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기념물 서식지에 골프장 건설 추진 물의

[여주군] 사업자측 환경영향평가시 '천연기념물·보호종' 누락돼...주민들 반발

등록 2004.06.06 13:25수정 2004.06.06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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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기념물인 원앙새·소쩍새 등과 보호가 필요한 후투티·딱따구리·지바퀴·두견·파랑새 등 희귀 조류들의 서식지 부근에서 골프장 건설이 추진되고 있어 물의를 빚고 있다.

천연기념물과 보호가 필요한 조류들이 서식하고 있는 곳은 경기도 여주군 가남면 송림리 일원으로, 현재 ㈜성산레저가 이 곳에 가남아일랜드골프클럽 건설을 추진중이다. 주민들은 지난 4월 사업자 측이 작성한 환경영향평가(초안)에 이 지역에 서식하는 천연기념물과 희귀조류에 대한 부분이 누락됐다고 주장하며 골프장 건설을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

여주군에 따르면 가남아일랜드골프클럽은 가남면 송림리 485번지 일원 8만평(26만4천176㎡)에 9홀 규모로 추진중이며, 지난 4월 10일 경기도로부터 국토이용계획변경 결정이 통과돼 환경·교통·재해 영향평가 등 인·허가에 따른 절차를 밟고 있다.

골프장 조성사업과 관련하여 환경영향평가 대행자인 태일환경㈜은 환경영향평가(초안)서에서 ‘사업지구 일대에서 관찰된 조류는 총15과 19종이었으며, 환경부지정 법적 보호종 및 천연기념물은 관찰되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다.

이에 대해 주민대표들은 최근 ‘새 박사’로 널리 알려진 경희대학교 윤무부 교수에게 자문을 받은 결과를 공개하며, 골프장 건설이 추진중인 송림리 일원에는 천연기념물인 원앙새·소쩍새·부엉이 등과 희귀조류로 보호가 필요한 후투티·딱따구리·찌렁새(물총새)·뻐꾸기·산까치(어치)·지바퀴·두견·박새·파랑새 등 많은 새가 서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유용호 송림리 이장과 주민대표들은 “윤 교수님 말씀에 따르면 천연기념물이 서식하는 것만으로도 골프장은 들어올 수 없다고 들었다”며, 사업자가 제출한 환경영향평가서에는 천연기념물과 일부 희귀조류들이 빠져있다고 주장했다.

윤무부 교수는 지난 달 31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여주군 가남면 송림리 일원에는 원앙새·소쩍새 등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새들이 엄연히 서식하고 있는데도 관찰되지 않았다고 조사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태일환경㈜의 한 관계자는 “환경생태 관련 조사는 경기도에 소재한 한국환경생태연구소라는 전문기관에서 수행했으며, 평가서는 4월 21일 경기도와 한강유역환경청에 제출했다”며 “주민 또는 관계자들의 의견에 따라 경기도나 한강유역환경청에서 보완요구가 있으면 정밀조사 하게 된다”고 밝혔다.

성산레저 관계자는 “송림리의 사업부지 일원은 대부분이 잡종지로 임야나 수목훼손을 최소화하고 원형에 가깝게 건설될 것”이라며 “사업검토 단계부터 환경 관련기관의 자료들을 충분히 검토하는 등 생태환경과 관련해 충분히 조사하고 훼손 최소화를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고 밝혔다.


a 2004년 5월 24일 송림리와 이웃마을 주민들이 참여한 반대집회 행진.

2004년 5월 24일 송림리와 이웃마을 주민들이 참여한 반대집회 행진. ⓒ 이장호

이와관련, 송림리와 인근 마을 주민 100여명은 지난 달 24일, 여주군민회관과 여주군청 앞, 여주교육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골프장 건설에 따른 식수원 및 농업용수 오염과 고갈, 인근 송삼초등학교 학생들의 학습권 침해와 학교 보건위생상 위해요인이 증가한다"며 시위를 벌였다. 또 지난 달 30일에도 주민들과 송삼초 총동문회 관계자들이 골프장 건설 반대 모임을 갖기도 했다.

주민들은 6월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경기도청 앞에서 주민 100여명이 참가하는 골프장 건설 반대집회를 갖고 손학규 경기도지사화의 면달을 요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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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여주에서 지역신문 일을 하는 시골기자 입니다. 지역의 사람과 역사, 문화에 대해 탐구하는 것에 관심이 많으며, 이런 이야기를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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