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애불상-제일 확연히 드러나는 불상이다.이재은
정령치 마애불상군은 바위로 이루어진 고리봉에서 암반이 내려오다 뚝 끊긴 곳에 자리한다. 그 아래는 평평한 대지가 넓게 분포하고 있어 절터로서의 여건을 갖추었고 비탈진 계곡이 달궁마을로 이어진다.
응회암으로 이루어진 암반면은 풍마가 심하여 거칠고 10도 정도 뒤쪽으로 비스듬하게 기울어져 있다. 마애불은 동쪽으로 20도쯤 기울어진 남동향으로, 7m 정도 높이의 암벽 벼랑에 비교적 깊은 선각 부조로 조각되어 있다.
이 불상군에서 많은 명문을 발견했음에도 아직 정확한 역사를 밝혀내지 못하고 있고 근처에 있는 개령암지 또한 기와나 도자기, 토기 파편이 수습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명쾌한 해답을 아직은 우리들에게 제시하지 않고 지리산의 원시림 속에서 잠자고 있는 실정이다.
이 곳 마애불상군이나 달궁의 흔적들, 경남 함양의 돌무덤, 생초의 봉분군 등등 잠자고 있는 지리산의 많은 역사가 곳곳에 산재해 있는데 우리들은 지리산을 그저 먹고 마시며 흥청망청하는 장소로만 알고 있어 그 안타까움을 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