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소설]호랑이 이야기 39

아주 먼 옛날 이야기 3

등록 2004.06.11 05:27수정 2004.06.11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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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주를 가지고도 그 호랑이들의 우두머리가 할 수 있는 일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는 자신의 밑에 있는 호랑이들의 수를 더 늘리고자 했지만, 호랑이들의 수는 더이상 늘릴 수가 없었습니다.


한가지 방법이란, 사람들을 잡아와 호랑이들로 만들어 버리는 것이었습니다.

호랑이들은 사람이 될 수 없었지만, 그대신 사람들을 호랑이로 만들어보려고 했습니다. 그래서 강성해진 왕국의 백성들을 데리고 일월궁전에 올라가 하느님들의 자리를 빼앗고 이땅을 지배하고자 했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호랑이들이 살 거대한 나라를 건설해야만 했습니다. 이미 지상의 세계는 인간들과 하느님들이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호랑이들이 들어갈 수 있는 것은 이 땅을 휘감고 있는 산맥이었습니다.

호랑이들에게는 하느님들과 인간들에게 증오와 분노심이 자라나 그들의 영혼을 온통 붉게 타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호랑이의 우두머리는 무슨 일을 해야할지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호종단이라는 인물이 가지고 있는, 풍수를 조절하는 역술서를 손에 넣으면 이 땅의 기를 전부 호랑이의 나라로 끌어올 수 있었습니다. 그 역술서를 통해서 수맥이 다닐 수 있는 길을 만들고, 그 방법을 통해 산맥 아래에 거대한 제국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 전부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제주도 앞바다에서 잠들어 있는 호종단을 깨우는 일이었습니다. 호종단에게 인간의 몸을 입혀 이 땅으로 데리고 나와야만 했습니다.


서천꽃밭에서 자라는 그 신기한 꽃들을 통해 몸을 빚어낼 수 있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산 속의 제왕으로 군림해왔던 호랑이들은 산에 살고 있던 산오뚝이들을 자신의 왕국으로 끌어모을 수 있었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무구한 산오뚝이들을 끌어모으는 것을 아무런 문제도 되지 않았습니다. 그들에게 나는 법을 가르쳐 주는 것은 아주 쉬운 일이었습니다.

지상에서 인간들을 납치해 오면 그 꽃들로 새로운 호랑이들을 만드는 것 역시 아무런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호종단의 역술서는 아주 거대한 힘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기가 흐르는 산맥 아래를 뚫어 거대한 지하제국을 만들었습니다. 그 누구도 보지 못하고 들어가보지도 못하는 그런 어마어마한 호랑이들의 나라가 한반도 등줄기를 뚫어버린 것입니다.

그리고 그 한반도에서 기원해 아시아로 뻗어나가도 있는 수맥과 기의 흐름을 온통 그 제국 안으로 몰아넣을 수 있었습니다.

호랑이들의 계획을 이루기 위해 서천꽃밭에서 가지고 온 꽃들을 키우기 위해서 물길을 그 안으로 모으기도 했습니다.

인간들의 영혼을 납치해와서 제국에 모아놓기 시작한 것이 그 무렵이었습니다.

삼신할머니의 버드나무가지를 빼앗아온 후, 제국 안에 가두어 두었던 그 영혼들에 호랑이의 몸을 입히기 시작했습니다.

호랑이의 모습으로 덧입혀진 인간의 영혼들과 함께 일월궁전에 올라가 해와 달의 흐름을 지배하게 될 것은 시간문제라고 생각했습니다.

바리라는 어린 계집아이와 백두산 산신을 돕고 살던 바보 같은 하얀 호랑이가 나타나 일을 어렵게 만들기 시작한 것이 그 무렵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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