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비례대표 16번으로 출마한 전(前) 조선일보 일본지사장 백진훈씨도 당선되었다. 백진훈씨는 지난 1월 일본인으로 귀화했음을 <선데이 재팬>에 출연하여 밝힌 바 있고, 그 이후 조선일보 지사장 자리를 그만두었다고 밝혔다.
이러한 목소리는 12일자 <아사히신문>의 사설에도 드러나 있다. 사설은 "이번 참의원 선거는 승리를 거두었던 지난 총선에서 불과 8개월 지난 시점에서의 패배로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라면서 "국민들의 마음과 기분이 이번 선거에서 드러났다는 것을 고이즈미 총리가 깨닫지 못한다면 다음 총선에서 실로 오래간만에 정권교체를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일침을 놓았다.
한편 승리를 거둔 민주당의 오카다 대표는 시종일관 여유있는 표정으로 "(국민들의)신뢰를 얻었다"며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그는 자민당의 텃밭이라고 일컬어지는 지방에서의 비약적인 약진에 대해 큰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고 밝혔다.
여유있는 오카다 민주대표 "정권교체 시대에 들어갔다"
또 오카다 대표는 기자단과의 인터뷰에서 "자민당이 연금이나 자위대의 다국적군 참가 문제 등에 대해 설명하지 않고 무작정 처리해버리는 바람에 민주당에 기대하는 흐름이 선거운동 막판에 형성되었다. 2대 정당, 정권교체의 시대에 본격적으로 들어갔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실질적으로 연금개혁입법안에 관한 자민당의 설명이 부족했다고 보는 사람이 거의 대다수.지난 6월 5일 연금개혁관련안이 여당의 날치기로 통과된 직후 행해진 TBS의 긴급여론조사에 따르면 "현역세대 수입의 5할을 정년퇴임 후 매월 수령 가능하게 한다", "보험료는 인상하지 않는다" 등의 추상적인 선언만 있을 뿐 구체적인 데이터나 시행방안 등에 대해 제대로 설명되지 않았다고 대답한 일반시민의 비율이 무려 82%를 점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라크에서 2명의 저널리스트가 숨지고, 서미트 회담에 참가한 고이즈미 총리는 아무런 설명없이 혼자서 자위대의 다국적군 참가의지를 표명한 점들이 국민들의 분노를 불러일으킨 셈이다.
그러나 정치평론가 시모다 코지는 "민주당은 승리에 들뜨면 안 된다. 민주당이 잘해서 뽑아준 것이 아니라, 자민당이 워낙에 헛발질만 하고 돌아다녀서 실망한 사람들이 민주당을 선택한 것. 물론 선거의 접점을 국민연금과 이라크 파병문제로 좁힌 민주당의 선거전략은 평가할 만하다"는 견해를 표명했다.
한편, 공산당과 사민당 등 군소 정당은 2대 정당제가 정착되고 있는 분위기에 휩쓸려 상당한 피해를 보았다. 공산당의 경우 지역구 당선자가 한 명도 없는 대참패로 선거전 15석에서 11석이나 모자란 4석에 그치고 말았다.
2석을 얻은 사민당의 경우 의석수는 선거전과 변함이 없으나, 고이즈미 정권 주도의 연금개혁안과 이라크 파병에 누구보다도 열심히 반대해 온 정당으로서 이번 결과에 대해 실망의 목소리가 높다.
당 내부에서는 "민주당과 합병의 길을 모색해야 된다"는 목소리도 높지만, 이 점에 대해 사민당 아베 중의원은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유사법안에 찬성하고, 헌법9조를 바꾸자는 것에 찬성하는 민주당과 어떻게 합병할 수 있다는 말인가?"라며 민주당 합병설을 강하게 부인했다.
사민당의 후쿠시마 당수 역시 "2대 정당제의 흐름이 정착되어 버려 반(反)자민당 성향의 국민들이 전부 민주당을 지지해버려 아쉽다"고 짤막한 코멘트를 남겼다.
중의원이 실질적으로 정책을 개발, 입안하고 참의원은 형식적인 추인 등의 역할을 담당하는 일본의 양원제. 물론 정권을 좌지우지하는 작년 중의원 총선거의 결과가 자민당을 지지했기 때문에 고이즈미 정권 자체에 큰 변화는 없을 듯으로 보이지만, 이번 참의원 선거에서 내려진 일본국민들의 심판을 고이즈미 정권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앞으로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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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부터 도쿄거주. 소설 <화이트리스트-파국의 날>, 에세이 <이렇게 살아도 돼>, <어른은 어떻게 돼?>, <일본여친에게 프러포즈 받다>를 썼고, <일본제국은 왜 실패하였는가>를 번역했다. 최신작은 <쓴다는 것>. 현재 도쿄 테츠야공무점 대표로 재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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