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삼호중노조, 71명 무더기 유죄선고에 '반발'

등록 2004.07.30 09:04

수정 2004.07.30 11:34

전남 영암 현대삼호중공업노조가 회사측의 고소ㆍ고발에 따라 업무방해혐의 등으로 기소된 노조원 71명에게 유죄가 선고되자 노동탄압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광주지법목포지원은 29일 현대삼호중공업이 지난 2002년부터 단체협상과 근골계 질환을 둘러싼 파업과 관련해 고소ㆍ고발한 노조원 71명에 대한 선고공판에서 각각 징역형과 벌금형을 선고했다.

▲**현대삼호중노조가 무더기 유죄선고에 반발해 지난 29일 목포시청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정거배

목포지원은 지난 2월 산업재해 인정을 요구하며 근로복지공단 목포지부에서 소동을 벌이는 등 현주건조물 방화혐의로 구속 기소된 노조간부 오모씨에 대해 징역 10월을 선고했다.

또 업무방해혐의로 기소된 심모 전 노조지회장에 대해 징역 10월 집행유예 2년을, 박모씨 등 8명의 노조간부에 대해서는 징역 6-10월에 집행유예를 각각 선고했다.

이와 함께 현 금속노조 현대삼호중공업 지회장인 정모씨 등 61명에 대해서는 50만원에서 최고 500만원까지 총 5천 400여만원의 벌금형을 선고했다.

법원이 기소된 노조원들에게 무더기로 유죄를 선고하자, 노조는 이날 오후 목포시청 브리핑 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회사가 노동조합을 인정하지 않고 무분별한 고소ㆍ고발을 자행하고 있다”며 “노동 탄압 중단”을 촉구했다.

또 “지난 2002년 이후 해고자 7명, 구속자 4명을 비롯해 회사측이 고소ㆍ고발한 노조원이 100여 명에 이른다”며 “노조활동을 위축시키기 위한 회사측의 의도가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특히 “지난해 근골격계 질환을 둘러싼 투쟁과 관련 지회장 등 노조 집행부 대부분이 인사징계를 포함해 중징계를 받았고, 올해 단체협상과 관련해서도 회사측의 고소ㆍ고발로 모두 22명이 경찰조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전남 서남권에서 가장 큰 사업장인 영암 현대삼호공중업은 지난 97년 한라중공업 부도로 99년부터 현대중공업이 위탁경영을 해오다 2002년 현대 계열사로 편입됐다. 지난해 1월 현대삼호중공업으로 회사 명칭을 변경했다.

현재 노사는 단체교섭을 진행하고 있으나 양측의 의견차로 타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지난 22일과 23일 부분파업을 벌인 바 있다. 이 회사 종사자 3400여 명 가운데 1800명이 노조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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