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랑마을아파트경로당 회원들김경아
"큰일도 아닌데, 소문만 요란스레 났나 봐요."
지난 12일 형편이 어려운 이웃에게 솔랑마을아파트경로당(대전 삼성2동) 회원들이 폐품을 팔아 모은 돈으로 성금 10만원을 전달한 일이 알려졌다. 경로당 운영을 도맡아 하고 있는 총무 정성환(71)할머니와 회장 이상현(71)할아버지는 쑥스러운 듯,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하지만 성금 액수가 많고 적은 것을 떠나 사회의 도움을 받아야 할 노인들이 폐품을 모아 어려운 이웃을 돕고 있다는데 의미가 있지 않을까?
솔랑마을아파트경로당은 설립이래 주위에 불우이웃이 있다는 정보만 입수하면 꾸준히 그리고 조용히 ‘쉬쉬’하며 따뜻한 손길을 전해 왔다. 그리고 최근 동사무소에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추천해 달라”는 부탁을 하면서 자연스레 “좋은 일을 한다”는 소문이 퍼지게 됐다.
경로당 회원들은 추석과 설날 명절, 위문품을 전달하는 성의도 잊지 않는다. 차례를 지낼 수 있도록 제수용품비용을 지원하는 등 푸근한 고향을 느낄 수 있는 인심을 베풀고 있다.
폐품을 수집하다보면 곧 동네 청소로 이어지기 마련. 아파트 단지는 노인들이 책임지고 쾌적한 환경을 만들어 가고 있다. 이에 주민들도 적극 협조한다. 경로당에서 폐품을 수집한다는 것은 동네주민이면 다 아는 상식이기에 자신의 집에서 나오는 폐품을 직접 경로당으로 보내주는 사람도 있다.
매주 토요일은 폐휴지 수집의 날. 재활용 분리수거 등 아파트 주변 환경정비를 실시하는 날이다. 경로당 회원들은 ‘아파트 단지 내에서 나오는 폐휴지는 100% 우리가 접수한다’는 각오 아래 폐휴지가 다른 곳으로 나가지 않도록 특별히 만든 날이다.
경로당은 솔랑마을아파트에 거주하는 노인 이외에도 인근 주택가에 사는 노인들도 이용하고 있지만 내 집안 일처럼 함께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