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고교 평준화, 학부모가 나서야 한다" | | | 장명숙 교육선전국장의 강연 내용 정리 | | | |
| | | ▲ 포항시 고교평준화추진위원회 장명숙 교육선전국장 | | 강원도를 제외하고 평준화 운동이 시작됐던 모든 곳에서 평준화가 이뤄졌다. 시간의 문제일 뿐이지 분명히 된다. 98년 전교조 포항지회를 중심으로 평준화 요구가 시작됐지만, 대부분이 공립학교 교사라서 전근을 가는 경우 때문에 유야무야 됐었다.
2002년 초부터 본격적으로 평준화 요구가 진행되었는데 그 당시는 조ㆍ중ㆍ동 등 보수언론들이 모든 교육의 문제가 고교평준화 때문이라고 보도했던 시기라서 많이 어려웠다. 하지만, 그들의 논리 대로라면 비평준화지역이었던 포항은 괜찮아야 했는데 오히려 더 나빴다.
우리는 한길리서치에 의뢰한 여론조사를 통해 포항지역 시민 76.7%가 고교평준화에 찬성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냈고, 학교운영위원회 1천 여 명에게 전화설문, 학교 교사들 2065명에 대한 서명 작업, 포항시의원 35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25명 찬성, 5명 반대, 5명 유보, 반대 5명은 당시 지역명문이었던 포항고 출신)를 하는 등 지금 보면 미숙한 점도 많았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했다.
반대 여론은 처음부터 소수였다. 우리는 다수의 공익을 위해 일했지만, 그들은 자기 학교나 동문 등 소수의 이익만을 위한 것이었기 때문에 우리가 유리했다.
평준화 운동에 나선 첫 번째 이유는 고 3인 아들이 새벽에 나가서 밤늦게 돌아오는 모습을 보면서부터였다. ‘저 아이가 과연 행복할 것인가?’라는 의문에 대해 답을 얻을 수 없었다. 대학에서의 경쟁은 이해하지만 책도 많이 일고, 자신의 소질을 발견해야 하는 초ㆍ중학생까지 이런 경쟁에 시달려야 하는지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게 됐다. 쓸데없는 경쟁을 피하고 효율적인 경쟁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들에게 필요 없는 열등감이나 우월의식을 갖게 하는 것은 큰 문제다.
둘째, 만만치 않은 사교육비를 보면서 시작하게 됐다. ‘우리 아이 교육은 옆집 아줌마가 망친다’는 말이 있다. 옆집 아줌마가 아이에게 하는 대로 따라하게 된다는 말이다.
비평준화의 병폐가 포항에는 많았다. 일부 교사들은 우수학생을 유치하기 위해 돈을 싸들고 찾아다니는 경우가 있었고, 입시 학생의 70%가 평준화지역 출신이고 입시 제도가 평준화를 전제로 하기 때문에 비평준화 지역은 입시에 불리하다는 학부모들의 우려도 있었다.
‘포항에서 살려면 지게꾼을 하더라도 포항고를 나와야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비평준화는 서로에 대한 갈등과 반목을 조장할 뿐이었다.
어머니 회장 약 40명과 함께 평준화를 요구하기 위해 대구에 있는 도교육청에 갔지만, 그들은 현관문을 잠갔고, 우리들은 ‘교육청은 우리의 세금으로 지었고, 교육감도 우리 손으로 뽑았는데 왜 안 만나 주느냐?’라며 소리쳤다. 이들이 다시 자기의 학교에 돌아와서 이런 사실을 전했고, 나중엔 버스 10여대 이상씩에 나눠 타고 도교육청으로 항의 방문했다.
올 6월부터 교육청 마당에 천막을 쳤고, 8월 6일부터는 도교육청에서 단식농성에 들어가 포항과 대구를 매일 왕복하며 평준화를 요구했다.
약 2년 8개월의 평준화 요구 끝에 도교육감이 평준화 도입에 찬성했다. 경북 도교육감도 처음에는 반대여론을 찬성으로 바꿔달라고 요구했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평준화 실시에 대한 당위성을 도교육감에게 명확히 제시하여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교육감이 평준화 실시에 대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명분을 제공해야 한다. 분명한 의지만 있다면 평준화는 가능하다.
평준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첫째, 끈질기게 앞만 보고 나가야 한다. 참여 주체들이 자기 단체의 이익만을 추구하다 보면 분열이 생긴다. 우리의 아이들만을 생각하고 앞으로 나가야 한다. 둘째, 평준화 문제가 언론에 의해 지속적인 이슈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포항의 경우, 우리 지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방송국 기자들과 지속적인 이슈화 노력을 해왔다.
셋째, 결국엔 학부모가 나서야 한다. 전교조와 참교육 학부모회가 주도해서 모인 20여개 시민단체들에 대해 교육청은 ‘너희는 소수이지 않나?’라며 무시했지만, 교육감을 뽑는 학교 운영위원장 등 학부모가 나서자 교육청도 겁을 내기 시작했다.
의지를 가지고 열심히만 한다면 1년 이내에도 평준화를 이룰 수 있다.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