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교육 사범학교 운영 보고회에 참석한 충남지역 교육 관계자들김갑수
도내의 초ㆍ중등학교에서 오신 교장ㆍ교감선생님들과 교육 관계자, 학교 운영위원등 약 130여 분들은 장소를 옮겨 본격적인(?) 보고를 듣기 위해 한 자리에 모였다.
엄숙한 분위기에서 국민의례를 마친 후, 경영 보고를 담당한 송남초등학교 이원훈 교장선생님은 “장소가 너무 좁고 불편하실 텐데 많은 양해를 바란다”는 말씀으로 보고를 시작했다.
애초부터 보고회 자체에는 별 관심이 없었다. 그 전에 이뤄진 재량활동 수업을 지켜보면서도 왠지 모를 불편함을 계속 느낄 수밖에 없었다.
연구 수업에 대한 안 좋은 기억
아주 오래된 일을 추억해 본다. 초등학교 5학년 때였나? 1년에 몇 번씩 있는, 장학사들이 초청돼 진행되는 ‘발표수업’인지 ‘연구수업’인지 때문에 며칠 전부터 학교가 난리였다.
아예 담임선생님께서는 우리들에게 청소용 손걸레를 다시 만들어 오라고 하셨고, 유리 청소에 교실바닥은 왁스 청소까지, 무슨 사찰단이라도 나오는양 우리들은 학교 가꾸기에 매달려야 했다. 청소는 그렇다 치고, 더욱 중요한 것은 수업이었다.
연구수업 때문에 다급해진 담임선생님은 며칠 전부터 행사 당일의 수업 내용에 대해 반복해서 강조하셨고, 그 과목은 산수였다. 지금에 와선 농담반 진담반으로 ‘수학만 잘 했으면 일류대 갔다’라며 한탄을 늘어놓지만, 그 당시에 나는 수학경시대회를 나갈 정도로 나름의 실력을 인정받고(?) 있었다.
수업 내용 중 가장 핵심은 두 자리가 넘어가는 숫자끼리의 곱셈이었다.
담임선생님께서는 “100×100을 계산한다면 ‘0’이 몇 개인지 세보고 그 개수를 그대로 적으면 된다. 그래서 ‘10000’이 되는 거야. 알겠지?”라며 사전 조율을 시도하셨다.
행사 당일, 여지없이 장학사들은 우리 반 교실 뒤를 서성이며 우리들을 감시했고, 그분들의 평가에 따라 담임선생님의 칭찬 혹은 벌이 준비돼 있다는 사실을 그 간의 경험에 의해 알고 있던 우리들은 바짝 긴장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선생님께서도 긴장된 모습으로 수업을 진행하셨다. 몇 차례 반복된 수업이라서 이해하는데 별 다른 어려움 없이 진행되다가 갑자기 숨 막히는 순간이 펼쳐졌다.
선생님께서 “자 여러분! 100×10000을 계산하기 위해서 가장 손쉬운 방법은 무엇일까요?”라고 물었고, 이런 질문이 나올 줄은 예상 했지만 우리 외의 다른 분들이 우리를 감시하듯 지켜보고 있는 상황에서 용기 있게 연출된 대사를 발표할 용기가 그 누구에게도 나지 않았던 것이다.
약 10초의 시간이 흘렀을까? 어린 마음에 등에는 식은 땀이 흘러내리면서, 누군가는 이 난국을 해결해야 한다는 강한 책임감이 밀려왔고, 담임선생님도 쭈뼛쭈뼛하며 괜한 질문을 했다는 듯 애처롭게 우리를 지켜보고 계셨다.
“선생님! 제가 발표하겠습니다.”
주먹을 불끈 쥐고 자리에서 일어난 나는 마치 새로운 사실을 발견한 듯 자신 있게 발표했고, 그 자리에 참석한 장학사들은 아마 그 누구도 우리의 사전조율에 대해 눈치채지 못했을 것이다.
그 일 때문인지 나의 초등학교 시절에는 장학사와 발표수업에 대한 ‘안 좋은 추억’이 아직까지 남아 있다.
거산분교의 산증인, 드디어 촬영에 성공하다
아이들의 발표 때 나의 호기심을 자극했던 ‘보노보노’라는 녀석을 찾기 위해 운동장 옆 동물원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