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 출석한 이해찬 국무총리가 의원들의 경제분야질문에 답변하고 있다.권우성
이에 대해 이 총리는 "대통령이 여러 기업집단의 회장들을 불러서 정부 정책을 설명하고 투자환경의 안정성과 예측가능성 이해시켜주는 것과 많은 사내 유보금을 투자하도록 하는 것은 대통령으로서의 당연한 투자 정책"이라고 반박했다.
이 총리는 또 "(대통령이 재벌 총수를) 겁을 주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며 "그러한 일은 과거 권위주의 정권 때나 있었지만 지금은 역사의 유물로 사라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 총리는 강 위원장의 4대 재벌총수 회동을 비판한 유 의원에게 "실정을 듣자는 노력을 그렇게 받아들이면 모든 공무원들이 기업인을 만나지 말라는 말이냐"고 반박했다. 이 총리는 또 "미국의 기업 풍토는 우리 풍토와 많이 다르고, 우리는 불과 10년전만 해도 정경유착이 얼마나 심했느냐"며 "작년 한나라당이 불법 대선자금을 받은 액수만 해도 그렇다"고 말해 유 의원을 발끈하게 만들었다.
유 의원은 '차떼기' 얘기가 나오자 "한나라당이 받은 것은 인정한다"면서도 "열린우리당은 안 받았느냐"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 | 열린우리당 의원들, 유 의원 발언 항의 | | | | 13일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유승민 의원이 노 대통령을 향해 "악정의 굿판을 거둬라"고 비난하자 본회의장은 일순간 고함소리가 터져나왔다.
우리당 의원들은 유 의원이 질의서를 읽어내려가며 참여정부를 비판하자 "들어와, 들어와"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한 의원은 유 의원을 향해 직접 "여보세요, 악정이라니..."라고 언성을 높였고, 다른 의원은 유 의원이 배포한 질의서를 책상 위에 내던지기도 했다.
일부 의원들은 황당한 듯 자리를 떠났다. 김한길, 정청래 의원 등 5∼6명은 유 의원의 발언 도중 자리를 떴다. 하지만 우리당 의원들은 유 의원의 질의를 적극적으로 막지는 않았다.
한편 이종걸 열린우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대정부질문 도중 유 의원의 발언과 관련, 김덕룡 한나라당 원내대표에게 항의하기도 했다. / 김영균 기자 | | | | |
이헌재 "경제위기론 일부 정략적 의도 가지고 있다"
이 총리에 이어 답변에 나선 이헌재 부총리도 유 의원을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이 부총리는 "노 대통령이 경제위기 음모론을 말하고 있는데, 이 부총리도 야당이 정략적 의도를 가진 것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일부 그런 면이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
이 부총리는 이어 "탄핵 정국 전후해서 대통령의 경제정책이 잘못됐다는 것은 정치적 내지 정략적 의도를 가지고 발언된 부분이 있지 않나 생각된다"고 분명한 견해를 밝혔다.
이 부총리는 또 경제위기론에 대해 "위기는 시장 메커니즘이 작동하지 않을 때"라고 전제한 뒤 "지난 97년처럼 정상적 금융시스템이라고 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면 위기지만 지금은 국제 원자재가격 상승 등이 국가의 경제 시스템을 작동 못할 정도로 위기 상황으로 몰아가는 전조라고 판단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와 반대로 유 의원에 앞서 대정부질의를 펼친 박상돈 열린우리당 의원은 질의 내내 노무현 대통령의 정책을 옹호하고 한나라당을 비판해 눈길을 끌었다.
박상돈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국정 성과를 놓고 일반의 평가는 우호적이지 못하지만 저는 동의할 수 없다, 비전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의 문제"라며 질의를 시작했다.
이어 박 의원은 강동석 건교부 장관에게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에 대해 질문하며 "대통령이 '원가공개는 장사 원리에 맞지않는다'며 핵심을 찔렀다"며 "쌀 한말을 사거나 컴퓨터를 사면서도 원가공개를 하지는 않는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그럼에도 우리당은 아파트 가격 안정을 위해 원가공개를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공약했고, 이를 '원가공개' 약속으로 받아들인 서민층이 분노해 지지도 하락의 한 원인이 되고있다"는 열린우리당의 입장을 강변하기도 했다.
또한 박 의원은 이해찬 총리에게 신행정수도 건설 사안을 질의하며 총리가 아닌 한나라당을 집중추궁했다. 박 의원은 "국민들의 불안감 저변에는 한나라당과 기득권층의 기회주의적 태도가 한몫 단단해 했다"며 "대선 당시 행정수도 이전을 반대하다가 입법시에는 적극 찬성하고 다시 사과하는 한나라당의 태도는 참으로 이해하기 힘든 게 사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의원이 "박근혜 대표 사과의 성격을 무엇이라고 보냐"고 묻자 이해찬 총리는 "사과의 성격을 말씀드리기는 적절치 않다"면서도 "다만 (정부는) 일관적으로 시행하고 있는데, 한나라당은 입장을 몇번 바꿔 예측하기 어렵다"고 박 의원 주장에 동감을 나타냈다. 이 총리는 "국회 입법을 원인무효하는 일은 헌정 사상 없었다"며 "사과로 법을 무효화시키면 어떻게 입법하겠냐"고 강조했다.
[4신 : 13일 오후 6시]
"참여정부는 '네로(NARO) 정권' 아니냐"
13일 오후 속개된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최경환 한나라당 의원은 참여정부를 '네로 정권'이라며 비난을 퍼부었다.
최 의원은 참여정부의 대통령 소속 위원회가 20여 개가 넘는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 위원회들이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으면서 개혁한답시고 로드맵만 잔뜩 내놓고 있다"며 "최근 한 달 사이만 해도 무려 18개의 로드맵이 발표됐다"고 비판했다.
최 의원은 또 "참여정부 출범 후 말만 많고 실천은 없어서 나토(No Action Talk Only)정권이라 했지만 이제는 이 정권을 실천은 없고 로드맵만 있는(No Action Roadmap Only) 정권, 즉 '네로(NARO) 정권'이라고 부르고 싶다"며 비꼰 뒤 "총리는 위원회 정비를 대통령에게 건의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어 최 의원은 분양원가 공개와 신행정수도 건설에 대해 집중 추궁했다. 특히 신행정수도 건설과 관련, 최 의원은 "수자원장기종합책자에 따르면 2011년 충청지역 용수가 부족하다는데 신행정수도 건설을 하는데 문제가 없느냐"고 따졌다.
이에 대해 강동석 건교부장관은 "충분히 조달 가능하다"고 답했다. 강 장관은 "행정수도 건설로 추가로 필요한 용수 예상량이 1일 약 20만톤"이라며 "대청댐의 미사용량 1일 16만톤, 용담댐은 1일 30만톤의 여유가 있다"고 반박했다.
최철국 열린우리당 의원은 정부가 지난 7일 발표한 중소기업종합대책에 초점을 맞췄다. 최 의원은 중소기업종합대책 중 채용장려금과 경영지원 쿠폰 발행 방안에 주목하고 이에 대한 예산 확보를 촉구했다.
이에 대해 이헌재 부총리는 "채용장려금은 고용보험법시행령 개정을 필요로 하고 있기 때문에 개정 작업이 끝나면 우선 고용보호기금 여유 자금을 활용하려고 한다"며 "다른 부분은 입법 사항이기 때문에 거기 맞춰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3신 : 13일 오후 5시30분]
"정책 일관성 없어 소비·투자 침체" ... "행정수도 이전 일관성있게 추진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