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제직 교육감
'천안시 고교평준화 실현을 위한 시민연대'(이하 평준화 시민연대)가 10월 4일 오후 3시 충남 교육청 교육감실에서 오제직 교육감과 간담회를 가진 후 "오 교육감이 평준화에 대한 의지를 버린 것 아니냐"고 의구심을 나타내면서 천안지역 평준화 문제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오제직 교육감은 후보 시절 참교육학부모협의회에서 주최한 교육감 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고교 평준화가 옳은 길이고, 그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태도를 견지해 왔고 전교조 충남지부의 공개 질의에서도 고교평준화 필요성에 동의한 바 있다.
또 9월 7일자 <대전매일>에는 당선 이후인 9월 6일 전교조 충남지부와 한 간담회에서 "천안지역 고교평준화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면서 "평준화가 될 경우 목천, 병천, 성환 등 외곽지역의 고교에 대한 시설의 보완이 필요하며 평준화에 대해 반대여론도 있을 수 있는 만큼 앞으로 공청회를 통해 평준화가 나쁘지 않다는 것을 알리고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됐다.
그러나 10월 4일 간담회에서 만난 오 교육감은 해묵은 반대 논리만을 들며 소극적 태도로 일관했다는 것이 평준화 시민연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평준화 시민연대 주은아 사무국장에 따르면 오 교육감은 "천안시 여건은 아직 고교평준화보다 학교 간 시설 불균형의 차를 줄이는 게 우선이다"며 "고교평준화 도입은 어렵다"고 말했다고 한다.
오 교육감은 또 "반대하는 의견을 끌어안을 수 있는 대안이 필요하고 고교평준화를 찬성하는 이들이 월등히 많아야 교육청이 쉽게 나설 수 있지 않겠나?"고 반문했다는 것.
주은아 사무국장은 또 "오제직 교육감이 말한 해묵은 반대논리는 주로 '평준화가 이뤄지면 성적이 떨어진다', '우수 학생들의 외부 유출이 우려된다'는 등 10년 전 반대론자들이 사용한 말들"이라고 지적하고 "심지어 '천안지역 아파트 값이 떨어질 것을 염려하는 시민들도 있다'는 궁색한 변명을 대기도 했다"고 비판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평준화 시민연대 전해윤 집행위원장도 "우리 측이 요구한 '실무팀 구성'과 '도교육청의 평준화 추진 일정 제시'에 대해서도 '어렵다'는 말만 되풀이했고 '천안의 여론이 평준화 찬성이 월등히 높고 2008학년도 대입시가 평준화가 유리한 쪽으로 발표돼야 한다'고 말하면서도 '평준화 시민연대가 열심히 일 해달라'느니 '도교육청은 중립적인 입장에 설 수밖에 없다'느니 하며 분위기 보고 남들이 상 차리면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겠다는 심보인 것 같았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한편 간담회에 참석했던 충남교육청 서해원 장학사는 5일 기자와 한 전화통화에서 "평준화 시민연대가 교육감의 입장이 바뀐 것처럼 생각하는 것은 오해다. 교육감의 평준화에 대한 찬성 입장은 변함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고 고교 평준화에 대한 구체적 계획은 여러 면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서해원 장학사는 "평준화된 지역이 안 된 지역보다 월등하게 교육여건이 개선됐다는 연구 자료도 없고, 주민뿐 아니라 언론도 반대의 목소리가 많은 상황에서 평준화 시민연대가 요구하듯이 실무진을 구성한다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말해 평준화 정책에 대해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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