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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복지전화네트워크, 개통식 갖고 정식 서비스 시작

등록 2004.09.08 17:31수정 2004.09.10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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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민들에게 복지서비스를 안내해주는 사단법인 부산복지전화네트워크(대표 김상훈)가 오늘(8일) 오후 2시 부산일보 10층 소강당에서 개통식을 갖고 정식 서비스에 들어갔다.

매시간 우리는 경제적인 부분에서 정서적이고 심리적인 부분에 이르기까지 수시로 타인의 도움을 받는다. 그렇다면 시민들이 살아가면서 항상 필요한 휴먼서비스에 대한 정보는 어디에서 구할 수 있을까. 부산복지전화네트워크의 박은희 사무국장은 복지전화(888-8888)가 그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한다.

“복지전화네트워크는 사회복지기관, 시설의 서비스 정보를 취합하여 전화로 시민들에게 적절한 사회복지서비스를 안내하는 것이 주된 역할입니다”고 웃으며 복지전화를 소개하는 박은희 사무국장은 오늘 정식개통까지 누구보다 바쁜 일정을 보냈다.

인터뷰에 응하고 있는 (사)부산복지전화네트워크의 박은희 사무국장
인터뷰에 응하고 있는 (사)부산복지전화네트워크의 박은희 사무국장김창환
“우리나라에서는 처음 시도하는 사업이라 상담유형을 파악하여 보다 정확한 정보를 구축하기 위하여 지난 7월 1일에 예비개통을 하였습니다.”

복지전화는 신문에 단 한 차례 보도된 것을 제외하면 일체의 홍보가 없었는데도 시범운영기간 동안 약 150여 건의 문의전화가 있었다고 한다. “아주 작은 정보를 드리지만 울먹이듯 감사하다는 목소리를 들으면 이 일이 얼마나 필요한 일이었는지 절감하게 됩니다”라며 “시민들이 가장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도구가 전화라고 생각합니다. 전화를 매개로 하여 어려움을 해결하는 방법을 찾아 주는 일이 주된 일입니다”고 덧붙인다.

하지만 복지전화는 그저 단순하게 전화번호만을 알려 주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사회복지와 관련된 정보망을 구축하여, 시민들에게 가장 적절한 정보를 제공하고 최상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사회복지기관을 안내한다.

또한 복합적인 문제를 가진 경우, 필요하면 복지전화네트워크의 상담사가 직접 사회복지전담공무원, 복지관, 시민단체 등과 연계하여 지원하기도 한다.

부산복지전화네트워크의 상담원이 한 시민에게서 걸려온 문의전화를 받고 있다
부산복지전화네트워크의 상담원이 한 시민에게서 걸려온 문의전화를 받고 있다김창환
실례로 전셋집을 담보로 사채를 빌려 쓴 아버지가 갑자기 사망한 후, 집에서 나가야 하는 상황에 놓인 두 형제가 있었다.

“경제, 주거, 정서 등 복합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여러 기관의 연계 서비스가 필요했습니다.”

박은희 사무국장은 한국복지재단, 사회복지전담공무원, 복지관,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 등과 문제해결방안을 협의했고, 그 결과 한국복지재단에서는 전세금을 지원키로 하였고, 동사무소에는 생계지원을, 복지관에는 정서 및 가사 서비스를, 그리고 채권채무 등 법률문제는 시민단체에서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어 아버지의 사망 후 생활이 막막했던 두 형제도 어느 정도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이외에도 상담내용은 다양해 약 두 달간의 시범운영기간 동안 복지전화네트워크의 상담내용을 분석해보면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한 시민이 35%, 치매노인 부양문제, 장애인 보호문제, 장애아동 치료문제, 소년소녀가장 주거문제, 노숙자 의료문제, 자원봉사를 요청하는 시각장애인 등 다양한 사회복지서비스에 대한 정보를 문의한 시민이 3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이 밖에도 국민연금, 산재보험 등 사회보험과 관련된 문의가 있는가 하면, 노무, 채권채무, 임금체불 등 법률문제를 호소하는 시민 등 놀라울 정도로 다양한 문제로 복지전화를 이용하고 있다.

복지전화는 사회복지서비스 정보구축 이외에도 사회문제 및 욕구 조사, 사회복지정보 간행물 발간 등의 사업도 수행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부산복지전화네트워크는 미국의 사회복지 대표전화 “2-1-1”을 벤치마킹하고 있다.


하지만 복지전화가 정식 개통되기까지 남모를 우여곡절도 있었다. “처음에는 복지전화를 ‘여성의 전화’나 ‘생명의 전화’와 같은 서비스로 오해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기존에 우리에게 알려진 많은 상담전화가 존재한다. 하지만 기존의 상담전화가 각 분야의 전문훈련을 받은 상담원이 전화로 도움을 요청한 사람들에게 전문지식을 활용하여 직접적인 도움을 주는 휴먼서비스라면, 복지전화네트워크는 문제는 있지만 어디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알지 못하는 시민들에게 적절한 복지서비스를 알려주는 기능을 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하겠다.

여성문제, 가정폭력, 아동학대, 노인학대, 자살 등 위기에 처한 시민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상담전화를 알려주는 것도 복지전화네트워크의 주된 역할이다.

“기존의 상담전화는 그 전문성을 더욱 살릴 수 있고, 기존 상담전화를 필요로 분들이 보다 많이 이용할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빈곤을 비롯한 사회복지 문제는 그 해결에 있어 기다림을 허락하진 않습니다. 따라서 사회문제를 안고 있는 일반 시민에게 오로지 최선을 다해 가장 신속하고 정확하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복지사회를 지향하는 우리 사회의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사회복지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구축하는 일일 것이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얻게 될 가장 큰 성과는 복지서비스의 수요자인 시민들이 가지고 있는 욕구가 파악되고 이에 맞는 사회복지서비스를 적극적으로 개발해 나갈 수 있다는 점이다.

이번 복지전화의 개통으로 부산시민들은 그 동안 잘 알지 못해 활용하지 못했던 지역사회의 다양한 사회복지서비스를 보다 적극적으로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를 계기로 시민들도 사회복지를 국민의 기본권으로 인식하고, 스스로 필요한 서비스를 창출하고 개선해 나가는 사회복지의 당당한 한 주체가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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