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골프 공화국인가?"

골프장건설백지화 공대위 23일 발족...규제개선 입법철회 요구 청와대 전달

등록 2004.11.24 22:42수정 2004.11.25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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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23일 서울 탑골공원 앞에서 각 지역대책위에서 5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골프장 건설을 즉각 철회할 것"을 요구하며 발족식을 열고 있다.

23일 서울 탑골공원 앞에서 각 지역대책위에서 5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골프장 건설을 즉각 철회할 것"을 요구하며 발족식을 열고 있다. ⓒ 이영철

골프장 건설을 반대하는 지역대책위를 중심으로 '골프장 건설 백지화 전국 공동대책위원회'(아래 공대위)가 23일 발족했다.

특히 이번 공대위의 발족은 지난 10일 환경단체 중심으로 '환경비상시국회의'가 출범하고, 국회 문광위 소속 중심으로 여야 국회의원 30명이 '노(No) 골프 선언'을 한 것에 이어지는 것으로 참여정부의 정책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공대위는 이날 오후 1시 30분부터 서울 탑골공원 앞에서 경기도 여주, 평택, 경남 함양, 전남 구례, 장성, 장흥, 무안, 담양, 해남, 전북 익산 등 각 지역대책위에서 5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생명과 환경, 지역공동체를 파괴하고 주민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골프장 건설을 즉각 철회하라"며 발족식과 함께 상경집회를 가졌다.

a 탑골공원 삼일문 앞에 모인 골프장 반대 지역대책위 참가자들.

탑골공원 삼일문 앞에 모인 골프장 반대 지역대책위 참가자들. ⓒ 이영철

a 23일 전국공동대책위원회 발족식에 이어 참가자들이 '골프장 건설 백지화'를 요구하며 탑골공원에서 서린사거리까지 가두행진을 하고 있다.

23일 전국공동대책위원회 발족식에 이어 참가자들이 '골프장 건설 백지화'를 요구하며 탑골공원에서 서린사거리까지 가두행진을 하고 있다. ⓒ 이영철

"골프장 규제완화정책 철회하라"

지역대책위 대표단은 공대위의 요구사항을 담은 서한을 청와대에 전달했으며, 발족식 참가자들은 '골프 귀신' 화형식에 이어 탑골공원에서 서린사거리까지 가두 시위를 하는 등 정부의 골프장건설 규제완화조치 입법 철회를 요구하며 거세게 항의했다.

발족식에는 14개 지역대책위를 비롯하여 전국농민회총연맹 문경식 의장, 민주노동당 김혜경 대표와 강기갑 의원, 환경비상시국회의 김제남(녹색연합 사무처장) 집행위원, 광주전남녹색연합 김창수 상임대표,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 이소선 여사 등이 참여했다.

이들은 발족식 투쟁결의문을 통해 "골프 귀신 들린 정부는 경기불황 타개를 위해 골프장 설치가 용이하도록 부지면적규제폐지, 절차의 간소화, 세금혜택 등 각종 특혜와 기업에게 토지강제수용권까지 부여하는 기업도시특별법 제정 등을 준비 중"이라며 "골프장은 주민들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국토 전체의 생태환경을 파괴하는 것으로 오히려 지역주민은 난개발과 지역공동체 파괴로 심각한 후유증을 앓고 있다"고 주장했다.


a 공대위 발족식에 참가한 시민단체와 정당 대표들. 좌로부터 환경비상시국회의 이제남 사무처장, 한사람 건너 전국농민회총연맹 문경식 의장, 민주노동당 김혜경 대표.

공대위 발족식에 참가한 시민단체와 정당 대표들. 좌로부터 환경비상시국회의 이제남 사무처장, 한사람 건너 전국농민회총연맹 문경식 의장, 민주노동당 김혜경 대표. ⓒ 이영철


a 14개 지역대책위 대표단은 공대위의 요구사항을 담은 서한을 청와대에 전달하기에 앞서 지역의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14개 지역대책위 대표단은 공대위의 요구사항을 담은 서한을 청와대에 전달하기에 앞서 지역의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 이영철

골프장 건설은 농어업 말살정책

지역대책위에서 올라온 주민들은 "골프장 규제완화 조치와 관련 입법행위를 즉각 중단하라"며 "골프장 인근지역 농약오염에 대한 농어민 피해현황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지역공동체와 국토생태를 살리는 지역균형개발을 마련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문경식 전농 의장은 인사말에서 "지역발전이라는 명목으로 골프장을 건설하여 반만년이나 이어온 민족의 생명줄인 농업을 지키기 위해 땅을 일구며 먹거리를 생산해 오던 이 땅의 농민들을 말살시키려 한다"며 "골프장 건설 반대 싸움은 지역과 환경단체만이 아니라, 전농도 함께 가세해 싸우겠다"고 밝혔다.

a 14개 지역대책위가 화형식을 하기 위해 만든 골프장 모형 앞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14개 지역대책위가 화형식을 하기 위해 만든 골프장 모형 앞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이영철


a 골프장 반대 집회에는 남녀노소가 따로 없었다. 집회에 참가한 주민들의 표정이 단호하며, 뜨겁게 호응하고 있다.

