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의 적극적 참여와 비판 필요"

기획 ③ -[인터뷰]청주경실련 이두영 사무처장

등록 2004.07.15 01:16수정 2004.07.15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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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경실련은 충북지역에서 지역균형발전과 지방분권을 위해 앞장서왔던 단체로 평가되고 있다. 청주경실련 사무처장이자 지방분권 국민행동 충북본부 공동집행위원장인 이두영 처장은 지난 6월 24일에 있었던 ‘행정수도이전과 관련 언론보도에 대한 긴급대토론회’에서 ‘행정수도이전 논란의 새 쟁점과 바람직한 논의 방향’에 대해 발제하는 등 지역균형발전과 지방분권운동을 위해 노력해왔다.

지난 7월 12일 지방분권국민운동충북본부는 수도이전반대국민연합이 '수도이전 위헌 헌법소원 대리인단'을 통해 신행정수도건설 특별조치법에 대한 위헌여부를 묻는 헌법소원을 제출한 것에 대해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부정하는 행위는 대한민국의 국체를 부정하는 것으로, 결과에 대한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한다!"는 제목으로 논평을 발표했다.

논평에 따르면 "우리가 합법적인 테두리에서 문제제기를 하는 것은 헌법에 보장된 기본권에 해당하므로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 그러나 국회에서 통과된 신행정수도건설특별조치법을 대통령이 국민투표에 부치는 것은 입법권을 무시하고 삼권분립에 위배되는 것으로 초법적인 권한행사이다. 대통령에게 국민투표를 주장하는 것은 초법적인 권한 남용을 주장하는 것과 같은 것으로, 헌법소원과 같은 합법적인 과정을 거쳐 문제제기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할 것"이라면서, "행정수도이전 반대론자들의 주장은 반대를 위한 명분일 뿐, 실상은 수도권 이기주의와 기득권을 옹호하기 위한 것이며 이는 헌법소원 청구인단에 서울시의원 50여명이 포함, 비용을 서울시의회가 부담한 사실에서도 충분히 입증된다"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두영 청주 경실련 사무처장
이두영 청주 경실련 사무처장김갑수
▲ 지금 발생하고 있는 행정수도 이전논란에 대한 의견은?
"오랫동안 분권운동에 참여해온 단체로서 행정수도 이전에 대한 충분한 논의와 준비과정이 있었다. 지방에서는 대선 당시부터 행정수도 이전이 큰 이슈였다. 그러나 수도권에서는 ‘설마 옮길까?’라는 심정으로 적극적인 대응을 해오지 않았고, 수도권의 시민사회단체도 마찬가지였다고 생각한다. 관심과 정보의 부족이 현재의 상황을 이끌었다. 원칙적으로 찬성하면서도 자기 일이 아니라는 안일한 대처가 문제라고 생각한다.“

▲ 행정수도 이전 지역이 사실상 공주ㆍ연기로 결정되었다. 충북의 유일한 후보지였던 진천ㆍ음성주민들의 반발과 충북지역 시민단체들의 반응은 어떠했나?
"진천ㆍ음성지역 주민들이 유치에 대한 적극적이지 못한 태도에 대해 충북도청에 항의 방문하는 일도 있었다. 일부 지역 언론들은 충북 사회단체들이 유치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는 것을 문제 삼기도 했다. 그런 상황에서도 충북 권 사회단체들은 모범적으로 잘 해왔다고 생각한다. 우리지역에서는 ‘시민운동사에도 남을만한 모범적인 사례’라는 평가가 있을 정도로 지역 이기주의 차원을 넘어 지방분권과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우리 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앞장서왔다.”

▲ 행정수도이전에 대한 헌법소원까지 제기된 상황이다. 현 상황을 어떻게 인식하나?
“위기의식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만약에 행정수도 이전이 중단된다면 엄청난 혼란이 있을 수밖에 없다. 수도권 기득권층의 지독한 이기주의적인 논리가 문제다. ‘수도이전반대국민연합’은 순수하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우선, 행정수도이전에 대한 전제에는 원칙적으로 찬성하고 그에 대한 차분한 정책적 접근이 필요한 상황이다. 헌법소원비용도 서울시에서 부담하고 사무실도 서울시 건물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모든 주장이나 행동이 한나라당, 서울시, 보수언론과 같은 것은 문제가 크다.”

▲ 수도권 시민단체들의 소극적 태도에 대한 의견과 바람은?
“수도권 단체들이 지금이라도 같이 대응해야 제대로 된 방향으로 진행될 수 있다. 지방분권은 한국의 시민사회가 오랫동안 주장해온 사안이다. 가칭 ‘국가균형발전과 신행정수도 이전을 위한 범 국민연대’를 제안하고 있다.”


▲ 수도권 시민단체들은 행정수도가 이전될 경우 수도권의 개발규제가 완화되었을 때 또 다른 난 개발과 집중현상이 있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공조가 필요하다. 분권과 분산은 시대적 흐름이다. 현정권과 일맥상통하기 때문에 친정부적 성향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 하지만 지난번 대선에서 ‘지방분권 대 국민협약’을 통해서 분권의 문제가 이슈화되지 않았는가? 한국 시민운동이 오래 전부터 얘기해온 것을 정부가 한다고 하는데 더 강력하게 요구해야 한다. 또한, 수도권 시민단체들은 지방의 절박한 입장을 이해하고 적극성을 뛰어야 한다.“

▲ 수도권 시민단체를 제외하더라도 타 지역의 단체들은 신행정수도를 ‘대형 신도시’정도로 인식하면서 실질적인 분권과 균형발전이 이뤄질지를 염려하고 있다
“우리도 그 부분을 염려하고 있다. 충청권으로 이전되었을 때, 수도권과 연담화가 이뤄질 우려가 있고 또 다른 수도권 집중 및 난개발이 우려된다. 그렇기 때문에 공조하자는 것이다. 반대론을 펴고 있는 쪽에서는 마치 충청권만을 위한 이전으로 끌어내고 있는데 그것은 절대 아니다.”


▲ 앞으로의 계획은?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을 위한 전국조직이 절실하다. 그동안 시민사회가 논의했던 많은 부분이 노무현 정권의 핵심적인 국정과제에 녹아져 있다. 전국적 네트워크를 마련하여 일방적 찬성, 지지가 아닌 시민사회의 자기정체성을 가지고 참여와 비판, 대안마련이 이뤄져야 한다. 잘못하면 엄청난 갈등이 야기될 수 있는 사안인 만큼 시민단체가 그 중심을 잘 잡아가야 한다.

그 동안 수도권과 지역의 시민단체 간에는 자기영역에 대한 선이 분명했지만 이제는 수도권의 문제가 지역의 문제이고 지역의 문제가 수도권의 문제이다. 극단적 이기주의를 극복하고 공동대응이 절실한 상황이다. 시민운동이 조금 더 연대운동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조직이 만들어지면 공론화 과정이 필요하다. 정치권 및 반대세력에 대해 목소리를 높여야 하고 본질을 외면하고 있는 보수언론의 개혁을 위해서도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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