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나라로 끌려가는 의자왕가와 백제 유민들의 행렬을 재현하고 있다오창경
유왕산 추모제는 나라를 빼앗기고 원통하게 당나라로 볼모로 끌려갔던 백제 왕가의 한풀이를 하면서 지역민들의 결속을 다지는 의미있는 행사였다.
도착했을 때 마침, 실제 백제시대 의상을 입고 의자왕과 왕비로 분장한 이들이 당나라 군사들의 의해 압송되는 장면을 재현한 행렬이 면내를 지나고 있었다.
그 뒤로는 백제의 백성들이 곡(哭)을 하면서 의자왕과 왕비를 따라갔다고 해서 실제로 상가집에서 녹음한 곡소리까지 틀었는데, 듣고 있자니 정말 가슴이 미어질 듯했다.
전국에 많은 축제들이 있지만 역사적 고증을 거쳐 방송에서나 볼 수 있는 의상들을 직접 입고 분장까지 한 채로 영화처럼 현실감 있게 재현한 행사는 드물 것이다. 더구나 이런 행사를 추진하는 주체가 행정기관이 아니라, 순수하게 지역민들이 추진 위원회를 구성해서 주도하고 있다니 놀랍다.
추진위원회 위원장 김정은씨는 '유왕산 탄식'이라는 가사를 쓰고 지역 출신의 작곡가인 안창호씨에게 작곡을 부탁해 가요까지 만드는 등 열정을 가지고 이 행사를 벌써 8회째 이어 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