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국회에서 열린 총리 후보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이해찬 총리 후보가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오마이뉴스 이종호
[최종신 : 24일 저녁 8시30분]
'김선일씨 사건' 관련 국회 긴급 현안질의와 겹쳐 맥 빠진 인사청문회
이해찬 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 첫날 일정이 끝났다. 여야 의원들은 이 후보자의 국정수행 능력을 집중 검증했지만, 김선일씨 피살 사건에 묻혀 여론의 관심을 끄는 데는 실패했다.
한나라당의 심재철, 전재희 의원이 각각 이 후보자 부인의 대부도 땅 투기매입 의혹과 국민건강보험 미납 의혹 등을 제기했지만, 이 후보자는 "고의로 한 것은 아니다"고 예봉을 피해갔다.
오후 들어서는 정부의 책임을 추궁하는 국회 본회의가 열리는 바람에 청문회는 더욱 맥빠진 분위기로 빠져들었다. 한나라당 이군현, 이주호 의원은 오후 보충 질의에서도 이해찬 총리 후보자의 교육부 장관 시절 행적을 집중적으로 거론하며 자질 검증을 시도했다.
이군현 의원은 "이 후보의 교육부 장관 퇴진(99년 5월24일) 직전에 정부가 교원들의 퇴진 요구 서명을 중단하라는 압력을 넣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교총에 서명운동 전개를 자제해 줄 것을 당부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들어보이며 "이 자리에 교육부 차관이 배석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 후보가 장관에서 경질되기 10개월 전에 한국교총이 교섭을 요구했는데, 여기에 응하지 않다가 퇴진 서명운동에 돌입하자 부랴부랴 교섭에 응했다"고 교육부가 퇴진 서명운동과 단체교섭 협상을 연계하려는 게 아니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 후보자는 이에 대해 "공무원은 집단행동을 못 하게 되어 있는데 퇴진 서명운동을 집단적으로 하니까 교육부 직원들이 하지 말도록 한 게 아니냐?"고 해명했다. 이 후보자는 또한 "당시 교총회장이 김민하씨였는데, 나와 김 회장은 긴밀하게 자주 만났다. 교육부가 고의로 교섭을 회피한 것은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이주호 의원은 "1998년 4월 교육부 업무보고에서 과외비를 매년 20%, 30%씩 줄여 나가서 4∼5년 내에 모두 없애겠다고 당시 김대중 대통령께 보고한 사실이 있는데, 지금 왜 과외비가 치솟냐?"고 추궁하자 이 후보자는 "모두 없앤다고 보고 드린 것은 아니다. 한번 확인해 보겠다"고 위기를 모면했다.
정봉주 열린우리당 의원은 교원정년 단축을 문제삼는 한나라당 의원들에 맞서 "교원정년 단축이 문제가 아니라 공무원 연금의 문제점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명예퇴직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고 당시 상황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시도했다.
정 의원이 "교원이 무더기로 떠난 것은 공무원 연금의 불확실성 때문 아닌가"라고 묻자 이 후보자도 "기존 가입자들중에 공무원 연금상 불이익 때문에 명예퇴직한 분들이 많다. 최종적으로 기존 가입자는 불이익이 없어졌지만, 정부에 대한 불신 때문에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설명하기도.
국회는 내일(25일) 증인과 참고인 대상의 청문회를 한 차례 더 진행한 뒤 오는 29일 본회의에서 이 후보자의 총리인준안을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 | "국회 청소부가 이 후보자 골프회원권 사려면 30년 걸려" | | | '5선' 이해찬 당황케 한 '초선' 노회찬 의원의 돌발 질의 | | | | 노회찬 민주노동당 의원은 청문회 첫날 내내 김선일 사건을 집중 거론했다. 노 의원은 오후 질의에 앞서 인터넷에 떠돌고 있는 김씨의 마지막 육성을 낭독하기도 했다.
노 의원이 "총리직을 수행하게 되면 김씨의 유언을 반드시 대통령께 전달해달라"고 부탁하자 이 의원은 "그러겠다"고 긍정적인 답변을 하기도.
노 의원은 또한 "의원회관 청소부 아주머니들의 월급 실수령액이 53만 7,800원 정도라며 이는 법정 최저임금(56만 7,000원)보다 낮다. 국회사무처가 최저입찰가 제도를 쓰기 때문에 가장 인건비를 적게 주는 용역업체를 계속 고르고 있는 것을 아느냐"고 질문을 던졌다.
노 의원이 뜻밖의 얘기를 거론하자 17년째 국회를 지키고 있는 이 후보자도 약간 당황한 눈치. 이 후보자는 "내가 처음에는 운영위원을 했었는데 그 후에는 운영위원을 해 본 지가 한참 되어서, 국회 사무처의 예산이라든가 집행은 국회 운영위원회의 위원님들이 주로 다루시기 때문에…"라고 얼버무렸다.
노 의원은 이 때를 놓치지 않고 "국회의 청소부 아주머니들이 월급을 다 털어서 이 후보자의 골프 회원권을 사려면 30년이 걸린다"고 꼬집고 넘어갔다. / 손병관 기자 | | | | |
[4신 : 24일 오후 5시10분]
정두언 "이해찬 후보자는 일방성의 화신"
이해찬 "신행정수도, 사법부 이전은 효과 없어"
오후에 열린 인사청문회는 이해찬 총리 후보자의 도덕성 및 자질 문제를 핵심 화두로 청문이 시작됐다. 여당 위원들과는 달리 야당 위원들은 이 후보자와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은 "오전에 이 후보자는 이주호(한나라당) 의원의 질문에 대해 '일방적으로 얘기하지 말라'고 했는데, 일방적이라고 하면 이 후보께서 화신이다, 일방성의 화신이다"고 꼬집었다.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뛰쳐나가거나 출근중단 투쟁을 한 적이 있는데, 왜 대화로 하지 못하고 일방적으로 그렇게 했느냐. 이 후보자가 개혁적이라고 생각했는데, 열린우리당 원내대표 경선 당시 이 후보에 대해 당내에서조차 개혁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 같고, 같은 당의 강봉균 위원도 오전에 그렇게 말하더라.
모두발언에서 성실하게 살아왔다고 했는데, 의아스러운 것은 의원 의정활동 평가 중 256등을 했다. 성실성에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평균 68점에서 42점을 받았다. 과거의 모습에서 새롭게 변신하는 모습으로 답변하는 것이 올바른지 의심스럽다.
이 후보자는 DJ의 대북 불법지원에 대해서는 이해한다는 식으로 말을 했는데, 96년 예결위 간사를 하면서 YS 정권이 대북지원으로 밀가루를 보낸 것에 대해서는 격렬하게 정치 공방을 했다. 지난 대선 전에 정책위의장 당시 대권후보 중 인내와 사회갈등 치유 능력을 가진 사람이 없다고 했다. 그 말도 바뀐 것 같다. 이해찬 총리 후보자가 소신있게 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역시 마찬가지가 아닌가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