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촛불을 들어야 할 때

국가보안법은 반드시 폐지해야 한다

등록 2004.09.08 02:19수정 2004.09.08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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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노무현 대통령의 국가보안법 폐지 발언으로 국가보안법의 폐지와 존속에 대한 입장이 정치권과 사회의 가장 중요한 이슈로 부각되어 있다.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잘하고 있다거나 그렇지 못하다는 생각은 개인마다 다를 수 있다. 대통령이 모든 문제에 있어서 다수든 소수든 다양한 의견들을 모두 다 들어 줄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요한 사안에서의 대통령의 입장표명은 중요하다. 그의 입장 표명과 선택이 100%로 옳다고는 할 수 없지만, 최근 과거사 문제와 국가보안법에 대한 그의 역사인식은 대통령으로서 올바른 판단이라고 생각한다.

국가보안법은 한국사회의 변화에서 가장 중요한 상징성을 가지고 있다. 해방 후 남한정부 수립과 군사독재 정권이 이어오면서 체제 수호를 명분으로 반공이라는 이데올로기를 이용해 정권을 유지하고자 했던 핵심적인 무기가 국가보안법이었다. 국가보안법은 독재의 무기였다.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그 무기로 죽음을 당했다. 일제 강점기 치안유지법으로 얼마나 많은 무고한 독립투사가 희생되었는가! 국가보안법은 곧 일제 강점기의 잔재로서 그것을 없애지 않는 한 진정 해방되었다고 말할 수도 없다.

많은 것들이 변했다. 6·15공동선언은 남북 정상이 만나는 세계사에 가장 획기적인 사건이었고 우리 민족이 어떻게 갈 것인가에 대한 나침판이 되었다. 그리고 남북 간에 육로가 열리고 문화적인 교류가 활성화되고 있으며 군사적인 대치도 완화되고 있다. 이제 드디어 북한이 우리의 적이 아닌 민족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반공이라는 논리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있다.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가 도래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역사적인 순간에서도 국가보안법은 유령처럼 존재하고 있다. 아직도 국가보안법이라는 무기는 사상을 탄압하고 학생들을 잡아 가두며 중요한 순간에 시대에 역행하는 선택을 강요한다. 이젠 사라질 때가 됐다.

국가보안법을 존속시키자는 주장에서 그것을 다시 이용하려는 사람들의 향수가 느껴진다. 한국 정치에서 진보가 우세한 정치 환경이 과연 있었던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기회가 다시 오리라고는 장담할 수 가 없다. 거대 야당이 역사의 발목을 잡고 있고 거대 언론이 거대 야당을 지원하며 많은 사람들이 박정희를 그리워하고 있다.

전세는 언제 또 역전될지 알 수 없는 것이다. 그들의 힘과 권위는 국가보안법에 의해서 지켜졌고 다시 기회가 되면 또 이용하려 들 것이다. 그리고 50년 동안이나 지켜왔는데, 앞으로도 지키고자 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것이다. 국가보안법을 없애는 것은 미룰 수 없다. 기회 있을 때 반드시 해결하고 넘어가야 한다. 국가보안법이 사라지면 반공이데올로기도 그 힘을 잃게 될 것이다. 그래야만 한국사회가 올바른 진보의 방향으로 갈 수 있는 것이다.

지금이 기회다. 한국을 문명국으로 한국사회를 진보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게 하는 가장 중요한 기회인 것이다. 지금이 아니면 어렵다는 각오로 다시 촛불을 들어야 한다. 아직 국가보안법을 존속시켜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거대 언론의 잘못된 정보는 여론을 형성한다. 거대 언론과 거대 야당의 힘에 맞서서 역사의 힘을 보여 주어야 한다. 시민의 축적된 힘을 모아 다시 촛불로서 한국사회의 변화를 능동적으로 쟁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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