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헌절 맞은 파병재검토 의원들 "이라크 파병은 위헌"

김인식 제헌의원동지회 회장은 제헌절 기념식서 "파병, 국익 고려해야"

등록 2004.07.17 12:21수정 2004.07.17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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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전 9시 30분 국회 본관앞에서 "이라크 파병은 헌법에 위배된다"는 성명을 발표하는 여야 의원들
17일 오전 9시 30분 국회 본관앞에서 "이라크 파병은 헌법에 위배된다"는 성명을 발표하는 여야 의원들권박효원

"오늘 제헌절은 헌법수호를 다시금 다짐하는 날이다. 우리는 헌법을 지키기 위해 국군의 이라크 파병을 강력히 반대한다."

파병재검토를 주장하는 여야 의원들이 17일 오전 9시 30분 제헌절을 맞아 국회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라크 파병은 침략전쟁을 부인하는 헌법 5조 1항에 위배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김원웅 의원, 고진화 의원, 천영세 의원, 손봉숙 의원 등 기자회견에 참석한 여야 의원 10여명은 "이라크 침략전쟁에 국군을 파병하는 것이며 '대한민국은 침략전쟁을 부인한다'는 헌법 제5조 1항에도 위배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이날 성명에서 "오늘은 제헌절 56주기를 맞는 날이다. 항구적인 국제평화의 유지에 노력하여 우리들과 우리들의 자손의 안전과 자유와 행복을 영원히 확보할 것을 다짐한 헌법정신을 기리는 날"이라면서 "우리 국군을 이라크 침략전쟁에 파병하는 것은 평화를 수호하고 인권을 존중하는 대한민국 헌법정신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특히 미 상원 정보위 보고서나 영국 버틀러 보고서를 근거로 들며 "미·영 양국 정부는 왜곡되고 과장된 정보를 근거로 이라크를 침공했다"며 미국에 "왜곡된 침략전쟁에 대한민국을 공범자로 끌어들인 데 대해 공식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이날 제헌절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 국회 본관으로 들어서던 몇몇 의원들은 "수고한다"며 이들의 성명에 공감의 뜻을 나타냈다.

한편, 김인식 제헌국회의원동지회장 이날 오전 10시 본관 안에서 열린 개헌절 기념식에 기념사를 통해 파병과 반공을 강조해 파병반대의원들과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김 회장은 "파병 등 안보문제에 있어서는 무엇이 이익인지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며 "국민들도 감정적 대응을 자제하고 국익을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인식 회장은 또한 최근 "얼마전 남파간첩, 빨치산 등에 대해 민주화 운동공로가 있다는 국가기관 발표를 보고 말문이 막혔다"며 "그들은 우리의 헌정질서를 파괴하려 한 자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회장은 "우리가 50년 전 세운 신생 대한민국은 친공국가가 아닌 반공국가"라고 강조했다.

김원기 국회의장은 이날 기념식 경축사에서 "상임위 구성에서부터 그저께 끝난 개원 국회 임시회까지의 과정을 되돌아볼 때, 우리 국회가 '변화와 개혁'을 주문한 총선 민의에 부응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며 "안정과 균형 속의 개혁을 추구하자"고 말했다.


다음은 '파병재검토 의원'들의 성명서

헌법위배, 이라크 파병 반대한다

오늘은 제헌절 56주기를 맞는 날이다. 항구적인 국제평화의 유지에 노력하여 우리들과 우리들의 자손의 안전과 자유와 행복을 영원히 확보할 것을 다짐한 헌법정신을 기리는 날이다.

최근 미국 상원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된 정보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이라크 침공은 잘못되고 과장된 정보를 근거로 단행된 것임이 밝혀졌다. 미국 부시정부가 이라크침공의 명분으로 내세웠던 후세인 정권의 알카에다와의 연계, 대량살상무기 개발 및 보유 등이 사실이 아님이 확인되었다.

또 영국 버틀러 보고서에서도 사담 후세인이 보유한 대량살상무기가 '심각하고 현존하는 위협'이었다는 주장과는 달리 "이라크는 전쟁이전에 배치 가능한 화학, 생물 무기를 보유하지 않았으며 이를 사용할 계획도 없었다"고 밝히고 있다.

이라크전을 주도했던 미영 양국정부가 왜곡되고 과정된 증거로 이라크를 침공한 것이 드러났다. 미국정부는 왜곡된 정보를 근거로 대한민국을 침략전쟁에 공범자로 끌어들인 데 대하여 공식적으로 사과해야 한다.

대한민국 헌법 제5조1항에는 "대한민국은 국제평화의 유지에 노력하고 침략적 전쟁을 부인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우리 국군을 이라크 침략전쟁에 파병하는 것은 평화를 수호하고 인권을 존중하는 대한민국 헌법정신을 훼손하는 것이며, '대한민국은 침략전쟁을 부인한다'고 명시한 헌법 제5조1항에 명백하게 위배된다.

오늘 제헌절은 헌법수호를 다시금 다짐하는 날이다. 우리는 헌법을 지키기 위해 국군의 이라크 파병을 강력히 반대한다.

이라크파병반대의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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