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한인회 박윤백 회장김진이
아프리카에 있는 면적 24만㎢, 인구 2천만명의 작은 나라 가나공화국. 장방형에 가까운 남북으로 긴 모양의 가나공화국은 영국의 식민지에서 보호령에 편입됐다가 1957년 독립했다. 열대 우림 기후지만 기니만에 면한 폭이 좁은 해안평야는 비교적 습도도 낮고 다른 아프리카인들과 달리 가나인들은 매우 부지런하다.
78년 2월 한국 수산회사 주재원으로 가나를 찾았다가 눌러앉게 된 가나한인회 박윤백(60) 회장은 가나가 매우 살기좋은 곳이라고 전했다.
한인 250명에 현재 수산업 종사자 250명을 합해 500명 정도의 한인들이 가나에 살고 있다. 박 회장이 처음 가나를 찾았던 70년대에는 겨우 2~3명 정도의 한인들이 상사 주재원 등으로 활동했다.
80년을 기점으로 가나가 외국 회사와의 합작사업을 추진해 한국에서도 진출을 하게 됐고 한인사회가 형성됐다. 올림픽을 전후해서는 무역, 건설업부터 단순 이민도 늘어나 현지에는 한국 음식점, 한인교회에 인터넷카페까지 없는 것 빼고는 다 있을 정도다.
박 회장은 83년 근무하던 수산회사가 채산성을 이유로 철수할 때 그 배를 인수받아 ‘가코산업’을 설립해 지금까지 운영해오고 있다. 81년에 한인회가 결성됐고 아크라를 중심으로 4개 정도의 블록에 한인들이 모여 살고 있다.
“한국식품점에서 재료 사다가 한식으로 먹어요. 생선 많고 날씨 좋고. 더구나 여기선 취업을 한 한국사람들은 상류층이라 현지인들을 집안에서 고용하면서 편안하게 살아요.”
덕분에 가나를 매우 살기 좋은 곳이라고 얘기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물론 명암은 어디나 있는 법. 개발이 한창 진행중인 가나에 사업을 위해 이주해왔다가 사기를 당하는 경우도 있다.
가나사람들이 생각보다 ‘영리해서’ 얼토당토않은 사기를 당한 사람들이 있다며 박 회장은 가능하면 대사관이나 한인회에 먼저 조언을 구하라고 권유했다.
가나에선 영주권은 주어지지 않으며 1년마다 비즈니스용 비자를 갱신해야 한다. 해외 투자에 대해 50% 현지와 강제합자 규정이 있다. SK, 삼성, 대우 등 한국 대기업들이 모두 들어와 있고 특히 SK는 원유회사를 갖고 있다.
가나에서도 한인들의 가장 큰 고민은 교육. 정규교육은 외국인 학교에 보내면 되기 때문에 걱정이 없다. 오랫동안 영국령이었기 때문에 수준 높은 영국학교, 미국학교가 있다. 사립이라 교육비가 부담스럽지만 고등학교까지 졸업한 후 국내에 특례입학이나 미국 유학 등의 기회가 열려있기에 다들 외국인 학교로 아이들을 보낸다.
문제는 한국어교육이다. 매주 토요일 한인회가 운영하는 한글학교가 운영되고 있긴 하지만 자원봉사에 의존하다보니 아쉬움이 많다고. 고국에서 한글학교 교사와 교육을 위한 자료들을 지원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박 회장은 한국어 교육을 위해 한글학교 설립을 추진중이다. 문제는 10만달러 정도 예상되는 예산. 우선 재외동포재단에서 취지에 공감하며 5천달러를 지원해주었다. 한국어교육을 중요한 건 그만큼 한인들의 뿌리의식이 강하기 때문이라고 박 회장은 강조했다.
“26년동안 여기 살면서 한국에 무슨 일 있다고 하면 우리가 먼저 마음이 들썩거려요. 기우일지 모르지만 고국에 한 마디 한다면 너무 도덕적으로 해이해져 있는 게 아닌가 싶어요. 뿌리가 잘 살아야 우리도 좋은 거죠. 언제나 기도하는 마음으로 고국을 생각하며 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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