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세택 멕시코 한인회장김진이
2004세계한인회장대회 참석차 고국을 찾은 멕시코 한인회 천세택(53) 회장은 내년 5월 멕시코 이민 100주년 기념행사를 알리기 위해 누구보다 분주했다. 천 회장은 “내년 100주년 기념행사를 기점으로 현지 2만여명의 한인들이 힘을 모을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천 회장은 “1일 한인회장들의 청와대 방문시 노무현 대통령이 내년 행사 참석을 약속했다”고 말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내년 행사의 명예 대회장이다. 한인회장 대회에 참석한 회장들은 한인회별로 100달러이상의 후원금과 내년 행사 참석을 공식 결의했다. 삼성전자도 9만불 후원을 약속했다.
1905년 4월 4일 국제 사기 이민단에 속아 인천항을 떠났던 1033명은 지옥 같은 세월을 견뎌내야 했다. 귀국의 꿈을 포기하지 않았던 그들은 유카탄 반도 메리다를 제2의 고향 삼아 한국학교를 세우고 삶을 이어왔다.
멕시코 제2의 이민사는 1991년 노태우 대통령이 방문해 양국간 무비자 협정을 맺으면서 시작됐다. 수도인 소나루사에 3천여명 규모의 한인타운이 형성되고 현지에서 상업이나 제조업을 기반으로 자리를 잡았다. 그러나 97년 IMF 이후 멕시코인들은 경제를 장악한 한인사회를 의도적으로 압박해 현지인들과의 갈등이 심화돼 있는 상태라고.
“한인들을 마피아로 몰고 가 국세청에서 세무조사를 실시했습니다. 한인들의 80%가 손해를 보고 물건을 압수 당했지요.”
경제적인 어려움에 편파적인 현지 정책으로 멕시코 한인들의 오늘은 매우 고달프다. 천 회장은 내년 100주년 기념행사가 돌파구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가장 비극적인 이민사라 할 수 있는 멕시코의 한인들을 위해 고국에서 특별예산을 통과시켜서라도 지원을 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멕시코에서 노예생활을 하면서도 이곳의 한인들은 고국의 독립자금을 모금하기도 했습니다.”
천 회장은 이러한 뜻을 담은 ‘멕시코 이민 100주년 기념 사업 협조서’를 400여 한인회장들에게 나눠주고 일일이 서명을 받았다. 서명된 협조서는 재단을 통해 국회에 전달될 예정이다.
85년 사업차 멕시코를 방문했다 이민을 결심하게 됐다는 천 회장은 현지에서 봉제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큰아들 효성(17)군은 브라질에서 축구 국가대표를 꿈꾸며 훈련을 받고 있다. 스페인어, 영어, 포르투갈어, 한국어에 능통한 큰아들은 국제적인 축구 전문 행정가로 만들고 싶은 꿈을 안고 있다. 천 회장의 막내 송이(15)양은 한국에서 입양했다. 고국사랑을 실천할 수 있는 기회라 생각했다며 “너무 큰 복”이라고 자랑이 이어진다.
천 회장은 “100주년 기념행사를 통해 한인들이 자기 정체성을 확인하고 현지에서 한인에 대한 선입견을 바꾸는 좋은 기회로 삼아 100년 전 개척자 정신으로 이민을 시도했던 선조들의 아름다운 꿈을 물려받게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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