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가 추천하니까 <오마이뉴스>를 봐라?

무심코 넘겼던 <대한민국특산품 오마이뉴스> 추천글을 보며

등록 2004.11.23 10:05수정 2004.11.23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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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특산품 오마이뉴스> 광고지면에는 '쿨~하면서도 자신감 넘치는 오마이뉴스 스토리' 중앙일보의 추천글이 눈에 띈다.
<대한민국특산품 오마이뉴스> 광고지면에는 '쿨~하면서도 자신감 넘치는 오마이뉴스 스토리' 중앙일보의 추천글이 눈에 띈다.YES24
일간지마다 주말섹션을 보면 서평과 추천 글이 넘쳐난다. '이 책은 이래서 좋다', '이 책은 이런 내용을 담고 있으니 볼만하다'는 등 추천하는 도서는 다양하다. 수많은 책을 한꺼번에 모두 읽을 수는 없으니까 베스트셀러나 추천도서를 눈여겨보게 된다.

서평과 추천글. 책을 평하는 곳의 공신력을 바탕으로 책을 보라는 의미일 거다. 신문사가 평했으니 그만한 가치가 있다든가, 유명한 작가가 권하니까 믿어도 된다든가 하는 식이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대한민국특산품 오마이뉴스>. 기자가 <오마이뉴스>에 기사를 쓰면서 받은 원고료로 구입한 책이다. 원고료를 어떻게 쓸까 고민하다가 이 책을 사는 것에 나름대로 의미를 부여한 행동이었다.

그런데 문득 눈에 거슬리는 게 있었다. 추천 글 중 <중앙일보>가 눈에 띈 것이다. '조중동'의 문제를 끊임없이 다루는 오마이뉴스 책을 중앙일보가 추천한다고? 그것도 추천 글 중 맨 위에 놓였다. 뭔가 잘 못 돼도 한참 잘 못 됐다.

'쿨~하면서도 자신감 넘치는 오마이뉴스 스토리' - 중앙일보

<말>지를 펼쳤다. <대한민국특산품 오마이뉴스>의 광고 지면에는 중앙일보를 비롯한 추천 글이 보기 좋게 있다. '쿨~하면서도 자신감 넘치는 오마이뉴스 스토리' - 중앙일보. 그 밑으로 한겨레신문, 연합뉴스, 홍예진, 김은주 독자의 추천 글이 보인다.

월간 말 출판부의 <내 어머니의 등은 누가 닦아드렸을까> 광고도 마찬가지다. 중앙일보와 동아일보를 비롯, 많은 언론의 추천 글이 지면을 가득 채우고 있다.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추천 글은 책을 선택하는 데 중요한 기준이 되었다. 지면 가득한 추천 글은 메인 카피 못지 않게 시선을 끄는 요소다. 그래서 언론사와 유명 작가의 이름이 보이면 다시 한 번 마음 속에 새기게 된다.

그런데 <오마이뉴스>와 <말>이 중앙일보와 동아일보의 추천을 받는다는 것은 아무래도 모양새가 이상하다. 비판의 대상으로부터 추천을 받다니? 지적할 것은 지적하고 인정할 것은 인정한다 그건가? 아님 광고를 대행한 회사의 실수? 아니다. 백 번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다.


조중동은 하나다. 극복의 대상이다.

얼마 전 오마이뉴스가 조선일보의 광고 제안을 거절했다는 이야기를 읽었다. 눈앞에 수익을 놓고 고심했지만 원칙을 지키려 거절한 것이다. 기자는 잘 했다고 박수를 보냈다. 싸울 것은 확실하게 싸우고 가야 하니까. 그런데 추천글에서는 그러지 못했다. 그나마 조선일보가 아니니까 다행이라고? 천만의 말씀이다. 조중동은 하나다.

글을 쓰기 전 가볍게 생각하고 넘어갈 수도 있는 문제가 아닌가 곰곰이 따져봤다. 그러나 생각할수록 중요한 문제라고 판단됐다. 기자는 <말>지를 통해 광고지면을 보았다. 다른 매체를 통해서는 광고가 어떻게 나갔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광고의 특성상 똑같을 것이라 판단된다.

많은 사람들이 오마이뉴스를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3만5천명이 넘는 기자회원들이 오늘도 날카롭게 두 눈을 치켜 뜨고 세상을 바라보고 있다. 그들이 있기에 오마이뉴스가 존재하는 것이다. 그들은 조중동을 극복하려고 오늘도 애쓰고 있다. 그런데 극복의 대상으로부터 추천을 받다니 이건 아니다. 암만 생각해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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