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대성계곡이재은
그러나 희망은 있다. 고진감래(苦盡甘來)! 이 곳에 가기 위해선 우선 한 시간 이상을 땀을 뻘뻘 흘리며 등산을 해야 한다. 그것도 지리산의 주 등산로를 따라서. 고진감래라 하지만 누가 한 순간의 피서를 위해 한 시간 이상씩 걸리는 산길을 오르려 하겠는가?
이 땀을 마다 않고 찾아 나서는 이 있다면 거긴 분명 무릉도원이 있을 터. 거기는 바로 지리산 대성계곡이다. 대성계곡을 가 본 사람이라면 무슨 말씀이냐며 반문할지 모르겠으나 대성 계곡의 깊이를 모르고 하는 말씀이다.
지리산의 서남단인 '경남 하동군 화개면'하면 벚꽃의 고장 화개동천과 쌍계사가 머리에 떠오른다. 그 화개동천을 따라 가다 보면 끝없이 펼쳐진 계곡 속에 수많은 피서객들이 올망졸망 그야말로 발 디딜 틈 없이 빼곡히 들어차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한참을 올라가면 의신마을이 나오는데 여기에 차를 주차해 놓고 아니면 여기가 버스 종점이니 여기서 하차하여 세석평원 방향으로 약 2.5km의 산길을 거슬러 올라가야 하는 곳이다.
이 길은 지리산의 유명 등산로로 세석평원을 경유하여 상봉인 천왕봉을 오르는 주 등산로기도 하다. 험한 산길을 오르락 내리락 하다 보면 밤나무 숲과 원시림이 나타나기도 하고 저 멀리서는 계곡의 물소리와 함께 그야말로 한 여름 산행의 진한 맛을 여지없이 체험하게 된다.
한 시간 쯤 진땀을 빼고 나면 쭉쭉 뻗은 후박나무 군락과 함께 곧이어 산길과 마당이 하나로 된 옛 화전민의 독가촌이 몇 채 눈에 들어온다. 여기가 바로 고진감래를 경험하게 해 줄 바로 그 피서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