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순희(49)씨가 아들 이삭(16)군의 가방을 들고 함께 하교를 하고 있다.이지현
한씨는 이군의 수업을 마치면 쏜살같이 교실로 달려가 아들의 가방을 들고 허리띠를 움켜잡고 차로 직행한다. 혹시나 힘 좋은 아들이 어디로 튈지 몰라 허리띠를 꽉 잡고 차에 오르기까지 놓질 않는다.
한씨의 일과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이군이 중등부에 올라오면서 치료교육을 그만두고 집에서 보내게 되면서 한씨의 일은 오히려 늘었다. 한씨는 "지능이 30도 안되고 사고나 행동은 2~3살 아이와 같다고 보면 된다"며 "학교에서 방과후수업이라도 하면 그나마 학교에서 시간도 보내고 치료교육도 받을텐데"라고 방과후수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방과후수업은 다른 의미에서도 필수적이다.
한씨와 같은 중등부 자녀를 둔 한 어머니는 "우리 아이는 치료교육을 받기 위해 복지관과 사설기관을 찾아봤지만 어린이도 아니고 성인도 아니므로 중고등부 장애학생은 어느 기관에도 쉽게 속하지 못해 치료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학교 내 방과후수업으로 치료교육이 활성화 돼 중·고등부 학생들이 학교에서 다양한 치료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학교에는 전체 학생 235명을 지도하는 치료교사가 모두 3명뿐이어서 일대일로 이뤄지는 치료교육이 아닌, 많은 아이들이 함께 하는 치료교육으로는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며 "많은 어머니들이 학교에서 치료교육을 받으면서도 또 다시 사설기관이나 국공립기관으로 치료교육을 받으러 다니고 있어 불필요한 사교육비가 낭비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장애아동을 위한 치료교육의 경우 언어, 물리치료를 제외한 심리치료, 음악치료, 미술치료 등은 건강보험 혜택이 없다.
건강보험이 되는 언어치료가 7천원 정도인 데 비해 미술치료는 30~40분 수업에 적게는 2, 3만원부터 4, 5만원까지 부담한다. 그래서 장애아동을 둔 어머니들은 "장애학생 한 명은 웬만한 아파트인 셈"이라며 "사교육비로 적게는 2, 30만원 많게는 200만원 정도 든다"고 말한다.
한씨의 소망은 학교 졸업 후 주간보호시설과 그룹홈을 병행하며 사회 속에서 어울려 사는 아들을 보는 것이다.
"시설의 경우 1달에 30∼45만원, 그룹홈도 20~30만원이 필요해요. 웬만한 경제적 능력으로는 들어갈 수 없다는데 우리 아이도 학교 졸업 후 집안에서만 있어야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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