가의 설득으로 지난 그 결정을 번벅했다.

그리고 지난해에는 가다피는 이집트의 샴 엘 세이크흐 홍해 휴양지에서 열린 아랍정상회담에서 사우디의 미국과의 동맹에 대해서 아브둘라흐 빈 아부둘 아지즈 황태자와 공개적인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5월 22일과 23일 이틀간 열리는 제16차 아랍연맹 정상회담은 애초 지난 3월에 열릴 예정이었지만 팔레스타인-이스라엘 분쟁과 아랍 정치 개혁 문제에 합의를 이루지 못해 회담 직전에 연기된 바 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난리도 아닙니다" 농민들이 올해 벼 빨리 베는 이유 "난리도 아닙니다" 농민들이 올해 벼 빨리 베는 이유
  2. 2 이러다가 대한민국이 세계지도에서 사라질지도 모른다 이러다가 대한민국이 세계지도에서 사라질지도 모른다
  3. 3 "자기들 돈이라면 매년 수억 원 강물에 처박았을까" "자기들 돈이라면 매년 수억 원 강물에 처박았을까"
  4. 4 지금도 소름... 설악산에 밤새 머문 그가 목격한 것 지금도 소름... 설악산에 밤새 머문 그가 목격한 것
  5. 5 "X은 저거가 싸고 거제 보고 치우라?" 쓰레기 천지 앞 주민들 울분 "X은 저거가 싸고 거제 보고 치우라?" 쓰레기 천지 앞 주민들 울분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