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노조 광주 북구지부 노조원 200여명이 13일 정오 북구청 앞에서 집회를 갖고 인사개입 의혹을 사고 있는 김영철 북구의회 의장의 의장직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오마이뉴스 이국언
광주시 북구의회 의장이 자신의 아들을 북구청 기획감사실 일용직으로 취직시켰다는 의혹이 제기돼 공무원 노조로부터 거센 반발이 일고 있다.
전국공무원노조 광주 북구지부(지부장 설남술)는 13일 정오 북구청 앞에서 노조원 2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집회를 열고, 지난 7일 하반기 의회 의장으로 당선된 김영철 북구의회 의장(운암2동)의 의장직 사퇴를 촉구했다.
김 의장의 아들인 김모(32)씨는 지난 2월 북구청 기획감사실에 일용직(발간실)으로 채용됐는데 '사실상 특채 아니냐'는 구설수에 휘말려 있는 상태. 이와관련 북구청 한 관계자는 "결원이 생겨 구청 게시판 공고를 통해 모집하게 된 것"이라며 "제한경쟁 공개모집이었으나 응시자는 김 의장의 아들 1명뿐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는 지난 5월경 북구청이 공채한 같은 일용직인 환경미화원 선발 시험의 경우와는 큰 대조를 이루는 것이어서 의혹은 점점 커지고 있다. 당시 환경미화원의 모집에는 총 10명 모집에 고학력자를 포함해 250여 명이 대거 응시해 심각한 구직난을 반영하기도 했다.
북구청 "공개모집, 단 1명만 응시" 해명 불구 의혹 커져
공무원 노조는 "김모씨는 일용직 중에서도 정년이 59세까지 보장되고 초봉 연봉만 7급 10호봉 수준에 달하는 2400만원에 이른다"며 "누가 봐도 엄청난 특혜"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김 의장의 전 의원 시절에도 자신의 친척 1명이 계약직으로 채용된 바 있다"며 "김 의원의 아들이 취직할 수 있었던 것은 의원으로서의 부당한 압력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설남술 공무원노조 광주 북구지부장은 "지난 14년 동안 의회는 무소불위의 권한만 행사하는 성역으로 남아왔다"며 "지금이라도 구민과 전 공무원에게 공개사과하고 의장직에서 물러나는 것만이 자신의 명예를 회복하는 길이다"고 주장했다.
설 지부장은 "일용직은 IMF 때 구조조정 일환으로 30여 명의 사람들이 떠나가야 했던 자리"라며 "의장직을 사퇴하지 않으면 의원 퇴진 운동까지 확대할 것"이라며 의장직 사퇴를 재차 촉구했다.
노조원들은 결의문에서 "의원은 주민을 대표하는 공인으로서 누구보다 청렴성과 도덕성이 요구돼야 한다"며 "그러나 작금의 현실은 인사 등 각종 고유업무에 부당한 압력을 가하는 또 다른 상전노릇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김 의장은 자신의 친척과 자녀를 북구청 직원으로 채용토록 하고, 얼마 전에는 대낮에 일부 의원이 고스톱 화투판을 벌여 50만 북구민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의원들은 의원 윤리강력을 각인하고 준수하라"고 주장했다.
한편 김 의장은 "어떻게 의원이 압력을 넣었겠느냐"며 인사 개입 의혹을 부인했다. 김 의장은 "어떻게 해서 합격됐는지 확실한 것은 잘 모르고 있다"며 "나중에야 채용된 사실을 알았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은 아울러 "내가 잘못한 것도 아닌데 왜 물러서야 하느냐"며 사퇴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