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거배
목포의 한 장애인단체 대표가 공금을 횡령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전남 목포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모 장애인단체 지회장이 목포시로부터 위탁 받아 운영하고 있는 주차장 수익금을 자신의 개인 통장에 입출금 시키는 등 편법으로 돈을 사용했다는 고소장이 접수됨에 따라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해당 단체의 간부를 지낸 H씨 등 회원 3명은 "현 지회장이 지난 2002년 6월부터 올 3월까지 주차장을 운영하면서 1억8000만원에 달하는 수익금을 개인 통장에 입금하는 등 회원들의 재활 자립과 복지 사업에 사용하지 않고 착복했다"고 주장하며 지난 5월 말 검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이들은 또 "장애인고용촉진공단에서 지원하는 고용장려금과 지난해 열린 전남도 장애인 체육대회 당시 목포시로부터 받은 보조금을 지출하는 과정에도 의혹이 있다"며 진위를 가려 줄 것을 요구했다. 이밖에 장애인단체 중앙회에서 지급한 장학금 일부와 후원금에 대해서도 의혹을 제기하며 엄정한 수사를 촉구했다.
이 단체 목포지회 전직 간부를 역임한 A씨는 "협회 정관에 명시한 대로 자활사업에서 발생한 수익금은 사무실 상근자 등 회원들의 복지 향상에 사용돼야 함에도 서류상으로 입출금 처리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이런 절차와 관련, 상급단체인 전남도협회의 사전 승인이나 감사도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지회장이 자신에게 우호적인 일부 회원들에게만 수익금 등 지회 운영비 입출금 내역을 형식적으로 공개했다"고 주장했다.
또 이 단체 회원 B모씨는 "지회장이 사무실 운영비 지출 현황이나 각계에서 들어온 후원금도 임원이나 회원들에게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지회장 J모씨는 18일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개인통장을 사용한 적이 없고 통장 관리는 사무국장과 간사가 했다. 수익금 관련 지출과 입금 등은 임원회의 석상에서 논의된 사안"이라고 말했다. 그는 "수입 지출과 관련해서는 사무국장과 간사가 도맡았을 뿐 자신은 아는 바 없다"고 덧붙였다. 또 "임원 회의록 등을 경찰에 제출하겠다"밝히고 "경찰 수사를 통해 모든 것이 가려질 것"이라며 공금 유용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러나 이 단체 현직 간부는 "올 4월까지 주차장 수익금을 지회장 개인 통장으로 입금시킨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운영위원회 결정에 따라 개인 통장을 사용한 것"이라고 해명해 개인통장 사용과 관련 지회장 J모씨와 의견이 엇갈렸다. 그는 또 "지난 5월부터 지회 통장을 사용하고 있다"며 "특별한 문제는 없는 것으로 안다"며 일부 회원들의 의혹 제기를 일축했다.
한편 이 장애인 단체는 자체수익사업의 하나로 지난 2002년부터 목포시내 노상주차장을 운영하고 있다. 목포시는 문제의 노상 주차장은 차량 36대를 수용할 수 있으며 장애인단체에 1년에 임대료 1800여만원을 받고 1년 단위로 위탁계약을 체결,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목포경찰은 지난 17일 고소장을 제출했던 이 단체 회원들을 불러 조사를 벌였으며, 조만간 지회장 J씨를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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