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관광 책자 두고 '여성상품화' 논란 일어

여성계 문제 제기... 전남도청 "여름 컨셉일 뿐"

등록 2004.06.15 15:42수정 2004.06.15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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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초 전남도가 여름 관광객을 겨냥해 제작배포한 관광 홍보책자 '남도스케치'에 사용된 비키니 차림의 여성사진이 논란이다. 광주여성민우회는 14일 성명을 통해 "남도스케치 배포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전남도는 '남도스케치'를 제작하면서 책 표지, '전남이 추천하는 여름 여행지 BEST' 중 완도 명사십리 해수욕장 등 7곳을 소개하면서 비키니를 입은 여성의 사진 10여장을 게재했다. 이 책자는 겉표지까지 총 85페이지로 구성됐으며 비키니 사진은 책자 앞 부분에 게재했다. 전남도는 제작된 책자 2만여부를 터미널 등 공공장소와 전남도내 기초단체 등지에 배포를 마친 상태이며 조만간 2쇄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광주여성민우회는 "여성을 성 상품화했다"면서 전남도의 공개사과는 물론 책자 배포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여성 성 상품화 한 것, 배포 중단"..."문제제기 이해하지만, 시원한 여름을..."

a 문제가 된 '남도스케치'의 표지.

문제가 된 '남도스케치'의 표지.

광주여성민우회는 "전남 관광홍보는 여성의 비키니만이 유일한 대안인가"라며 "공공기관에서 나온 책자인가 할 정도로 낮뜨거운 장면이 많이 실려 있어 당혹스러움과 황당함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어 "지역에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명소를 소개하는 것은 좋지만 관광지역의 구체적인 정보와 특색 있는 프로그램의 홍보 대신 여성의 비키니 복장을 내세워 시선을 끌어보고자 하는 공무원의 얄팍한 속셈은 용납될 수 없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또 여성민우회는 "지역의 명소를 알려내기 위한 기본 조건은 다른 지역과 차별되는 테마를 만들어 남도만의 색다른 맛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면서 "노력해야 할 것은 따로 있는데 엉뚱한 것으로 메꾸려는 것은 직무유기"라고 주장했다.


여성민우회는 "여성의 성 상품화를 부추기는 공공기관의 홍보책자는 결코 용납될 수 없다"면서 '남도스케치'의 배포중지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전남도청 한 공무원은 "문제제기는 이해한다"면서도 "여성의 사진을 표지에 넣는다고 해서 이 책자가 눈길을 끌고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또 다른 공무원은 "여성의 비키니 사진을 두고 상품화까지 이야기하는 것은 지나친 것 아니냐"며 "오히려 여성단체들이 그렇게 주장하면서 폄하시킨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물론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지만 이런 사진을 많이 사용한 것도 아니지 않느냐"고 주장했다.

관광책자 제작 담당부서인 전남도청 관광진흥과 이명흠 과장도 "여성단체의 지적사항에 대해서 전혀 모르는 바는 아니다"면서도 "행정관청에서 발행한 책자여서 그럴텐데 여름에 맞춰서 시원한 해수욕장과 수영복을 입은 모습의 여성을 모델로 했을 뿐이다"고 말했다.

이어 이 과장은 "행정기관이 발행했다는 느낌이 들면 잘 보지 않는다. (관광객들의) 눈길을 끌 수도 있다는 생각에서 진행한 공격적인 마케팅의 일환이다"며 "너무 한쪽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발상을 바꿨으면 좋겠다"고 주장했다.

한편 '남도스케치' 표지모델은 전남도청 여성 공무원 중 희망자들이 참여하기도 했으며, 지난해에도 전남도는 여름 관광홍보 책자를 제작하면서 표지 등에 비키니을 입은 여성 사진을 게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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