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수
으아리는 천삼(天蓼), 선인초(仙人草)라고도 하며 한의학에서는 으아리의 뿌리를 위령선(威靈仙)이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으아리의 여러 다른 이름 중에서 맘에 드는 이름 하나가 선인초(仙人草)입니다.
뭔가 신비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듯한 꽃을 바다를 배경으로 바라보니 제주인들이 꿈꾸던 유토피아 '이어도'를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이어도에는 선인들만이 살겠죠? '이어도'라는 말만 들으면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현실의 삶이 얼마나 고단했으면 이상향 '이어도'로 그 현실의 고단한 삶들을 극복하고자 했을까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현실에 안주할 수 있고 만족할 수 있는 이들은(지금도) 민중들의 고단한 삶과는 관계 없는 삶을 살아가는 이들일 것입니다. 그저 자기 혼자 잘 먹고 잘 사는 것이 다 자기의 능력인 것처럼 착각하며, 자기가 누구의 수고를 훔쳐 먹고 사는지조차도 모르는 사람들일 것입니다.
현실이 족한데 그들에게 '이어도'는 아무런 의미도 없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늘 땀 흘려 일하는 이들, 그렇게 땀 흘려 일해도 그 지긋지긋한 가난에서 벗어날 수 없는 이들에게는 지금 당장이라도 '이어도'에 가고 싶다는 간절한 소망이 있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