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수
가난했던 어린 시절 학교에서 돌아와 보니 꼬리를 치며 뛰어나와야 할 똥개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엄마, 내 개 어디 갔어?"
"응, 할머니 약 사려고 개장수에게 팔았단다."
뒷동산으로 뛰어올라가 한참을 울고 내려왔습니다. 할머니의 약값으로 쓰여질 것인데 슬퍼도 참아야 할 것만 같았습니다. 그런데 이틀이 지나서 개장수가 다시 왔습니다.
"개가 도망갔어요."
"야야, 네가 가서 한 번 찾아봐라."
미련한 똥개는 자기를 가장 사랑하던 꼬마주인이 산 밑에 나타나 자기를 부르자 꼬리를 흔들며 뛰어 내려왔습니다.
"바보, 똥개, 멍청이, 왜 내려왔니? 그냥 도망갔어야지."
그 개는 다시 개장수에게 넘겨졌고 짐 자전거 뒤에 실린 개장에 갇혀 그 똥개는 슬픈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습니다. 그게 그와의 이별이었습니다. 그 때 처음으로 가난이라는 것이 이렇게 아픈 것이구나 알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