골프장 반대 집회에는 남녀노소가 따로 없었다. 집회에 참가한 주민들의 표정이 단호하며, 뜨겁게 호응하고 있다. ⓒ 이영철

김혜경 민노당 대표는 격려사에서 "정부는 자본가들, 권력가들 그들의 입맛에 맞는 정책만을 개발하고 있다"며 "이 땅의 강산을 제대로 지키고, 후손들에게 물려주기 위해서라도 골프장 건설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제남 환경비상시국회의 사무처장은 연대사에서 "15년 전 골프장 반대 운동을 시작하며 녹색연합에 몸담게 됐다"며 "농민·어민·주민 다 죽이는 골프장 건설을 정부는 즉각 백지화해야 하고, 환경비상시국회의는 골프장 공대위와 연대해 함께 싸워갈 것"임을 밝혔다.

강기갑 민노당 의원은 "이웃들과 오순도순 큰 낙으로 살아온 농민과 어민들을 돈 많은 사람들을 위해 고향산천에서 쫓아내는 정책을 정부가 앞장서서 만들고 있다"며 "농업과 어업은 우리 민족의 삶의 근간으로 어머니의 젖가슴과 같은 곳으로 힘을 합쳐 당당하게 고향을 지키고, 환경을 지키고, 농민을 지키고, 어민을 지켜야 한다"고 당부했다.

a 정부가 기업에게 토지강제수용권까지 부여하는 기업도시특별법 등을 제정해 골프장을 만들려고 한다며 이를 철회할 것을 주장하는 해남 골프장 반대모임 참가자들.

정부가 기업에게 토지강제수용권까지 부여하는 기업도시특별법 등을 제정해 골프장을 만들려고 한다며 이를 철회할 것을 주장하는 해남 골프장 반대모임 참가자들. ⓒ 이영철


a 골프장 반대모임에 나선 경남 함양 서상대책위 주민들. 골프장 예정지인 서상 대남리에는 최근 '꼬리치레도롱뇽'이 집단으로 서식하는 것이 발견되는 등 청정지역인 것으로 드러났다.

골프장 반대모임에 나선 경남 함양 서상대책위 주민들. 골프장 예정지인 서상 대남리에는 최근 '꼬리치레도롱뇽'이 집단으로 서식하는 것이 발견되는 등 청정지역인 것으로 드러났다. ⓒ 이영철

골프장 백서 발간...비상환경시국 1만인 선언 참여

전국 공대위 송정복 사무국장은 "앞으로 골프장으로 인한 농약피해, 지하수고갈문제, 지역공동체 파괴 등 피해 사례를 조사하여 골프장관련 백서를 만들 예정"이라며 "국회의원 노 골프 선언에 이어 농민 노 골프선언, 노동자 노 골프선언 등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공대위 집행부 간부들은 27일 비상환경시국 1만인 선언에 참여하고 농성장을 지지방문할 예정이다. 경찰은 청와대 기습시위를 우려해 집회장 주변에 전·의경 2개 중대를 배치했지만 별다른 충돌은 없었다.

공대위에 참여한 14개 지역대책위 명단은 다음과 같다.

▲경기도여주송림리골프장반대대책위원회 ▲경기도여주안금리골프장반대대책위원회 ▲경남함양주암골프장백지화대책위원회 ▲경남함양서상대남골프장대책위 ▲전남장성황룡면아곡리·백호리골프장유치반대대책위원회 ▲전남장성동화면골프장유치반대대책위원회 ▲전남장흥장평면골프장반대대책위원회 ▲전남무안청계만어업보상대책위원회 ▲전남담양창평골프장대책위원회 ▲광주노대동노인건강타운반대대책위원회 ▲전남해남골프장반대모임 ▲지리산골프장반대사포마을대책위원회 ▲청북지구골프장건설반대와녹지보존을위한평택대책위원회(준) ▲전북익산웅포골프장반대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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