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초 북제주군 송당리 주변에서 만난 꽃입니다김민수
어린 시절 봄이면 누님들과 함께 바구니를 들고 봄나물을 하러 다녔습니다. 달래, 냉이, 씀바귀, 쑥, 고들빼기, 망초, 민들레, 돈나물(돌나물), 벼룩나물에 이르기까지 한 바구니 푸짐하게 봄나물을 뜯어 오면 풍성한 식탁을 대할 수 있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돌나물과 벼룩나물은 깨끗하게 씻어서 간장에 고춧가루만 살살 뿌려서 먹어도 그 풋풋한 맛이 남 달랐습니다. 돌나물은 지금도 개인적으로는 '돈나물'로 알고 있습니다. 아마 어린 시절 구전 과정에서 '돌나물'을 '돈나물'로 잘못 들었을지도 모를 일이지만 별모양의 노란 꽃들이 피는 돌나물을 보면 정말 황금을 만난 심정이었으니 '돈나물'이 맞나보다 생각했습니다.
나물뿐만 아니라 겨우내 얼었던 땅이 녹기 시작하면 산으로 칡도 캐러 다니고, 국숫발 같은 메꽃의 뿌리를 캐러 논두렁 여기저기를 파헤치기도 했습니다. 게다가 냇가에서 잡는 가재, 논에서 잡는 우렁이, 장마철에 삼태기를 가지고 나가 잡는 미꾸라지와 붕어를 잡는 재미도 쏠쏠했습니다. 간혹 부엌에서 성냥과 소금을 챙겨 들에 나가 개구리를 잡아 뒷다리를 구워먹기도 했고, 강아지풀을 쑥 뽑아 잡은 메뚜기를 꿰어 들기름에 달달 볶다가 소금을 살살 뿌려 먹기도 했습니다. 참 맛있는 추억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