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전 9시 중앙당 회의실에서 김창현 사무총장이 최순영 의원에게 고 김경숙씨의 명예당원패를 수여하고 있다.권박효원
"민주노동당 명예당원패
노동열사 김경숙
명예당원번호 1-1
위 사람은 민주 평등 해방의 새 세상을 건설하기 위해 한생을 아낌없이 투자했기에 그 뜻을 이어받고자 민주노동당 명예당원으로 추서합니다."
25년 전 'YH사건'으로 목숨을 잃은 고 김경숙씨가 민주노동당의 제 1호 명예당원이 됐다. 민주노동당은 11일 오전 9시 중앙당 회의실에서 당원증 수여식을 갖고 고 김경숙씨를 명예당원으로 추서했다. 1979년 당시 YH 노조지부장을 지내며 고 김경숙씨와 함께 신민당사를 점거했던 최순영 의원이 유족을 대신해 명예당원패를 받았다.
최순영 의원은 이날 수여식 내내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아냈고 "김경숙 동지가 이 자리에 있었으면 즐겁고 반가워했을 것"이라고 말하다가 목이 메이기도 했다. 주변에 있던 다른 최고위원들이 "오늘은 명예당원증을 받는 좋은 날 아니냐, 웃자"며 최 의원을 달랬다.
YH 사건이 유신치하 개발독재에 저항한 사건인 만큼 이날 최순영 의원의 발언은 70년대 유신독재와 박근혜 대표에 대한 비판이 주를 이뤘다.
최 의원은 "박근혜 대표가 아버지 후광으로 정치를 하고 있는데, 박정희 대통령은 노동자들을 짓밟아 빈부격차가 극심한 절름발이 경제를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유신독재 당시 노동자들은 하루에 13∼14시간 노동을 하고 한 달에 2번 놀면서도 수당 한번 제대로 받지 못했다"며 당시 노동현실을 회고하기도 했다.
최순영 의원은 이날 공개서한을 통해서도 "박근혜 대표는 국가권력이 개인의 생존여탈권을 마음대로 행사하던 그 '좋던 시절'로 되돌아가자는 얘기냐"며 최근의 국가정체성 논란에 일침을 가했다. 또한 전날 김영삼 대통령과의 면담을 언급하며 "박 대표의 부친이 25년 전 당시 김영삼 신민당 총재를 만났더라면, 경숙이의 억울한 죽음도 없었을 것"이라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최 위원은 그러나 "이라크 파병이나 비정규직 차별 등이 부끄럽지 않냐, 민생을 챙기는 일부터 서두르라"고 당부하며 노무현 대통령의 '국가정체성'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김창현 사무총장은 "유신을 무너뜨린 것은 노동자, 농민을 비롯한 민중들의 투쟁이고, 이같은 투쟁이 민주노동당 창당의 밑거름이 됐다"며 "앞으로 당규를 정비해 다른 민주열사들도 명예당원으로 추서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최 의원이 노무현 대통령, 박근혜 대표에게 보내는 공개서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