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갑제 "국군 자기팔 잘라 김정일에게 바쳤다"

'군 선동' 목청 되풀이.. 시민단체 "아직도 수구냉전 쿠데타를 꿈꾸는가"

등록 2004.07.15 12:44수정 2004.07.15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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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갑제 <월간조선> 대표가 자신의 홈페이지에 13일 올린 글.
조갑제 <월간조선> 대표가 자신의 홈페이지에 13일 올린 글.조갑제의 기자세상

국군의 정권명령 거부를 선동한 우익단체 광고가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대표적 보수논객인 조갑제 <월간조선> 대표도 같은 내용의 주장을 펼치며 선동 목청을 되풀이하고 있다.

조 대표는 지난 13일 자신의 홈페이지(www.chogabje.com)와 월간조선 홈페이지 게시판에 게재한 '국군의 신성한 의무(헌법5조)'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최근 한달 남짓 한국에서 벌어진 일들의 경향은 바로 현대판 양반들에 의한 기업인, 군인 공격"이라며 국군의 정치적 각성과 자기방어를 주문했다.

'사(士)계열'의 현대판 양반으로 정치인·학자·언론인·검찰-경찰·시민단체 등을 꼽은 조 대표는 "전근대적 권력생리를 가진 사계열 직업인들이 근대화의 주력 직업군을 몰아붙이고 있다"고 거듭 주장했다. 그는 이같은 사례로 ▲'쓰레기 만두' 사건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의 허모 일병 타살사건 재조사 ▲비전향 장기수의 민주화운동 인정 논란 ▲휴전선 대북·대남선전 방송시설 철거 등을 제시했다.

그는 특히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활동에 심한 거부감을 표출했다. 그는 "의문사위는 한나라당의 지원까지 받아 활동시한을 늘리고 권한을 강화하여 안하무인의 행동을 계속하려 하고 있다"며 "정치세력화한 대통령 직속 기관과 언론이 합작하여 군대를 괴롭혀도 군대가 쩔쩔 매는 모습을 볼 때 한국은 아직도 '사농공상병'의 사회"라고 주장했다.

또 비전향장기수 민주화운동 인정 논란과 관련, "대통령은 이런 반국가적 행동에 대해 아무런 시정조치를 내리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이 '간첩 영웅만들기'의 사실상 배후세력이 아닌가"라는 국민행동본부 성명을 인용하면서 "국군통수권자가 빨치산 편을 들면서 빨치산을 토벌한 국군의 울분은 외면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휴전선 대북·대남선전 방송시설 철거합의에 대해 "국군 지휘부는 휴전 이후 이만큼 한국의 전투력을 스스로 해체해버린 이적-자해행위는 없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민간인들이 좌지우지하는 굴욕적인 대북정책에 저항하지 못하고 자기 팔을 잘라 김정일에게 바치는 식의 자해를 한 모습"이라며 군 지휘부를 힐난했다.

그는 "만약 민주나 진보로 위장한 친북 반역정권이 어용-친북 방송과 언론의 협조를 받아 정권을 잡은 뒤 6.15 선언을 실천한다면서 실제로는 연방제 적화통일을 획책한다면 국군은 국가안전보장 임무를 어떻게 수행할 것이냐"고 추궁했다.


또 "친북정권이 적과 내통하여 헌법을 마비시키고, 국익을 팔면서 국군을 무력화시켜나갈 때 국군은 어떻게 할 것인가"를 거듭 따지며 "한국군은 중립을 지키되 정치에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할 의무가 있다"고 주문했다. "현대판 양반득세 시대를 맞아 헌법과 애국심과 자유로 무장하여 자신들을 방어하지 못하면 조선조의 무인 취급을 받고 말 것"이라는 게 국군에 대한 그의 우려이자 경고이다.

조선반대시민연대 "아직도 수구냉전 쿠데타 꿈꾸는가" 비판


한편 우익단체인 예비역 육·해·공·해병대 대령 연합회(회장 서정갑)도 같은 날 <동아일보> 2면에 "국군은 정치적으로 중립을 지키되, 헌법과 국가를 배신하는 정권의 그 어떤 명령도 거부해야 한다"는 제목의 성명광고를 실은 바 있다.

연합회는 성명에서 "자살한 허원근 일병 사건을 군이 타살해 은폐한 것처럼 조작한 대통령 직속 의문사위가 남파간첩의 전향 거부 활동을 민주화 활동으로 규정했다"며 "노 대통령이 이를 방치하는 것은 그 자신이 사실상 '간첩영웅 만들기'의 배후세력이 아닌가 의심케 한다"고 비난했다.

또 "대북 확성기·전광판을 없애기로 한 것은 김정일이 싫어하고 북한 군인들이 목말라하는 대북 진실 방송을 북한의 대남 허위방송과 맞바꾼 것"이라며 "국군은 급속도로 진행중인 헌법파괴, 국기훼손 등을 예의 주시해 적과 내통해 조국을 파괴하려는 세력을 감시하여야 할 권한과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시민단체에서는 이들의 행태가 '수구냉전식 쿠데타 선동'이라며 강력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조선일보반대시민연대는 15일 성명을 발표하고 "쿠데타 같은 반민주군사독재시절의 망령에 매달리는 허황되고 위험한 말장난과 책동을 당장 그만두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조선반대시민연대는 "노회하기 짝이 없는 조씨는 '만약'과 '~라면'을 적절히 구사하며 가정법으로 위장하고 있지만, 그가 말하는 친북반역정권이 참여정부를 뜻하는 것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고 지적했다. 또 "쿠데타라는 말은 한 적이 없으니 내란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발뺌해도, 조씨의 말을 '우국충정'으로 이해하는 국민은 대령연합회를 비롯한 일부 수구세력 말고는 없다"고 단언했다.

조 대표는 지난해 8월 24일에도 「'친북 비호' 독재정권 타도는 합헌(合憲)」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노골적으로 군 쿠데타를 사주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당시 그는 "정권이 나서서 반역과 독재에 대한 국민의 합법적 대응의 길을 막으면 국민은 국가와 헌법과 자유를 지키기 위한 마지막 수단으로서 그런 정권을 반역 독재정권으로 규정하고 저항권을 행사할 수 있다, 국민 속에는 물론 군인도 포함된다, 이런 저항권은 4.19처럼 물리력을 동원하더라도 합헌적이다"라고 주장해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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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언론운동협의회(현 민언련) 사무차장, 미디어오늘 차장, 오마이뉴스 사회부장 역임. 참여정부 청와대 홍보수석실 행정관을 거쳐 현재 노무현재단 홍보출판부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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