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애틀란타 출신의 매튜
외국학생은 우리나라의 수능시험을 어떻게 생각할까? 기자는 연세대학교에 교환학생으로 와 있는 미국인 매튜(Matthew)군을 만나 한국의 수능시험에 대해 몇 가지 질문을 던졌다.
2시간여 동안 진행된 인터뷰에서 매튜군은 한국의 교육제도에 대해 날카로운 비판을 가했다. 또 기자에게 영어를 잘하는 비법을 알려주기도 했다.
기자는 먼저 최근 출제된 모의고사 외국어영역 문제집을 매튜에게 보여주며 문제의 난이도에 대해 평가해 달라고 말했다.
문제집을 유심히 살펴보던 매튜는 "미국에서 보는 신문보다도 굉장히 난이도가 높다. 의도적으로 잘 사용하지 않는 단어를 넣은 것 같다"며 "정확하게 평가를 내리자면 미국에서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배우는 수준이다. 하지만 문제는 미국의 고등학생들은 10년이 넘도록 영어를 배웠지만, 한국의 학생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라고 평가했다.
또 그는 "굉장히 긴 지문에 문제가 달랑 하나만 있는 것은 좋지 못하다. 하나의 지문 속에서 다양한 문제를 만들어내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이다"라고 덧붙였다.
매튜는 기자에게 잠시 시간을 달라고 말한 뒤 모의고사 문제집을 풀기 시작했다. 큰 소리로 지문을 읽기도 하고, 단락을 나누면서 정리를 하기도 했다.
문제를 웬만큼 푼 매튜는 "시험은 원래 쉬워야 한다. 시험을 통해서 학생이 기본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 평가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문제는 의도적으로 어려운 단어를 아는가 모르는가에 집중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자가 그렇다면 왜 이렇게 문제를 어렵게 출제하는지 혹시 알고 있냐고 묻자, 매튜는 "아마 소주 회사와 참고서 회사 때문일 것이다. 이런 문제를 풀다보면 엄청난 스트레스로 인해서 소주를 마시게 될 것이다. 당연히 소주의 매출은 올라갈 것이다. 또 수능 때문에 이렇게 비싼 문제집을 잔뜩 사야 하니까 참고서 회사도 엄청난 이익을 볼 것 같다"고 진지하게 답변했다.
기자는 매튜에게 우리나라의 영어교육 방식에 대해서 설명을 해 주었다. 그러자 매튜는 "한국인이 그렇게 영어를 오랫동안 배우고도 외국인과 말 한마디 나누지 못하는 이유를 알 것 같다"며 "영어 교육방식 자체가 완전히 틀렸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