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시장이 위축되면서 청약통장 소지자들이 통장 사용을 기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금융결제원 주택청약센터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7월 한 달 청약예금 해지구좌는 총 3만2311구좌로 한 달 전 6월 3만4461구좌 보다 6.2%나 감소했다.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18.9%나 크게 줄어든 수준이다.
청약부금도 비슷한 양상을 보여 지난 7월 해지건수는 5만4639구좌로 전월 6만4921구좌보다 15.8%나 줄었으며 전년도 같은 기간 7만9814구좌보다는 무려 31.4%나 감소했다. 올 초 만해도 해지구좌 건수가 예금의 경우 3만 여건, 부금의 경우는 6만 여건이었던 것을 비교할 때 최근 해지하는 경우도 두드러지게 줄고 있는 양상이다.
특히 분양된 아파트 가구수가 지난해 수준과 별 차이를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청약건수 해지율만 낮아진 것은 그만큼 수요자들이 통장사용을 기피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부동산 정보지 부동산플러스 리서치팀 자료에 따르면 지난 달까지 전국에 공급된 아파트는 총 17만2792가구로 전년도 같은 기간 17만9827가구에 비해 불과 7035가구만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공급규모는 비슷한 가운데 통장 사용이 줄어들었기 때문에 미분양된 가구는 최근 꾸준히 늘고 있어 건설교통부가 집계한 지난 7월 전국 미분양 주택 현황에 따르면 지난 달 미분양 가구수는 전국적으로 4만9568가구로 전 월 5만97가구보다 1.1% 정도 줄어들었지만 지난해 말 3만8261가구보다는 무려 29.5%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통장을 해지하는 경우는 크게 주택을 분양받아 통장의 효력을 상실했거나, 중도에 납입을 포기하는 경우 등 두 가지. 청약통장의 경우 일반 예금통장에 비해 금리가 높아 중도에 납입을 포기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는 게 일선 은행 접수창구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내년 상반기 정도에 분양가 상한제가 실시될 예정이어서 통장 사용을 기피하는 경우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분양가 상한제 실시로 지금보다 분양가가 낮아질 것으로 예상한 수요자들이 아예 내년이후로 신규주택 구입시기를 미룰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세중코리아 김학권 사장은 “판교 등 유망지역 분양이 내년에 대거 몰려 있는 데다 최근 분양시장 침체로 투자메리트가 약화되었다는 것이 통장 사용을 꺼리게 하는 요인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분석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