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당, 전남지사 선거 녹록치 않네

공무원노조, 민화식 후보 수사촉구... 검찰, 경선개입 해남군 공무원 수사

등록 2004.06.01 18:29수정 2004.06.02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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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재보선일이 임박한 가운데 공무원노조가 전남도지사 열린우리당 민화식 후보에 대한 수사를 촉구하자 민 후보측에서는 정치적 음모라고 반발하는 등 파장이 일고 있다. 이에 상대 후보인 박준영 후보측 등은 이를 선거 호재로 판단, 공세에 나서는 등 후보간 공방으로 확대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사안이 선거 막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민화식 열린우리당 전남지사 후보가 1일 목포시청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민화식 열린우리당 전남지사 후보가 1일 목포시청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정거배
전국공무원노조 전남지역본부는 지난달 31일 해남군수를 지낸 민화식 열린우리당 전남지사 후보에 대해 검찰수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공무원노조는 "지난 4월 당시 민 군수의 측근인 이모씨가 해남군 수의계약 공사와 관련해 1500여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지만 후속 수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당시 군정 책임자인 민화식 군수에 대한 수사를 미루고 있는 것은 부정부패 척결의지가 부족하다"며 당국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민주 박준영 후보, 호재로 판단 공세

공무원노조는 또 "2002년 군수 선거 당시 선거참모였던 측근이 구속됐기 때문에 민 군수가 도의적 책임을 피할 수 없다"며 "공개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같은날 박준영 민주당 후보측은 전남지사 선거를 코앞에 두고 공무원 노조가 민 후보를 공격하자 즉각 논평을 내고 대응했다. 박 후보측은 "민 후보는 후보 검증 차원에서 진상을 고백하라"고 촉구하며 열린우리당을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논평은 "부적절한 후보를 공천해 놓고 당 지도부가 지원 유세에까지 나선 것은 뻔뻔스러움의 극치"라며 "민 후보를 사퇴시켜야 한다"고 공세를 계속했다.


이러한 주장에 대해 민화식 후보측은 "근거 없는 주장으로 흑색 선전을 한다"며 반박에 나섰다. 이날 논평을 통해 "전남도민의 일꾼을 뽑는 선거에 추측을 부풀려 특정 후보를 비방하고 있다"며 역공했다. 또 공무원노조 등을 향해 "측근 비리 연루는 구체적인 범죄 사실이 없음에도 개연성만 갖고 주장하고 있다"며 "사법기관에서 사건의 진상을 밝혀 낼 것이고 박준영 후보 측은 정정당당하게 선거 운동을 하라"고 맞받아쳤다.

우리 민화식 후보, '상대당의 정치적 음모' 주장


민화식 후보는 다음날인 1일 목포시청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번 사안과 관련, 자신의 입장을 비교적 소상하게 밝혔다.

민 후보는 "해남군이 지난해 어린나무 가꾸기 사업을 했는데, 사업은 군이 직접 하는 것이 아니라 담당 관청인 산림조합이 대행했다"며 "사업 물량을 배정받아 문제가 돼서 4월에 구속된 이모씨는 군수 선거 때 도와준 인물"이라고 밝혔다.

이어 "사업 물량 배정을 둘러싸고 해남군청 모 공무원과 얘기가 오갔다는 소문도 있지만 구속된 이모씨와 개인간의 돈 거래 사실로 알고 있다"며 자신은 담당 공무원과 관련 사업에 대해 "어떤 얘기도 해 본 적 없다"고 주장했다.

민 후보는 또 "이미 재판이 진행 중인 사건인데 이제 와서(공무원노조 등에서) 문제를 제기한 것은 정치적 음모가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군수 재임 당시 해남군 공무원노조 한 간부와 승진 문제로 불편했었고, 이 간부는 민주당 해남진도 지구당과 친밀한 관계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자신을 낙선시키기 위한 "정치적 의도가 분명하다"고 거듭 주장했다.

해남공노조 간부 '민주당 당선자 축하인사차 갔을 뿐'

민 후보측의 이러한 주장에 대해 해남군 공무원노조 해당 간부는 "승진과 관련해 불편하지도 않았다"며 법적 대응에 나설 것임을 내비쳤다. 그는 "총선일인 지난 4월 15일 밤 민주당 이정일 후보의 당선을 축하해 주기 위해 지구당 사무실을 방문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또 "지구당 사무실에서 이정일 후보와 함께 맥주 두 잔 마시고 나왔을 뿐"이라며 "공무원노조가 합법화되지 않은 실정에서 지역 국회의원의 협조도 필요하기 때문에 축하 인사를 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무원노조 한 간부의 주장만을 듣고 10개가 넘는 사회단체가 민 후보에 대해 수사를 촉구하겠냐"며 민 후보의 주장을 반박했다.

한편, 전남도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달 17일 있었던 열린우리당 전남지사 후보 경선과정에서 해남군청 김모(45)씨 등 공무원 4명이 특정후보 당선을 위해 선거 운동을 한 혐의를 잡고 1일 광주지검 해남지청에 수사의뢰했다.

선관위는 "해남군청에 근무하는 이들은 도지사 후보 경선을 앞두고 군청 각 실과소와 읍면장을 통해 전남도 내 직원 연고자를 파악하도록 했고, 경선선거인 명단에 포함된 직원 연고자에게 지지를 당부하는 전화를 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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