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기념관, 올바른 마인드를 가진 관장 필요"

기획② - 김용주 노조위원장 인터뷰

등록 2004.08.12 02:05수정 2004.08.13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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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편집 8월 13일 오후12시 10분

지난 8월 2일, 지역 일간지인 'J'일보에 “독립기념관 간부 문광부에 비자금 상납, 호국전당 검은 거래 웬 말?”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다.

그 내용은 “독립기념관 일부 간부들이 지난 2000년 구조조정에 따라 독립기념관 정원이 114명에서 89명으로 줄어들고 연간 운영예산이 줄어들게 되자 이를 막기 위해 로비자금을 걷은 사실이 8월 1일, 현직직원에 의해 폭로됐다”는 것이다.

이 신문은“천안경찰서는 진정이 제출되자 독립기념관 자체 감사 자료를 제출토록 하고 전,현 직원 16명을 인근 파출소 등으로 소환해 조사를 벌였으며 일부 직원들로부터 직급에 따라 돈을 걷은 사실을 확인했다“라고 밝히고 있다.

또한, “당시 독립기념관 일부 간부는 상급기관 로비를 위해 전 직원을 대상으로 돈을 걷으려다 반발을 사자 일부 간부들에게 초과근무수당을 신설하는 편법을 사용해 자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독립기념관의 로비는 직원 이 모씨에 의해 문화관광부에 내부고발로 제기됐으나 지난 2001년 특별감사를 받고도 이 같은 사실이 제대로 조사되지 않은 채 무마된 의혹까지 사고 있다”며 의혹을 증폭시켰다.

서울의 유명 일간지들도 이와 비슷한 제목의 기사를 실었고, 사실여부를 떠나 독립기념관을 믿었던 많은 국민들에게 불신을 안겨 주었고, 87년 개관 이후 항상 언론의 도마위에 놓여 있던 독립기념관 측은 또 한번의 곤혹(?)을 겪어야 했다.


이에 대해 8월 3일, 독립기념관 노조는 “독립기념관 ‘문화부 로비’ 보도에 대한 입장”이라는 제목으로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 내용에 따르면 “활동비 지원 차원에서 모금을 논의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모금은 하지 않았고, 노조 측 간부 일부가 구조조정이 단행될 경우 노조원 감원사태 등이 우려되어 노조활동 강화차원에서 임의로 모금했다. 그러나 당시 노조위원장(홍성철)은 로비자금으로 상납한 것이 아니고, 그 돈으로 기부자들에게 전자수첩을 구입하여 되돌려 주었다”라고 밝히고 있다.

‘J'일보는 “독립기념관, 정부상대 구조조정 로비의혹 부인”이라는 제목으로 노조 측의 성명서를 기초로 하여 반론보도를 했지만, 기사 후반부에서는 “천안경찰서는 로비를 벌였다는 진정에 따라 자금조성 여부와 사용처에 대한 수사를 벌이고 있다”라고 밝히며 의혹을 완전히 버릴 수 없음을 나타냈다.


위와 관련된 전반적인 사실의 확인을 위해 노조사무실에서 김용주 노동조합위원장을 만났다.

“무리한 구조조정 때문에 어려움이 많지 않은가?”라는 질문에 김용주 위원장은 “모든 문제는 내부적인 것에서 시작한다.”라며 “구조조정이야 독립기념관 뿐 만 아니라 국영기업 및 모든 회사들이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문제이다”라고 말했다.

김용주 독립기념관 노조 위원장
김용주 독립기념관 노조 위원장김갑수
상식적으로 노조위원장이라면 구조조정에 대한 강경입장의 대답을 할 것으로 기대했던 기자는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기자는 “현직원이 아무런 근거도 없이 로비의혹에 대한 진술서를 경찰에 제출했다는 것과 구조조정에 대해 미온적인 언급을 하는 이유”를 물었다.

김용주 위원장은 “결론적으로 이번 진정서는 현 독립기념관 관장과 노조간의 오랜 갈등의 산물이다”라고 말했다. 독립기념관의 운영에 대한 실상을 알리기 위해 작성된 “참여정부에 바란다!”라는 자료에 따르면 현 이문원 관장은 부적절한 역사관, 인사전횡 극심, 독선적인 조직운영 등의 문제들로 인해 노조와의 지속적인 갈등을 유발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특히 2003년 시민단체가 친일을 이유로 조선일보의 윤전기를 전시관에서 철거할 것을 요구했지만 이문원 관장은 조선일보에 “시민단체의 요구는 부당”하다며 대서특필했고, 2003년 3월 4일 직원 월례조회장에서는 “일제시대 때 창씨개명 안한 조상 있나? 우리 조상은 안했다. 친일을 이유로 조선일보 신문사 윤전기를 철거해야 한다면 일제가 만들어 현재 사용하는 공공 건물도 다 철거해야 한다.”라는 발언을 해서 문제가 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노조는 지난 2002년 8월 1일부터 12월 26일까지 “관장퇴진 요구” 집회를 진행하고, 2002년 8월 7일, ‘독립기념관 간부진 관장 전횡중단 건의서’를 제출했다. 관장은 2002년 9월 16일 “노조활동금지가처분신청”을 제출했고, 우여곡절 끝에 2002년 12월 26일, 노사대립중지에 대한 합의서를 체결했다.

하지만, 2003년 2월 7일, 관장의 부당 인사로 인한 노사분쟁이 재발되었고 동년 3월 24일에는 관장에 대한 해임건의문을 청와대에 제출했고, 그 이후로도 노사의 대립과 갈등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김용주 위원장은 “노조를 탄압하려는 ‘괴문서’ 투고가 몇 번 있었고 그때마다 관장에게 정확한 진상조사를 촉구했지만 한 번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99년 말, 대폭의 구조조정이 예상되자 일부 노조 임원들이 노조위원장의 활동을 돕기 위해 120여 만 원을 모금하여 제공했지만, 위원장은 전자수첩을 구입하여 모금한 노조원들에게 되돌려 줬다. 이 사실을 왜곡하여 진정한 사람은 노조활동을 탄압하기 위한 이문원 관장 측근 인사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김용주 위원장은 “8월 13일부터 독립기념관 사상 처음으로 신임 관장에 대한 공모가 시작된다. 후임관장은 투철한 역사관과 민족관, 경영마인드와 능력을 겸비한 인사가 부임하길 바란다. 그렇게 된다면 독립기념관이 본연의 취지에 맞게 그 역할을 다할 수 있다. 언론도 독립기념관을 비판적인 시각으로만 바라보지 말고 좀 더 정확한 지적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위의 내용을 종합해 보자면 경찰에 제보된 내용의 사실 여부를 떠나서 독립기념관의 노-사 갈등이 정상적인 운영은 물론, 좀 더 발전적인 노력의 장애물로 작용해 왔음을 알 수 있다. 또한, 독립기념관에 대한 무리한 구조조정으로 인해 그 본연의 역할을 충분히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민족혼의 대표적 발흥지인 독립기념관이 그 역할을 다 할 수 있도록 국가적인 차원에서의 지원과 내부갈등의 원활한 해소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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