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사진은 어떻게 찍었을까요? 사진을 찍은 사람은 아이를 업은 아버지(또는 할아버지)가 느끼는 마음을 알까요?NARA
<2> 미군이 찍은 한국전쟁 사진
미군은 1950년부터 일어난 한국전쟁 모습을 수없이 많은 사진으로 남겼습니다. 그 사진을 어떤 목적으로 얼마나 많이 찍었는지는 알 길이 없습니다. <지울 수 없는 이미지>란 사진 책을 엮은 박도 선생은 "약 40여 일 동안 살펴본 사진은 수십만 장에 이르지만, 엄선해서 스캔한 사진은 모두 480여 매다(259쪽)"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이 사진은 미국 국립문서기록보관청에 있는 자료만 보고 하는 말입니다. 다른 곳에 또 얼마나 많은 사진이 있는지, 또 개인이 갖고 있는 사진은 얼마나 되는지, 숨겨진 사진은 얼마나 되는지는 모를 일이에요.
사진 책을 보는 내내 마음이 무겁습니다. 도대체 이런 사진을 왜 봐야 하나 싶으면서도 눈길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죽은 사람, 죽이는 사람, 죽어가는 사람, 아픔을 이기지 못해 울부짖는 사람, 무거운 짐을 짊어진 사람, 추위에 떠는 아이, 부모를 잃은 아이, 피난길에 '누가 쏘았는지도 모르는 총'에 맞아서 쓰러진 사람들, 양민학살, 포로 학살, 정치범 학살, 끝도 없는 폭격, 무너진 집과 건물, 불타는 집과 시설, '자랑스럽게 폭탄 세례를 퍼붓는' 미군 폭격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