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수
한 번 뿌리를 내리면 그 곳에서 평생을 지내는 식물들의 종자번식방법은 참으로 다양합니다. 소나무, 민들레, 방가지똥, 참마, 박주가리 같은 것들은 바람의 도움을 받아 자기의 영역을 넓힙니다.
좀 무게가 나가는 씨앗들인 도토리나 호두, 동백, 밤 같은 것들은 중력의 도움을 받는다고 해야 할까요? 그냥 땅에 떨어져 흙을 만나면 그 곳에서 생명을 싹틔워 갑니다. 어떤 것들은 먹힘으로 인해서 자기의 영역을 넓혀갑니다. 종자가 단단한 껍질에 쌓여 있어서 동물들의 몸 속에 있다가 배설되어 그 곳에서 새 삶을 시작하는 것이죠.
우리가 먹는 포도나 수박, 참외 같은 것들도 그 중의 하나죠. 그리고 씨앗에 갈고리 같은 것이 있어 동물들의 몸에 달라붙어 자신의 새 삶의 터전을 찾는 파리풀, 도깨비풀, 도둑놈의 갈고리, 진득찰, 담배풀, 이삭여뀌 같은 것들도 있답니다.
그렇다면 이질풀은 어떨까요?
스스로 터져서 이동을 합니다. 터지는 힘이 세서 조금만 건드려도 '파팍!'하고 폭죽 터지듯이 퍼지는 것이죠. 이런 것들은 괭이밥, 제비꽃, 봉선화, 냉이, 콩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모두들 자기를 지켜갈 만한 충분한 것들을 지니고 태어납니다.
우리 사람들도 그렇지 않을까요? 이미 우리 안에 충분히 우리의 삶을 충만하게 살아갈 만한 모든 것들이 들어 있는 것인데 자꾸만 밖에서 찾으려고 하는 것은 아닐는지요.
이질풀. 이름은 못 생겼어도 그 못 생긴 이름에 실망하지 않고 늘 새색시처럼 수줍은 듯 아름답게 두근거리는 마음을 안고 다가오는 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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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소재로 사진담고 글쓰는 일을 좋아한다. 최근작 <들꽃, 나도 너처럼 피어나고 싶다>가 있으며, 사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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