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즈덤하우스
거기다 식비를 보태면 맛있는 반찬 별로 못 먹어보고도 백만원은 아주 기본으로 들어간다. 내 경우, 월급날이 돌아오기 전에 언제나 통장잔고가 바닥나서 카드를 긁게 된다. 카드를 긁으면서, 아아, 다음달에는 정말이지 가불인생 되지 말아야지 맹서를 하지만 어째 월급이 좀 많다 싶으면 또 반드시 유치원비니 자동차세니 하는 것들이 날아온다.
때문에 또, 어쩔수 없이 카드로 좀 살아야 다음달 월급을 맞이할 수 있게 된다. 한번 가불인생이 되고 나니 좀처럼 그 것을 예전처럼 돌리기가 쉽지 않다. 한번 씀씀이가 커지고 나면 정말이지 고치기가 너무 어려운 것 같다.
나의 경우는 쌀이며 기타 부식이나 양념거리 등을 시댁으로부터 공수 받는데도 늘 쪼들리는 생활이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이놈의 신용카드가 소비를 부추기는 것은 확실하다는 것이다. 과감히 카드를 정리하고 싶지만 '소득공제' 라는 말에 마음이 약해지고 혹시 유사시에 돈이 없으면? 하면서 지갑에서 쉬이 빼질 못하고 있었다.
그랬는데 나의 이 미련을 일거에 날려 줄 구원의 선생님을 만났으니. 뭣시라? "나는 '남자'보다 '적금통장'이 좋다"고?
신용카드를 자제해야지 하면서도 이왕 쓰는 것 소득공제나 하면서 쓰고 또 썼는데 저자는 나의 이런 방황에 마침표를 찍게 해 주었다. '신용카드로 소득공제 받는다지만 연봉 5,6천의 고액 소득자가 아니면 실질적인 혜택이 별로 없다'나.
원고료만 받으면 백화점으로 쪼르르 달려가던, 쇼핑 중독자였던 방송작가 강서재씨는 직장생활 5년에 통장잔고가 달랑 700만원이었다. 그러나 그것도 온전한 그녀의 재산이 아니었다.
밀린 국제전화비 350만원에다 200만원에 육박하는 카드 값 등을 모두 청산하고 나니 잔고가 제로였다. 즉 직장생활 5년에 통장잔고가 0인 삶을 그녀는 살았던 것이다. 그러던 그녀가 방년 27세에 '이럴수는 없는기라' 개과 천선하여 1억 모으기에 도전한다.
자기가 무슨 탤런트도 아니면서 한달 의상비 100만에다 피부관리비 30만원씩 쓰던 그녀는 월급 220만원에서 160만원씩 뭉텅 떼어 저금하기로 결심하였다. 너무 과한 계획은 실패할 확률이 많은데 그녀는 그동안 너무도 원없이 쓰던 그 정열로 이번엔 원없이 모으기에 돌입하였다.
물론 성공적으로 일년을 보냈다. 그뿐인가. 그 다음해엔 일을 늘려서 월급이 400만 원이나 되도록 불철주야 일을 해 한달에 300만 원씩 저금하는 기염을 토했다. 그렇게 하여 삼년 허리띠를 졸라매니 어느새 통장에는 '억!' 소리가 났다고. 그리고 이제는 10억 목표에 도전중이라나.
물론 싱글인 저자는 딸린 식솔이 없으니 보통 사람보다는 모으기 쉬웠을 것이다. 나는 억은 고사하고 1000만원이라도 한번 모아보는 게 소원인데 아직 그러지 못했다.
1억 모으기에 도전하면서 돈도 돈이지만, 무엇보다 저자는 젊은날의 한 시절을 가열차게 보낸 세월 속에서 돈보다 더 진기한 것을 발견하였다고 하였다. 즉, 돈 만이 아닌 '돈'과 '인생' 그리고 '세상' 모두를 진심으로 '사랑'할 줄 알게 되었다고.
주식? 부동산? 무슨무슨 신탁? 아이구 머리아파 난 그런 것 몰라 할 사람들이 하면 가장 좋을 저축법인 것 같다, 그녀의 저축 비법은. 일단 저돌적으로 목표액을 정하고 다달이 꼬박꼬박 붓는다, 실시! 나는 내 형편에 맞게 우선 한 300만원부터 시작해 볼까나.
나는 '남자'보다 '적금통장'이 좋다
강서재 지음,
위즈덤하우스,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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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이라는 말이 좋습니다.
이 순간 그 순간 어느 순간 혹은 매 순간 순간들....
문득 떠올릴 때마다 그리움이 묻어나는, 그런 순간을 살고 싶습니다.
# 저서 <당신이라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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