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 삼학도 복원사업 진퇴양난

사회단체 "천억 이상 투자효과 회의적" 축소 주장

등록 2004.07.27 16:21수정 2004.07.28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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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목포시가 역점 시책으로 추진 중인 삼학도 복원화 사업을 두고 지역 사회단체에서도 투자의 효율성 등을 들며 사업 축소를 공식 주장해 지역의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목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성명을 통해 "삼학도를 복원하기 위해 1개 공장 시설 이전 비용으로 수백억원이 들어가는 것은 목포시 재정부담만 가중시킬 것"이라며 사업을 축소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달산에서 본 삼학도 전경
유달산에서 본 삼학도 전경정거배
목포경실련은 또 "천억원이 넘는 예산이 투자되는 삼학도 복원화 사업이 지역민들의 정서적 구심점으로 작용하거나 지역 경제에 큰 도움이 되는 관광 명소로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주민 공청회를 통해 사업의 타당성을 다시 검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미 육지와 연결된 목포 삼학도는 지난 76년 공원 지역으로 변경돼 90년부터 주택 등 지장물 철거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2011년까지 1243억 투입 복원

목포시는 지난 99년 삼학도 복원사업을 추진하기로 결정하고, 오는 2011년까지 1243억원을 들여 3개의 산으로 형성된 주변에 수로를 파는 등 육지로 변한 삼학도를 다시 섬으로 만든다는 복원화 계획을 세웠다. 이와 함께 밀레니엄 광장, 해변 광장과 열린 쉼터, 유람선 선착장 그리고 테마가 있는 목포이야기 전시장과 정원 전시장 등을 조성, 목포의 상징적인 관광 명소로 만들 계획이었다.

목포시가 계획한 삼학도 복원 조감도
목포시가 계획한 삼학도 복원 조감도정거배
목포시는 삼학도 복원화 사업비 1243억원 가운데 지난해까지 국비 243억원을 포함, 517억원을 확보했다. 중앙 정부의 지원금은 받았지만 목포시가 부담해야 할 예산은 확보하지 못해 당초 계획대로 수로건설 등 지난 2002년 5월부터 착수해야 하는 본공사는 미뤄진 채 지지부진한 상태다.

또 전남서부항운노조(위원장 이영춘) 등 지역 일각에서도 "삼학도 복원화 사업이 항만 기능을 축소시키는 등 지역 경제에 득보다 실이 많을 것"이라며 사업의 축소나 재검토를 주장해 왔다.

특히 삼학도 내 단일 시설로는 가장 큰 한국제분 공장 이전 문제가 불거지면서 복원화 사업에 대한 효율성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제분은 5년 전 목포시로부터 이전 요구를 받고 이미 충청남도 당진에 공장 부지를 마련해 놓고 있다. 이 회사는 자체 용역 조사 결과 이전에 따른 영업 손실과 이전 비용으로 360억원이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제분 이전비만 360억원

이 비용은 목포시가 부담해야 하는데, 전체 사업비의 30% 규모인 이전 비용을 시 자체예산으로 마련하는 것은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삼학도는 현재 주택과 중소 공장 등 현재 80%의 보상이 완료된 상태다. 목포시는 올해 안에 수로 건설 공사에 착수하기로 했지만 예산 확보의 어려움과 한국제분 이전 비용 때문에서 진퇴양난에 처해 있는 실정이다.


목포시는 현재까지 "삼학도 복원화 사업은 지역 발전 핵심 사업이고 국책 사업이라서 중단돼서는 안된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갖고 있다. 시는 한국제분에 대해 삼학도 복원화 사업 추진으로 이전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인근 대불 산업 단지 이전을 권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한국제분 측은 생산량의 7.5%만 호남 지역에서 소비되고 있기 때문에 물류 비용 절감 차원에서 주된 판매시장인 수도권 인근으로 이전한다는 방침을 정하고 이미 충남 당진에 부지를 확보한 상태다. 이제 목포시가 이전 비용 등 한국제분에 보상하는 문제만 남아 있는 셈이다.

시 당국은 확보된 예산 안에서 사업을 연차적으로 추진한다는 입장인 반면 한국제분은 보상비를 요구하며 협약 체결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한국제분을 상대로 공장 이전을 재촉했던 목포시가 막대한 보상비 때문에 이제는 입장이 수세로 몰리게 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목포경실련이 삼학도 복원화 사업 재검토를 위해 지역 차원에서 공식 합의가 필요하다며 사업의 축소를 주장해 앞으로 목포 지역의 최대 쟁점으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목포경실련 김종익 사무국장
목포경실련 김종익 사무국장정거배
목포경실련 김종익 사무국장을 만나 자세한 입장을 들어봤다.

- 삼학도 복원화 사업 재검토를 처음으로 공식 제기했는데.
"삼학도가 목포 시민들의 정서에서 차지하는 점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그러나 지방자치단체가 사업을 추진할 때는 한정된 예산이라는 제약 때문에 사업의 타당성과 우선 순위를 잘 살펴야 할 것이다. 복원화에 따른 기대 효과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해봤을 때 그렇게까지 타당하고, 막대한 사업비를 들여 추진해야 할 사업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 구체적으로 어떤 점에서 효율성이 적은가.
"삼학도는 잘못된 도시 정책의 표상으로 이미 오래 전에 육지로 된 곳이다. 그런데 다시 수로를 만들어 섬들을 인위적으로 다시 분리한다고 해서 온전한 섬이 될 수 없으며, 과거의 향수를 그대로 느낄 만한 복원은 더 더욱 어렵다고 생각한다.

더구나 특정 공장을 이전하는데 수백억원의 돈을 들면서까지 추진해야 할 만큼 생산적인 가치가 있는지에 대해서도 회의적이다. 또 천억원이 넘는 사업비 이상의 관광 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지도 불투명하다. 삼학도는 섬의 규모나 식생, 생태적 측면 등 여러 면을 놓고 살펴볼 때 계획한 복원화 사업으로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 삼학도 복원화 사업과 관련 한국제분 공장이전 문제가 관건이 되고 있는데.
"기업이 지역에서 생산 활동을 하는 것은 기업의 이익과 지역민의 이익이 서로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제분이 가능하면 계속 남아 주기를 바라며, 불가피하게 이전한다면 목포시의 재정여건과 주민들의 어려운 사정에 크게 부담이 되지 않는 범위 안에서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열악한 지방 재정의 여건과 주민들의 처지에 비추어 심각한 부담 요인이 되면서까지 공장 이전을 추진하는 것은 기업의 대사회적 이미지나 지역의 어려운 살림살이를 놓고 볼 때 모두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 목포시가 삼학도 사업과 관련 최근 감사원으로부터 지적을 받는 등 사업 진척이 지지부진한 상태인데 경실련 차원에서 앞으로 대책은.
"삼학도복원화사업에 대한 시민의 의견수렴을 위해 목포시가 조만간 공청회를 개최했으면 한다. 학계와 시민사회 그리고 행정기관간 의견교환을 통해 사업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합의를 이뤄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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