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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적마저 끊긴 듯한, 끝이 안보이게 넓은 폐염전. 그곳에는 가을이 어떤 모습으로 와 있을까? 아니 가을이 오긴 온 걸까? 21일 시흥시 포동에 있는 폐염전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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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곧 쓰러질 것 같은 소금창고 ⓒ 정현순
밖에서 보면 지금이라도 곧 쓰러질 것 같은 '소금창고'. 이곳에서 '생사고락'을 같이 했던 사람들의 마음은 얼마나 아플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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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려진 소금창고 안에 내려 앉은 가을햇볕 ⓒ 정현순
쓰레기가 가득 찬 소금창고 안에도 가을햇살이 내려앉아 있었다. 을씨년스럽고, 황량하고, 음산하기까지 한 소금창고. 1996년 폐쇄 전까지 그곳은 주민들의 생활 기반이자 삶의 터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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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려진 도구와 억새풀 ⓒ 정현순
그곳에서 쓰던 도구가 버려진 듯하다. 버려진 도구와 억새풀이 쓸쓸한 가을을 더 쓸쓸하게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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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금창고가 있던 자리엔 떨어진 타일과 소금꽃 ⓒ 정현순
그 많던 소금창고가 있던 자리엔 부서진 타일과 빨간 소금꽃이 그곳에 있던 사람들을 대신하고 있다. 정말 이곳이 사람과 소금이 있었던 곳이었을까 싶을 정도로 황폐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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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바람에 흔들리는 억새풀 ⓒ 정현순
그러나 억새풀은 가을바람과 그 자리에 그 시간에 찾아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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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그곳에 갯벌은 아직 살아있었다 ⓒ 정현순
멀리서 보니 아기손 만한 게들이 들락거렸다. 그러나 인기척이 나자 재빠르게 숨어버리고 말았다. 사람들이 떠났지만 갯벌은 아직 살아 움직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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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이 다니던 다리 ⓒ 정현순
만약 폐염전이 되지 않았다면 이 다리는 아주 예쁜 명물이 되었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한번쯤 건너보고 싶어했을 텐데. 하지만 다리가 아슬아슬하게 연결이 되어 있어 사람 건너기가 위험해 보였다. 이 다리를 보니 염전이 없어진 것이 큰 아쉬움으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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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곳에서 가을을 찾는 또 다른 사람 ⓒ 정현순
그곳에 가을을 찾은 또 다른 사람이 있었다. 그도 가을을 느끼고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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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전거 타는 사람 ⓒ 정현순
자전거 타는 사람이 지나가는 것이 눈에 띄니 평소보다 몇 배로 반가운 마음이 생겨나기도 했다. 그곳도 분명 사람이 함께 살아가는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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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국 ⓒ 정현순
활짝 핀 해국을 보았다. 이 꽃을 보는 순간 정말 이곳이 폐염전일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소박하고 화려하게 핀 해국이 활짝 웃고 있는 것만 같다.
그렇게 폐염전에도 가을햇살이, 가을바람이 불고 있었다. 이 가을이 소리 없이 왔다, 소리 없이 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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